본문 바로가기
법구경

법구경(12) - 백정 쭌다 수까리까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1. 26.

< 법구경(12) - 백정 쭌다 수까리까 이야기>

 

<수원 봉녕사 희견 보살상>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의 웰루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돼지 백정인 쭌다와 관련하여 게송 15번을 설법 하시었다.

 

한때 웰루와나 수도원(죽림정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마을에

아주 잔인한 성격을 가진 돼지 백정 쭌다가 살고 있었다.

 

그는 돼지만 잡아 온지 무려 55년이었다.

 

이토록 긴 세월 동안 돼지를 잡아 

그 고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했는데, 

그동안 별반 착한 일이라고 해본 적이 없었다.

 

그가 죽음이 가까왔을 때 그는 살생의 과보로

손이 돼지 발처럼 안으로 오그라 들었다.

 

그리고, 무릎과 손등으로 기어 다니면서

돼지가 죽을 때처럼 몸부림을 쳤다.

 

그는 죽어가는 돼지의 단말마를 내질렀으며,

이 때문에 이웃 사람들은 통 잠을 잘수가 없었다.

 

그는 이렇게 이레 동안이나 고통에 시달리면서

살아 있는 상태로 지옥의 고통이 어떠한지를 온 가족에게 보여 주었던 것이다.

 

그런 뒤에 죽어서 그는 곧바로 아비 지옥에 떨어졌다.

이같은 사실은 자신의 행위에는 필연적으로 과보가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어떤 특정인에게만 적용이 되는것이 아니다.

 

그가 어떤 종교를 믿던지 믿지 않든지 간에

그의 행동 여하에 따라서 과보는 정해지는 것이다.

 

이같은  진리와 관련하여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이 세상에서도 그는 비탄에 빠지고

다음 세상에서도 그는 비탄에 빠진다.

이처럼 악한 행동을 한 사람은

양쪽 세상 모두에서 괴로움을 겪는다.

그가 더욱  괴로운 것은

고통을 겪으며 자기 악행을 보고 되새기는 것이다.

 

----------------

 

<수원 봉녕사 불탑>

 

1. 바른 생계 수단, 정명

 

평생 돼지 도축업을 해왔고 잔인한 성품을 가졌던 쭌다가

현세와 내세에서 어떤 인과의 괴로움을 겪는지에 대한 부처님의 게송입니다.

 

8정도 중에 "정명(正命)"이 있습니다.

 

흔히 "바른 생계 유지", "바른 직업"이라고 번역을 합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자신의 생계를 꾸려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른 직업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직업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어떤 직업관을 가져야 하는가?

 

이 문제에 대해 많은 명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회사원, 교사, 은행원, 영업사원, 자영업, 주부 등

다양한 직업이 존재합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 하는 수단으로서의 직업의 가치 외에도

인간은 직업을 통해서 세상과 교류하고 자신이 살고 싶은 삶의 가치를 구현합니다.

 

따라서, 인간에게 직업은 단순한 생계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 실현과 세상을 향한 교류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재가자들이 생계를

유지하는 직업의 선택에 있어 몇가지 기준을 주셨습니다.

 

재물은 남에게 해악과 고통을 끼치지 않는 방법으로 얻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강제나 폭력을 쓰지 않고 재물을 획득해야 하며,

사기나 속임수를 쓰지 말고 정직하게 재물을 획득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즉, 5계의 입장에서 타인에게 해를 주지 않는 직업으로

유연성 있게 직업을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수원 봉녕사 대적광전 가는 길>

 

2. 직업의 선택

 

이런 각도에서 재가자들에게

바르지 않은 생업 몇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생명을 살상하는 무기 거래, 

도살을 위해 생물을 사육하는 것, 

노예 매매, 매춘, 도살업, 독약 거래, 

술이나 마약 거래 등으로 부를 획득하는 직업은 갖지 말라는 말씀이 경전에 나옵니다.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 등의 악행을 직업적으로 행하면

인과적으로 그에 맞는 불행한 업(業)의 과보가 뒤따른다는 것입니다.

 

부모들은 자식의 진로의 선택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의 자녀들이 어떠한 적성과 소질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파악하고

여기에 맞게 특성화된 교육을 시키는 것도 중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아울러 선악에 대한 바른 관점을 세워주고

자신의 업을 선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바르게 세워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고 흔히 이야기하지만,

인과적인 측면에서 자신을 악(惡)으로 인도하는

직업도 있다는 것을 잘 가르쳐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백정 쭌다가 살았던 시절 직업은 세습적 측면이 강했을 것입니다.

 

쭌다의 아버지도 백정이었을 것이고, 

먹고 살기 위해 도축을 하면서 함부로 살생을 했기에

선근을 쌓지 못하고 살생하는 업으로 잔인한 성품을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가엾기도 합니다.

 

현대는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는 세상입니다.

그런 면에서는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법구경>의 경전 말씀을 잘 새겨서 착한 선근을 기를 수 있는 직업,

행복한 자아실현을 할수 있는 직업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