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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14) 데바닷다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1. 30.

<법구경(14) 데바닷다 이야기>

 

<안성 청룡사 대웅전>

 

부처님께서 제따와나 수도원에 계시던 어느 때,

데바닷다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17번을 설하셨다.

 

어느 때 데바닷다 비구는 부처님과 함께

꼬삼비 지방의 한 수도원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이곳에서 부처님께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크나큰 존경을 받으시는 것을 보고는 부처님에 대하여 질투심을 느꼈다.

 

그 후 부처님께서 라자가하의 웰루나와 수도원으로 돌아가셔서

그곳의 많은 대중들에게 설법하고  계실 때

그는 부처님께 나아가 자기에게 승가를 맡겨 달라고 제안했다.

 

부처님께서는 곧 그의 제안이

얼토당토 않은 것이라고 심한 어조로 꾸짖으셨다.

 

이에 대해 데바닷다는 수치심을 느끼고

이번 일에 대해 언젠가 복수하리라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다.

 

그리하여 그는 세 번씩이나 부처님을 해치려고 했다.

 

첫번째는 자객을 보내어 부처님을 살해하려 했다.

그러나 자객은 부처님에게 발각되었고,

부처님의 설법을 듣게 되자 제자가 되어 버렸다.

 

두번째는 영취산에 올라가서 부처님께서 

탁발을 끝내시고 돌아오시는 것을 기다려

산 위로부터 큰 바위를 굴려 부처님을 해치려고 했다.

그런데, 바위가 방향을 바꾸어 굴러갔기 때문에 실패했다.

 

그러나 그때 굴러 떨어지던 바위의 파편이

부처님의 오른쪽 엄지발가락에 부딪쳐 상처를 입으셨다.

 

세 번째는 사나운 코끼리에게 술을 먹여 난폭하게 만든 다음

부처님과 비구 일행을 향해 돌진하게 했다.

 

이때 부처님의 충실한 시자인 아난 존자는 자기 생명을 희생해서라도

부처님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 하에 부처님 앞에 나가 코끼리를 막아섰다.

 

그러나 코끼리가 부처님 앞에 이르자 부처님으로부터

흐르는 자비 삼매에 조복되어 순종스럽게 무릎을 꿇었던 것이다.

 

그 뒤 데바닷다는 승가를 분열시키고자

승가의 계율을 트집잡으며 보다 강화된 계율을 제안했다.

 

그가 제안한 보다 강화된 다섯 가지 계율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후로 모든 비구들은 숲 속에서만 생활한다.

큰 비용을 들여 지은 수도원에서

편안하게 지내는 것은 수행자로서 합당하지 않다.

 

둘째, 모든 비구는 일체 신도들의 공양 초청에 응하지 않는다.

공양 초청을 받으면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을 차별하게 되므로

오직 탁발만 해서 먹도록 한다.

 

셋째, 모든 비구들은 버려진 쓰레기 중에서

찾은 천으로만 가사를 지어 입어야 한다.

새로 짠 천으로 가사를 짓는 것은 낭비이기 때문이다.

 

넷째, 모든 비구는 나무등걸 위나 무덤 사이에서만 생활해나간다.

 

다섯째, 모든 비구들은 생선이나 고기로 만든 음식은 먹지 않는다.

이것은 자비의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그같은 음식을 먹으면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라

살생이 증가하므로 모든 비구들은 오로지 채식만을 한다.

 

이와 같은 데바닷다의 제안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분명한 태도로 반대하셨다.

 

그 이유는 이 제안의 대부분은 지금도 지켜지고 있으며,

음식의 경우 비구가 음식을 가려 받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만일 비구가 음식을 가려서 받게 되면

신자들은 비구들에게 음식을 올리기가 번거롭게 되고,

급기야는 비구들이 음식을 받기가 어렵게 되고,

그렇게 되면 비구 숫자가 줄어들고 마침내 비구 상가가 존재할 수 없게 되고,

그리하여 이 진리의 가르침도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안성 석남사 대웅전>

 

그러나 이때 아직 출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비구들 중 일부가

데바닷다의 제안에 찬동했다.

 

그들은 그를 추종하여 붓다가야와 라자가하 중간에 있는 가야시사에 모였다.

 

부처님께서는 사리뿟따와 마하목건련 존자를 그곳에 보내시어

그 비구들이 해로운 법에 물들기 전에 되돌아 오게 하도록 이르셨다.

 

사리뿟따와 목갈리나 장로가 오는 것을 본 데바닷다는

매우 기뻐하여 자기 추종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뒤를 돌아보아라.

고타마의 양팔이라는 두 제자도 나에게 오지 않느냐?"

 

그렇지만 그것은 잘못 안 것에 불과했다.

 

두 제자가 도착한 후 데바닷다는

부처님을 흉내내면서 사리뿟따 존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피곤하다.

그대가 나 대신 이 비구들에게 설법하라."

 

이렇게 말한 뒤 그는 그렇듯한 태도로 누웠지만,

곧 코를 골며 잠에 떨어졌다.

 

이때 사리뿟따 존자는 비구들에게

그들의 행동이 유익한 것이 아님을 일러 주었고

그리하여 데바닷다를 따라갔던 비구들은 승가로 다시 돌아왔다.

 

그로부터 얼마 뒤 데바닷다는 중병에 걸렸다.

 

그는 그 병으로 아홉달 동안 앓아 누워 있으면서

한사코 부처님을 뵙고 싶다고 애원했다.

 

그래서 제자들은 하는 수 없이

병든 그를 데리고 제따와나 수도원으로 향했다.

 

이 소식을 들은 부처님께서는 그때,

"데바닷다는 결코 여래를 다시 볼 수 없으리라." 라고 말씀하셨다.


데바닷따가 탄 가마는 마침내 제따와나 수도원 근처의 한 연못에 이르렀다.

그는 잠시 가마에서 내려 물에 몸을 씻으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가마에서 발을 내려

땅을 딛자마자 땅이 두 갈래로 갈라졌고

그는 땅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그는 그대로 아비 지옥으로 떨어져

생전에 저지른 갖은 악행에 합당한 고통을 겪었다.

 

이 일과 관련하여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이 세상에서 그는 고통스럽고

다음 세상에서도 그는 고통을 당한다.

이처럼 악한 행동을 한 사람은

양쪽 세상 모두에서 고통을 겪는다.

악행을 저지른 데서 오는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고통스런 세상에 태어나 더 큰 고통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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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청룡사 관음전>

 

1. 오역죄

 

불교에서

1) 아버지를 살해하고,

2) 어머니를 살해하고,

3) 아라한을 살해하고,

4) 부처님의 몸에 상처를 입히고,

5) 불순한 의도로 승가를 파괴하는 짓을 "오역죄"라고 합니다.

 

악행 중에서도 가장 죄질이 나쁜 악행으로 무간지옥에 떨어질 악행이라고 합니다.

 

데바닷다는 그 중에서 부모님을 살해하는 2가지를 제외한

나머지 3가지 극악한 악행을 저질렀던 것입니다.

 

이러한 악업의 과보로 말년에 중병에 걸려 부처님을 뵈려 했지만,

부처님을 뵙지도 못하고 부처님을 만나뵈러 가는 길에

무간지옥에 떨어지는 불행한 과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5역죄와 같은 극악한 죄를 저지르는 대악인은 죄의식이 별로 없다고 합니다.

 

우리의 눈과 같은 감각기관을

불교에서는 "안근"이라고 하여 "근(根)"이라는 말을 씁니다.

 

눈이 멀게 되어 장님이 되면

더 이상 볼 수 있는 감각 기관이 끊어진 존재가 되어 버립니다.

 

<관음전 관세음보살님>

 

2. 선근 증장

 

"양심"을 불교적 용어로 "선근(善根)"이라고 표현하는데,

눈과 같은 감각 기관처럼 착한 마음 기관이 있다는 뜻입니다.

 

착한 마음 기관을 쓰지 않고 악행을 거듭하게 되면

마치 눈이 멀어지듯이 선근이 끊어져 버린다고 합니다.

 

대악인이 죄의식을 느끼지 않고 악행을 저지르는 것은 

마치 안근이 손상되어 볼 수 없게된 장님처럼

선근이 회복 불능으로 작동하지 않게 되면

악행을 저질러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대악인이 가는 지옥은

쉴 틈없이 고통이 계속되는 무간(無間)지옥이라고 합니다.  

 

무간 지옥은 대악인이 쉴틈없이 강도높은 고통을 통해서

자신의 선근을 깨어나게 하는 곳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절에서 스님들이 독경을 할 때

"육근 청정"이라는 말과 함께 "선근 증장"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눈,귀,코,혀와 같은 감각기관(육근)을

청정하게 가져 욕망이 잘 들어오지 않도록 관리하고

착한 마음 기관인 선근은 증장시켜 좋은 버릇을 계속 길들이고

착한 행동과 말로 양심을 키우도록 노력하라는 말입니다.

 

육근을 청정히 가지는 것과 선근을 증장하는 것이

좋은 인과를 맞이하는 기본이라는 생각합니다.

 

<법구경>에서 부처님께서는 데바닷다의 예를 드시면서

악행을 행하면 현생에서도 죽어서도 한없는 고통을 받으면서

자신의 죄값을 치르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악업의 과보를 받지 않을 것인가요?

 

그 비결은 육근을 청정히 가져

욕망으로 자신을 오염시키지 않는 것과

선근을 증장시키기 위해 좋은 버릇들임과

착한 양심을 키우도록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