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불교 성지 순례(14) - 부처님 열반지, 쿠시나가라>
1. 부처님 열반지, 쿠시나가라
쿠시나가라.
쿠시나가라는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곳입니다.
부처님은 29세에 출가하셔서
35세에 깨달음을 얻어 성불하시고,
80세에 열반에 드셨습니다.
성불하신 이후 45년간 인도 전역을 길에서 길로 다니시며
수많은 중생들을 자비와 방편의 가르침으로 해탈의 길로 인도하시고
이 생에서의 마지막 종착역을 맞이하신 곳입니다.
쿠시나가라는 당시도 그렇지만 지금도 인도에서 궁벽한 변두리 지방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고향인 카필라성을 염두에 두고 아난 존자와 함께 열반을 향한
여행길을 가시다가 중간에 쿠시나가라에서 열반에 드셨습니다.
부처님은 열반의 여행 길에 춘다의 공양으로 큰 복통을 앓으시다가
쿠시나가라에 이르러 마침내 열반에 드신 것이었습니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성지인 붓다가야는 크게 잘 가꾸어져 있는데 반해
열반지인 쿠시나가라는 아주 초라하고 소박합니다.
2. 부처님 열반의 의미
작은 열반당에 누워 계신 부처님 열반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차를 타고 몇 시간을 지나 오후에 쿠시나가라에 갔었는데,
작은 열반당은 매우 어수선했습니다.
좁은 열반당에 순례객들이 많이 몰려 서로 사진 찍고,
불상에 금박을 붙이는 사람들로 어수선했습니다.
부처님께서 마지막 열반에 드신 경건한 성지인데도
경건한 열반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아 아쉬웠습니다.
육신으로 오신 부처님께서 열반에 들어 법계로 돌아가신
부처님의 종착역과도 같은 중요한 장소인데,
죄송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쿠시나가라는 부처님을 열반을 통해
100년이 안 되는 나의 인생을 돌아보고 정리할 수 있는 성지입니다.
어떻게 사는 삶이 바른 삶이며,
부처님께서 어떻게 사시다 가셨는지를 생각하며
부처님께 깊이 감사하고 부처님에 대한 신앙심을 깊게 만들 수 있는 성지입니다.
쿠시나가라 열반당은 아침 6시에 다시 문을 열어 다음날 새벽에
다시 와서 열반당을 다시 참배하며 부처님 열반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3. 끝없는 자비와 전법의 길
부처님 열반상 밑에는 부처님의 열반을 보고
울부짖는 제자의 모습이 양쪽에 모셔져 있고,
가운데에는 수행에 정진하는 제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울부짖는 제자 중 한쯕은 부처님의 시자인 아난 존자이고,
다른 한쪽은 재가 신자였던 말라카 부인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운데 정진하는 모습의 제자는 부처님이 열반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받아들인 ‘수바달다’라는 제자라고 합니다.
부처님은 춘다의 돼지고기 공양을 드시고 크게 복통을 앓으시며
25km를 20번이나 길을 멈추시고 쉬시고를 반복하며
힘겹게 쿠시나가라에 오셨다고 합니다.
마지막을 편하게 가시지 못하고,
병고와 복통의 고통 속에서도
의연하고 자비롭게 쿠시나가라로 오신 것이었습니다.
부처님은 자신의 공양으로 큰 복통을 앓아 죄송해하는 춘다를
자비롭게 위로하시며 춘다의 공양을 찬탄하셨습니다.
열반을 앞둔 고통의 상황에서도 법을 청하는 수바달다에게
마지막 제자로 맞으시며 법을 설하셨습니다.
4. 최후의 유훈
그리고, 남아있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설법에 대해 의문이 있는가를 물으시며,
당신이 열반에 드신 후 장례 절차를 말씀하시고,
열반에 드시기 전에 후대의 제자들에게 마지막 유훈을 남기셨습니다.
그 모습은 의연함과 자비로움 그 자체였습니다.
"내가 열반에 든 이후에도 자신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불법과 계율에 의지해서 살아가라.
모든 것은 변화하고 무상하다.
여래의 육신 또한 예외가 아니다.
그러니, 너희들은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정진하라."
이 말씀이 부처님의 마지막 유훈입니다.
5. 끝없는 정진
열반당에서는 부처님의 열반을 맞이하여 애통해하며
눈물을 흘리는 아난존자를 비롯한 제자분들의 모습,
부처님께 귀의했던 말리카 부인을 비롯한 재가자들의 눈물,
부처님의 유훈대로 자등명 법등명하며 정진하는 수행자의 모습을
열반당의 열반상을 보며 선명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생의 종착역에서
나도 부처님과 같은 의연함과 자비로움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죽음의 마지막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내가 살아온 삶의 종합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죽음의 순간에도 자비로움과 의연함으로
새로운 생을 맞이할 준비가 되려면
자신의 평소의 삶이 수행을 통해
굳고 바르게 전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들도 지금 이생에서 부처님과 같은
위대한 열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부처님 유훈처럼 시간의 무상함을 깨달아
수행의 길에서 부지런히 정진하여
성취를 이루어 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법신의 광명
열반당을 나왔을 때 해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법화경>의 가르침에 의하면
부처님은 열반에 드셨지만,
중생들을 교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언제나 법신으로 가르침을 펼치시고 계시다고 합니다.
부처님은 화신으로 이 세상에 오셔서 열반에 드셨지만,
저 일출의 밝은 해와 같이 항상 우리에게 광명을 비추시며
가르침을 설하고 계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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