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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불교 성지 순례

인도 불교 성지 순례(12) - 슈라바스티(사위성) 기원정사

by 아미타온 2024. 1. 23.

<인도 불교 성지 순례(12) - 슈라바스티(사위성) 기원정사>

 

<기원정사>

 

1. 슈라바스티(사위성)와 서라벌

 

지난 시간까지 옛날 인도 마가다국에 자리한

왕사성의 여러 불교 성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코살라국의 수도인

슈라바스티(사위성)의 기원정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북인도 지도와 스라바스티(사위성)>

 

코살라국의 수도 슈라바스티(사위성)의 기원정사는

많은 불교 경전이 설해진 장소이자,

부처님께서 가장 오래 머무시며 가르침을 펼친 도량입니다.

 

옛날 신라 수도인 경주를 ‘서라벌’이라고 불렀습니다.

 

서라벌은 바로 기원정사가 위치한 도시인

‘슈라바스티(Śrāvastī)’에서 나온 말입니다.

 

<불교 유적이 가득한 서라벌(경주) 복원도>

 

이를 동아시아에서 음역한 것이 ‘실라벌(室羅伐)’인데,

이러한 ‘슈라바스티’와 ‘실라벌’이 변화한 것이 바로 서라벌입니다.

 

즉, 불교를 타고 인도의 지명이 우리나라까지 전해진 것입니다.

 

<꽃으로 장엄한 부처님 설법터>

 

2. 기타 태자와 급고독장자의 아름다운 불사의 스토리

 

기원정사의 정식 이름은 ‘기수급고독원(紙樹給孤獨園)’입니다.

 

기수급고독원은 코살라 국의 기타 태자의 소유였던 숲의 동산을

사위성의 수닷타(급고독) 장자가 매입하여 정사(절)를 지었다는 뜻입니다.

 

수닷타 장자는 고독한 사람들에게 많은 보시를 베풀었기 때문에

‘급고독(給孤獨) 장자’라는 별칭을 얻고 있었습니다.

 

수닷타 장자는 코살라국의 큰 상인으로

이웃 나라인 마가다 국을 장사일로 방문하였는데,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깊은 감명을 받고 삼보에 귀의하였습니다.

 

그는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고 부처님께서

다음 우안거에 부디 제자분들과 함께

코살라국의 수도인 슈라바스티에 오시기를 간절히 청하였습니다.

 

부처님의 승낙을 받은 그는 슈라바스티로 돌아가서

부처님께서 머무실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였습니다.

 

여기저기를 물색하던 중 적당한 장소를 찾았는데,

그 곳은 코살라국 프라세나짓왕의 태자 기타의 소유였습니다.

 

수닷타 장자는 기타 태자를 찾아가 그 땅을 자기에게 팔기를 간절히 청했습니다.

그러나, 기타 태자는 거절했고,

그 땅을 팔지 않기 위해 다음과 같이 무리한 조건을 제시하였습니다.

 

"당신이 동산 가득히 황금을 깔아 놓는다면 몰라도 절대로 팔 수 없소!"

 

<수닷타 장자 이야기 벽화>

 

 

그러나, 수닷타 장자는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제타 태자의 동산에 황금을 수레에 가득 실고 와서 깔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보자 기타 태자는 수닷타의 믿음이

그토록 굳건한 것을 보고 크게 놀라고 감동하였습니다.

 

"이 동산을 당신에게 드리겠소.

그러나, 입구 근처의 공지만은 내게 주시오.

나도 부처님의 승단에 보시하고 싶소."

 

이렇게 하여 수닷타 장자는 그 땅에다 반듯하게 정사를 지었습니다.

 

그 정사의 이름은 ‘기수급고독원 (紙樹給孤獨園)

또는 ‘기원정사(紙園精舍)’라고 불렸습니다.

 

<기원정사>

 

3. 부처님께서 가장 오랫동안 머무시며 사랑하신 도량

 

이와 같은 수닷타 장자와 기타 태자의 아름다운 보시(불사)의

스토리가 전하는 기원정사는 부처님께서 가장 오랫동안 머무셨던 도량입니다.

 

부처님은 초반에는 죽림정사를 교두보로 하여

마가다 국을 중심으로 전법하셨지만,

기원정사가 세워진 이후로는 기원정사를 교두보로 하여

코살라 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에 불법을 전하셨습니다.

 

기원정사에서 수많은 설법을 하시고,

많은 제자들을 제도하는 등 포교의 거점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부처님은 총 30여 차례의 우안거 중에서 19번을

기원정사에 머무실 정도로 기원정사를 깊이 사랑하였다고 합니다.

 

<기원정사 순례객들>

 

4. 무주상보시를 설하는 <금강경>의 무대

 

대승불교의 대표적 경전으로 우리나라 불자들이 많이 독송하는

<금강경>도 기원정사를 주무대로 하여 설해집니다.

 

수닷타 장자가 부처님에 대해 환희스러운 귀의심을 내어

자신이 평생을 걸쳐 모은 소중한 재물에 대해서

조금도 아까와하는 마음이나 자랑하는 마음 없이

환희스런 마음으로 보시한 공덕이 <금강경>에서

설하는 무주상(無住相) 보시의 공덕과 합치됩니다.

 

따라서 무주상보시의 공덕을 설하는 <금강경>과

기원정사의 창건 스토리는 깊은 인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금강경>에서 부처님께 법을 듣는 제자인

해공제일 수보리 존자는 바로 수닷타 장자의 조카입니다.

 

수닷타 장자는 동생 수마나 장자를 부처님께 귀의시키고,

조카인 해공 제일 수보리 존자(금강경의 주인공)가

출가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아들인 깔라, 며느리인 옥야 등도

신심 있는 불자로 만들었습니다.

 

부처님은 수닷타 장자를 우바새(남자 재가신자) 중에서

보시 제일’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수닷타 장자가 기타 태자 숲에 황금을 까는 모습>

 

5. <불소행찬>의 수닷타 장자 찬탄

 

부처님의 일생을 찬탄한 시인

“붓다차리타(불소행찬)”를 지은

마명 존자는 수닷타 존자의 보시의 공덕을

다음과 같이 찬탄하고 있습니다.

 

"오! 굳건하고 용감한 그대여,

재물의 무상함을 알고

용감하게 보시할 믿음을 가졌으니

그대는 본심으로 보시를 즐겨 진리를 보는구나.

 

불붙는 집안에서 재물을 밖으로 옮기면

그 불이 재물을 태우지 않는다.

그와 같이 불이 이 세상을 태워도

즐겨 보시하면 모든 것을 얻는다.

 

그러므로 용감하게 보시할 때에야

그것을 올바르게 향유할 수 있다.

인색한 사람은 없어질까 두려워서

스스로도 갖지 못하고 주기도 어려워한다.

 

때를 알고 알맞는 상대에게

보시하기를 즐겨하면

그는 번뇌와 싸워 이기는 용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