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금강경

금강경(6) - 제2선현기청분(1) - 공경

by 아미타온 2024. 2. 1.

 

 

<금강경(6) - 제2선현기청분(1) - 공경>

 

<오대산 월정사 겨울 계곡>

 

 

제2 선현기청분 (수보리가 법을 청하다)

 

바로 그때 장로 수보리 존자가 일어서서
오른쪽 어깨를 걷고 한쪽 무릎을 꿇고는
존경을 다하는 마음으로 합장하여 부처님께 사뢰었다.  

 

<오대산 월정사>


1. 수보리 존자

 

금강경 제2분은 '선현기청분(善現起請分)'입니다.

 

여기서 '선현'은 수보리 존자를 말합니다.

즉, 수보리 존자가 법을 청하는 부분이라는 뜻입니다.


수보리 존자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의 한 분입니다.


수보리 존자는 일설에는 사위국의 바라문의 자제라고도 하고,

일설에는 사위성에 살던 상인이었다고도 합니다.

 

기원정사를 기부한 큰 거상인 수자타 장자의 동생인 스마나의 아들로,

수자타 장자의 조카라고 합니다.


사위성에 기원정사가 건립되었을 때 준공을 기념한 법회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아 머리를 깎고 출가하였다고 합니다.

 

수보리 존자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한 분으로 칭송 받습니다.

 

수보리 존자는 부처님의 제자 중에서 "제일"이라는

명예로운 칭호가 여럿 붙는 아주 훌륭한 수행자였습니다.

 

<오대산 월정사>

2. 무쟁 제일

 

먼저 수보리 존자는 "무쟁(無爭) 제일"로 불립니다.

즉, 다툼 없는 제일의 제자라는 뜻입니다.

 

교화 활동을 할 때 외도들로부터 온갖 비난을 받아도
결코 그들과 다투지 않고 쟁론을 벌리지 않았다는 평화주의자였습니다.

 

즉, 다툼없고 평화로운 무쟁 삼매를 증득하여

유화하고 원만한 인격의 소유자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항상 수보리 존자를 따랐고,

수보리 존자에게 대접하고 공양하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부처님의 제자 분들 중에

가장 공양을 많이 받았다고 해서

"공양 제일"이라고도 불렸습니다.


또한, 용모가 수려하고 총명하며 말하는 재주가 뛰어나

"색상 제일(色像第一)"이라고도 불리웠습니다.

 

<월정사 보살상>

 

3. 해공 제일

 

그러나, <금강경>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해공제일(解空第一)"이라는 칭호였습니다.

 

공(空)은 '비어 있다'는 뜻입니다.

모든 것에 실체가 없이 텅 비어 있슴을 깨달아

그 어디에도 집착하거나 걸림없는 지혜를 말합니다.


수보리 존자는 출생 설화부터 "공(空)"과 관련이 있어서

어릴 때 이름이 "공생(空生)"이라 불리웠다고 합니다.


그리고, 출가 후 수행을 통해

공(空)과 무상(無相)의 이치를 잘 깨달아

'해공 제일'이라는 칭호로서 불리웠습니다.


이러한 수보리 존자였기에 상(相)을 버리고

그 어디에도 집착하지 말라는 금강경의 지혜를 설파하는 법석에서
부처님께 법을 청하는 <금강경>의 주인공으로 등장한 것입니다.


그리고, '장로'는 인도말 '테라(Terra)'를 번역한 말입니다.

수보리 존자처럼 덕행이 높고 나이가 많은 출가 수행자들을 통칭하는 말입니다.

오늘날은 기독교에서 더 많이 사용하는 용어지만,

원래는 불교에서 연세 지긋한 법력이 높은 수행자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이러한 장로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어떻게 법을 설하고 계신가요?

 

오른쪽 어깨를 걷고 한쪽 무릎을 꿇고는 최고의 공경의 예의와

부처님에 대한 귀의의 마음 속에서 법을 설하고 있습니다.

 

<월정사 보살상>

 

4. 공경

 

옛날 오대산 월정사 9층 석탑을 보고 감동받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석탑보다 그 탑을 향해 무릎 꿇고 있는 보살상이 더 인상적이었습니다.


불탑이란 원래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곳으로서 부처님을 상징합니다.
불탑을 향해 무릎을 꿇고 합장하며 불탑을 바라보는

보살님의 복스럽고 공경스러운 모습이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때 부처님에 대한 깊은 공경심을 가진 보살 장인이

만든 보살상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수보리 존자가 부처님께 법을 청하는 모습도

그 보살상과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문화권에서는 존경하는 분께 큰 절을 하거나

공경하는 마음으로 고개를 90도로 숙입니다.

 

인도 문화권에서는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꿇는 방식으로 최고의 공경의 예를 표한다고 합니다.


즉, 존경하는 스승에게 자신의 몸을 드러내보임으로써

자신을 낮추고 상대에게 존경을 표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스님들의 가사를 보면 왼쪽 어깨 한쪽만

가사를 걸친 것은 이러한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수보리 존자는 부처님께 질문을 할 때

자신을 낮추고 공경하는 마음을 바쳐 법을 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도 법을 청하거나 공경을 표할 때

어떠한 몸과 마음의 자세를 갖추어야 하는지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