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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금강경(5) 제1 법회인유분(3) - 수행

by 아미타온 2024. 1. 30.

<금강경(5)  제1 법회인유분(3) - 수행>

 

<안성 석남사 영산전>

 

제1분  법회인유분 (법회의 시작)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원정사에서 1,250명의 비구와 함께 머물고 계셨다.

그날 탁발할 시간이 되자, 부처님께서는 가사를 입으신 뒤

발우를 들고 사위성 시내로 나가 한집 한집을 다니시며 먹을 것을 얻으셨다.

탁발을 마치신 부처님께서는 사원으로 돌아와 공양을 하시고,

가사와 발우를 거두고 발을 씻으신 후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안성 석남사 대웅전 삼존불>

                                                                  

1. 주변 정리

 

탁발을 마치신 부처님께서는 사원으로 돌아와 공양을 하시고,

가사와 발우를 거두고 발을 씻으신 후 자리를 펴고 앉으셨다.

 

부처님께서는 걸식으로 한 공양을 마치신 다음에는

가사와 발우를 거두어 정리 정돈을 하신 다음에

발을 씻으시고 자리를 펴고 조용히 앉으셨다고 합니다.

 

부처님 당시에 맨발로 다니셨을 것입니다.

 

따라서, 공양을 마치고 나서

발을 깨끗하게 씻으시는 육체적 청결과 함께

당신께서 공양하셨던 도구들을 거두어 잘 정돈해 두시고는

자리를 펴고 수행을 하시기 위해 앉으셨다는 것입니다.

 

수행이나 공부를 위해서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가 주변정리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 기도를 드릴 때

밖에서 TV 소리가 나고,

주변이 어수선하게 어질러져 있으면

기도에 제대로 집중하기 힘들 것입니다.

 

기도 준비를 마치고 부처님과 마주해야 하고,

수행할 준비를 마치고 법좌에 앉아야 하는 것이다.

 

TV 사극에서 여인들이 절에 갈 때

목욕재계하고 정갈하게 옷을 차려 입고

무거운 공양미를 들고 몇 십리 산길을 걸어

불공 드리는 장면을 볼 때가 있습니다.

 

이렇게 주변 정리와 재계가 된 상태에서 올리는 기도나 공부는

그렇지 않은 어수선함 속에서 올리는 기도와 공부와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기도든 수행이든 집중은

그 준비 단계인 주변 정리와

재계(栽戒)에서 그 승패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시는 장면은

이러한 주변 정리와 재계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합니다.

 

<앉아 계신 부처님과 나한님 (안성 석남사)>

 

2. 수행

 

부처님께서는 자리를 펴고 앉으셨습니다.

특히, 재가 수행자들은 자리를 펴고 앉기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들어오면 TV의 유혹, 인터넷의 유혹, 음식의 유혹, 피곤함 등등으로

눕기는 잘해도 앉기가 그리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습니다.

 

수행을 위해서 제일 중요한 요건 중의 하나가

시간의 확보와 함께 자리에 앉는 것입니다.

 

차분히 경전을 독송하기 위해서든,

부처님께 기도를 올리기 위해서든,

좌선하고 염불을 하기 위해서든,

일단은 수행 시간의 확보와 앉을 수 있는 마인드가 중요합니다.

 

지나치게 번잡한 세상사에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보면

우리는 자리를 펴고 앉지를 못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금강경 제 1분을 보면 부처님과 부처님 당시의 수행자들의

소박한 일상 생활과 수행 생활이 수채화처럼 그려집니다.

 

걸식으로 공양을 해결하고 주변정리를 잘 하신 다음

앉아서 깨어 있는 상태에서 수행에 드시는 차분한 수행자의 모습.

 

많은 금강경 해설서들이

제 1분의 잔잔한 부처님의 일상 생활사 속에

상을 여읜 금강경의 진리가 들어 있다라고 극찬을 합니다.

 

금강경 제 1분을 부처님의 소박한 일상사에서 시작하는 것은

부처님 당시의 간결하고 정갈한 수행적 삶과는 동떨어진 채 살아가는

많은 불교인들에게 경종을 울려 주는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