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불교 성지 순례(4) - 서안(장안) 종남산 향적사>
1. 향적 (香積)
오늘은 중국 장안(서안) 종남산 입구에 있는
향적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향적사는 ‘나무아미타불’ 염불해서
극락왕생을 기도하는 정토종의 근본 사찰입니다.
그리고, 중국 당나라 때의 유명한 정토 조사인
선도대사의 사리탑이 모셔져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절 이름인 '향적(香積)'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바로 <유마경>이라는 불교 경전의 '향적불(香積佛)'에서 왔습니다.
<유마경>에는 유마 거사를 문병온 사리불 존자는 점심때가 되자
많은 대중들의 점심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걱정을 합니다.
이 때 유마 거사는 사리불 존자를 비롯한 대중들에게
이제껏 듣도 보도 못한 점심을 제공해 주겠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향엄(香嚴) 세계’라는 아주 먼 불국토의
향적 부처님께 밥을 나누어 달라고 청합니다.
향적 부처님은 향엄 세계의 보살들과 함께 보내주십니다.
그런데, 향엄 세계의 밥을 먹어본
사바세계의 대중들은 깜짝 놀랍니다.
먹어도 먹어도 그릇속 밥은 조금도 줄지 않았고,
엄청나게 좋은 향기가 몸에서 흘러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 향기는 모든 번뇌를 없애주고 마음의 평안을 이루게 해주었고,
심지어 머리까지 똑똑하게 만드는 총명탕 역할까지 했습니다.
신기함에 놀란 사바 세계의 대중들이 향엄 세계의 보살님들께
어떻게 공부하고 수행하느냐고 질문합니다.
향엄 세계의 보살님들은, 우리 사바세계와는 다르게 향엄 세계에서는
그냥 향기를 맡는 것으로 공부도 수행도 다 해결한다고 대답합니다.
2. 염불(念佛)
정토종의 근본 도량의 이름을 '향적'이라고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정토종의 ‘염불’은 향엄 세계의 향기라는 선언입니다.
즉, 정토종이 어떤 종지와 수행을 하겠다는 것인지를
'향적'이라는 이름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선도 대사와 그 가르침을 계승한 정토종의 제자들에게
아미타 부처님에 대한 귀의와 극락 왕생을 향한
‘나무아미타불’의 염불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향기라는 자증이자 선포입니다.
그러므로 정토행자의 밥과 음식은 염불입니다.
정토행자는 향엄 세계의 보살대중들이 향기로써 음식을 삼고,
향기로써 교리와 실천수행을 삼는 것처럼
염불로써 음식과 교리와 실천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정토종을 만든 선도 대사의 가르침이자
전하고자 하는 정토법문의 핵심이라는 뜻입니다.
3. 종남산(從南山)
아무튼 향적사는 ‘향적고찰(香積古刹)’이라는 현판이 있는
일주문을 통과하면 도량이 펼쳐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일주문 밖으로는 장안의 진산인 종남산이 보입니다.
종남산은 해발 2,000m가 넘는 큰 산입니다.
그 옛날 이곳 향적사에서 수행하던 정토행자들은
저 종남산을 아미타 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으로 생각하며
염불을 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종남산이 펼쳐진 참 좋은 곳에 절을 지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주문을 통과하면 <향적사>라는 현판의 극락전이 있습니다.
중국은 공산주의 사회라서
‘불교’라는 종교에 큰 관심은 없습니다.
문화 유적이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에서
절을 보존해 놓은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절처럼 법당 안에서 기도하고
염불하는 불자들을 많이 볼 수는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향적사는 중국 정부의 지원과 함께 일본 정토종의 후원 속에
도량이 새롭게 불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는 정토 종파 불교의 교세가 강합니다.
그래서, 일본 정토종의 뿌리가 되는 중국 정토종의 근본 도량인
선도 대사의 사리탑이 있는 향적사에 많은 후원을 하는 것입니다.
4. 선도대사 부도탑
극락전에서 아미타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선도대사 사리탑에 올랐습니다.
선도대사 부도탑은 높이가 34m로 거대합니다.
13층의 부도탑 중 윗 3층은 무너지고 10층만 남아 있습니다.
선도 대사는 중국 당나라 시대 때의 스님입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와 서원에 의지하여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면 누구나 구원받을수
있다는 가르침을 통해 대중들을 교화한 큰 스승입니다.
남아 있는 부도탑의 높이와 형태를 통해 선도 대사가
당시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공경을 받았고,
정토의 가르침이 대중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중국 당나라 때의 기록에
"중국 선불교의 대가인 마조 도일 선사의 장례식이
선도 대사 장례식에 버금갔다"는 글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중국에서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는 정토종(淨土宗)의
수행 체계를 세운 선도 대사가 큰 존경을 받았슴을 알 수 있습니다.
선도 대사처럼 불교의 한 종파를 세운 위대한 조사를
대종사(大宗師)라고 부릅니다.
대종사는 자신이 발견한 불법의 깨달음을 중생들에게 회향한 존재입니다.
따라서, 대종사는 보살의 현신이며, 마땅히 경배받아야 한 존재입니다.
선도 대사는 무량수경, 아미타경, 관무량수경의 <정토삼부경>을 통해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와 서원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아미타 부처님의 중생 구제의 서원과
중생들의 ‘나무아미타불’ 염불이 만나면
‘극락왕생’이라는 구원을 받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으신 분입니다.
그 깨달음을 당대와 후세의 구원에 목말라하는 대중들을 향해 회향하신 분입니다.
이 글을 쓰는 저 자신도 선도 대사의
깨달음과 전법의 은혜에 힘입어 극락 왕생을 발원하고
<나무아미타불> 염불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5. 나무아미타불
1400년이 지나 선도대사 사리탑은
세월의 흐름 속에 무너지고 낡았습니다.
그러나, 정토종을 연 대종사인 선도 대사의 가르침의 향기는
결코 퇴색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중국의 대부분의 사찰에
‘나무아미타불’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었습니다.
소림사의 선종 승려도 외팔로 인사를 하면서
‘아미타불’의 중국식 발음인 '아미타파'라고 인사를 합니다.
중국, 한국, 일본의 수많은 불자들이 정토문을 통해
죽음을 뛰어넘는 구원의 길을 갈수 있었습니다.
이 모두가 선도 대사의 큰 은혜라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
정토행자로서 가슴 뿌듯했던 추억이 가득했던 행적사 참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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