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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교 성지 순례

중국 불교 성지 순례(5) - 낙양 용문석굴

by 아미타온 2024. 2. 8.

< 중국 불교 성지 순례(5) - 낙양 용문석굴 >

 

<낙양 용문석굴>

 

1. 경주 남산

 

예전에 경주 남산 투어를 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 땅을 불국토로 조성하고자 했던 신라인들은

경주 남산 곳곳에 수많은 부처님을 모셨습니다.

 

경주 남산 자체를 천불의 불국토로 장엄한

우리 선조들의 깊은 불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국 성지 여행 중에 경주 남산과 같은 곳을 보았습니다.

 

<용문 석굴>

 

2. 천불동(千佛洞) 

 

바로 중국 3대 석굴 중 하나라는 낙양 용문석굴입니다.

 

용문석굴은 5세기인 중국 북위 시대부터 8세기 당나라 시대까지

수백 년에 걸쳐 천 개가 넘는 석굴을 파고

10만의 부처님을 모신 세계적인 석굴입니다.

 

<용문 석굴>

 

돌산 전체를 벌집처럼 석굴을 조성하고,

그 속에 수많은 부처님을 모시고 부처님의 대자대비 속에서 살고자 했던

진정한 천불동(千佛洞)인 용문 석굴을 보고 감격했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이하 강변과 용문 석굴>

3. 이하 (伊河) 강변

 

용문 석굴은 낙양 이하(伊河) 강변에 있습니다.

 

제가 간 날은 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어 운치 있는 날이었습니다.

 

이하 강물이 잔잔히 흐르고,

동산과 서산이 대궐처럼 마주보고 있어

옛날에는 '이궐(伊闕)'이라는 예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이하 강변>

 

천 년의 시간을 넘어 석공들이 깊은 신심으로 새겨 놓은

불보살님들과 데이트하면서 이하 강변의 용문 석굴을 환희롭게 걸었습니다.

 

<석불 부처님>

 

4. 북위의 효문제

 

용문 석굴을 처음 조성한 사람은 북방 민족(선비족)으로

북중국을 통일한 북위의 효문제였습니다.

 

효문제는 북방의 대동에서 중원의 중심인 낙양으로 수도를 옮기고,

낙양의 이하 강변에 수많은 석굴 사원을 조성하였습니다.

 

그래서, 백성들에게 불교 신앙을 고취시키고,

불교를 지배 이념으로 삼았습니다.

 

<석불 부처님>

 

각 굴마다 다양한 모습의 크고 작은 불보살님들이 앉아 계시는데,

수백기의 석굴암을 참배하는듯한 엄청난 규모에 놀라게 됩니다.

 

이처럼 용문 석굴은 절대 권력을 가진

황제의 힘과 돈에 의해 조성되었습니다.

 

<석불 부처님>

 

정치 권력장인의 예술혼이라는 삼자가

불교라는 종교의 매개체를 통해 융합되어 조성된

거대한 힘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 장소가 용문 석굴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생명이 깃든

종교 예술은 권력과 돈만이 아니라,

살아 있는 신앙을 가진 장인들과

백성들의 믿음과 열정이 없으면 조성될 수 없습니다.

 

<천불동>

 

4. 대자대비

 

저 높은 암벽에 굴을 파고 정을 쪼면서

긴 세월을 인고하며 부처님을 조성한

장인들과 백성들의 마음에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요?

 

바로 부처님의 대자대비(大慈大悲)에 대한 기원이라고 생각합니다.

 

<불상>

 

 

이하 강가의 절벽에 천개의 석굴을 파고

십만 개의 불상을 조각한 석공들의 손과 눈은

불보살님의 대자대비를 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 오랜 인고의 세월을 견디고 버티고,

때로는 기쁘고 행복하게 망치질을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즉, 석공 한사람 한사람의 부처님의 대자대비에 대한 기원이

형상으로 드러난 것이 용문 석굴의 크고 작은 십만의 부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부처님은 긴 세월 동안 얼굴이 마모되어 잘 알아보기도 힘들지만,

용문석굴의 10만의 부처님은 이름 모를 수많은 석공들의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기원하는 불심이 응축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봉선동 석불군>

 

5. 봉선사 석불

 

용문석굴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봉선사 석굴입니다.

 

봉선사 석굴은 당나라 때 중국 역사상 최초로 여자 황제가 된

측천무후가 용문석굴에서 가장 거대하고 장엄한 불상을 조성한 곳입니다.

 

<봉선동 노사나 부처님>

 

화엄경의 주불인 노사나불을 중심으로

대형 불상들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위엄있는 노사나 부처님의 상호가

최고 권력자인 측천무후와 닮았다는 설이 있는데,

그 엄청난 크기와 상호가 압도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천불동 건너편의 향산사>

6. 향산사

 

이하강변을 건너면 ‘향산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현세 기복적인 성향이 강한 중국 사람들은 붉은 색을 좋아합니다.

 

대웅전에는 재물복, 수명복, 학업복, 승진복 등등 복받기를

기원하는 중국 사람들이 복패를 걸고 큰 향을 피우고 있습니다.

 

<빨간 복패>

 

자신과 가족의 현세 기복을 비는데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삼독에서 깨어나

바른 불법의 진리를 구하고 대자대비의 보살도를 발원하는

중국 불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