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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백유경(55) 망령되게 나귀의 젖을 짜려는 사람들

by 아미타온 2024. 2. 6.

<백유경(55) 망령되게 나귀의 젖을 짜려는 사람들>

 

<안성 칠장사 석불 부처님>

 

옛날 인도의 시골 변방에 있는 사람들은

나귀가 어떻게 생긴 것인지 몰랐습니다.

 

그들은 다만 다른 사람들이

'나귀의 젖은 매우 맛있다'라고 하는 말만 들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어디선가 숫나귀 한 마리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맛있다는 나귀의 젖을 짜려고 서로 다투어 붙잡았습니다.

 

어떤 이는 머리를 붙잡고,

어떤 이는 귀를 붙잡고,

어떤 이는 꼬리를 붙잡고,

어떤 이는 다리를 붙잡았습니다.  

 

그 중에 어떤 이는 나귀의 고추를 붙잡고

"이것이 젖이다"고 외쳤습니다.

 

그들은 그것을 짜면서 젖을 얻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지치기만 하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고 한갓 수고만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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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1. 장님 코끼리 만지기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장님 코끼리 만지기"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옛날 인도에 어느 왕이 있었습니다.

 

왕인 장님 세 사람을 불러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나 만지고 느껴보라 했습니다.

 

첫번째 장님은 코끼리의 코를 만지며 말했습니다.

 

"이 동물은 뱀처럼 길고 구불구불하군..."

 

두번째 장님은 코끼리 다리를 쓰다듬으며 말했습니다.

 

"아니야! 이것은 두툼하고 둥그런게 꼭 나무 기둥같잖아!"

 

세번째 맹인이 코끼리의 옆구리를 만지면서 말했습니다.

 

"천만에! 이것은 널찍하고 평평한 것이 마치 벽과 같은걸.."

 

이렇게 세 명의 맹인은 서로 자신이 본 것이 옳다고 우겼습니다.

 

바르게 알지 못하고 밝게 보지 못하면

망령되게 나귀 젖을 구하거나,

장님 코끼리 만지는 일이 생깁니다.

 

자신의 조그만 경험, 지식의 틀 속에서 알려고 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밝게 보지 못하는 한

망령되게 나귀 젖을 구하거나,

장님 코끼리 만지는 신세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나귀>

 

2. 지혜

 

그래서, 지혜가 중요합니다.

 

훌륭한 스승에게 바른 가르침을 받아서

진실을 아는 눈인 밝은 지혜를 갖추지 못하면

답답한 변방 사람이나 어두운 맹인처럼

오류투성이 인생을 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고집과 편견을 깨닫고

바른 앎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숫나귀의 다리를 잡고 젖이라고 우기고,

꼬리를 잡고 젖이라고 우기고,

실제로 짜 보아서 젖이 나오지 않으면

자신의 고집과 편견에 대해 반성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암나귀가 아닌 숫나귀의 신체 부위를

아무리 짜보았자 젖이 나올 수 없는데도

어리석게도 계속 한 우물만 파고 내 고집만 피우는 것은

열정과 노력이 아니라 고집과 어리석음임을 잘 알아야 합니다.

 

눈뜬 장님이 되지 말고 눈밝은 불자가 되도록

고집과 편견에서 벗어나 지혜를 닦고 연마하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