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불교 사찰 기행(1) - 금빛 찬란한 교토 금각사>
1. 일본의 문화 수도, 교토(京都)
교토는 천 년이 넘는 세월동안 일본의 수도였습니다.
교토는 2차 대전 때 미군의 공습도 피해가서
1500점 이상의 국보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빼어난 건축물이 옛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교토는 인파에 떠밀려 다닐 정도로
관광객들로 붐비는 유명 관광지입니다.
2. 불멸의 금각, 은각
우리가 학창 시절 신라의 고도 경주로 수학 여행을 갔듯이
일본의 모든 학교가 교토로 수학 여행을 옵니다.
그 중에서 금각사, 은각사는
일본인들에게 우리의 다보탑, 석가탑이 됩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다보탑 석가탑을 보면서
감동과 아름다움을 느꼈으면 얼마나 느꼈을까요?
그 감동과는 상관없이 다보탑 석가탑이
우리 문화의 정수이자 상징으로 각인되었고,
그것에 대해서 아무런 의심없이 살아왔습니다.
일본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세상에 뛰어난 조형미와 감성을
자극하는 탑이 여럿 있다해도
일본인들에게 금각사와 은각사는
언제나 불멸의 금각과 은각입니다.
3. 선종 사찰, 녹원사
금각사의 정식 이름은 '녹원사'입니다.
부처님 초전법륜 성지인 '녹야원'의
이름을 딴 선종(禪宗) 사찰입니다.
그러나, 금각 전각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금각사'로 불리고 있습니다.
금각사의 금각 전각은
금각을 보는 누구에게나
금각 하나에 오롯히 집중하게 만들어 줍니다.
사람마다 취향은 제각각 다르겠지만,
연못에 비친 금각을 바라보는 순간 '우와'하고 감탄하게 만들고,
그 앞에서 누구나 카메라를 들이 밀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금각입니다.
화려하면서도 간결하고,
과감하면서도 기품 있습니다.
특히, 연못에 은은히 비치는 금빛이
금각의 품격을 더해 준다고 생각합니다.
금각 전각의 정식 이름은 사리전입니다.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전각이라는 뜻입니다.
부처님 사리를 모신 탑은 어느 나라든
부처님을 대신하는 가장 신성하고 존귀한 공경의 대상입니다.
금각사의 사리전은 부처님을 상징하는 탑을
최고의 공경을 갖추어 약 20kg의 금박으로 장엄한 것입니다.
4. 아시카가 요시미츠
금각사는 처음에는 무로막치 막부 시대 가장 강력한 권력자인
3대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쓰의 별장으로 1397년 세워졌습니다.
무로마치 막부 최전성기 때의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츠는
선종 임제종에 깊이 귀의했습니다.
그는 쇼군에서 물러나 승려로 출가하여 금각사에 주석했습니다.
이 곳에서 좌선을 수행하고 찾아오는 귀족, 무사, 스님들과
차를 마시고 시를 지으며 '북산(北山) 문화'의 꽃을 활짝 꽃피웠습니다.
일본 최고 권력자인 쇼군이 머물며
공부하고 수행하고 교류하는
최고의 품격을 갖춘 도량으로 조성한 곳이 금각사였습니다.
아시카가 요시미츠가 죽은 후 유언에 따라 절이 되었고,
금각사 사리전 안에는 불상과 사리를 모시고 있습니다.
1층은 헤이안 시대의 귀족 주택 양식,
2층은 가마쿠라시대의 무사 주택 양식,
3층은 당나라 시대 선종 불전 양식으로 장엄되었습니다.
1층은 보관을 쓴 석가모니 부처님을 모시고,
출가한 쇼군 아시카가 요시미츠의 상을 모시고 있습니다.
2층은 조음동(潮音洞)입니다.
<관세음보살 보문품>에는 관세음 보살님의 자비의 소리를
마치 바다 파도가 밀려오는 소리인 해조음(海潮音)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즉, 2층에는 대자대비 관세음 보살님과
네 방향에서 관세음보살님을 협시하는 4천왕을 모시고 있습니다.
3층인 구경정입니다.
부처님의 사리를 모신 황금 불전으로
간결하면서도 황홀하게 화려합니다.
즉, 지금의 금각사는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고,
관세음보살님을 신앙하며,
석가모니 부처님의 선정을 수행하는 도량입니다.
이와 같이 안과 밖을 모두 치밀하게 구성하여 표현한 금각인 것입니다.
5. 새롭게 복원된 금각
즉, 금각사는
각기 다른 1층, 2층, 3층의 컨셉이 융합되어 있고,
황금으로 장엄된 과감성과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현재의 금각사는 1955년에 복원된 것이라고 합니다.
극치의 아름다움은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금각사에 살던 사미승의 방화로 1950년 금각사는 전소됩니다.
당시 방화범인 사미승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실제로 있었던 이 방화사건을 소재로
'미시마 유키오'라는 일본 작가는 <금각사>라는 소설을 썼습니다.
한편, 방화로 잿더미가 된 금각은 1955년 복원되었으나,
금박이 자꾸 떨어져 나가 '금각'이 아닌 '흑각'으로 야유 받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1987년부터 순금 20kg로 금박 공예로 유명한
일본 가나자와 공방의 금박을 다시 붙여 재탄생했다고 합니다.
새롭게 재탄생한 공들인 금박으로
푸른 하늘에 비친 금박의 빛깔과
하늘을 날듯 날개를 편 봉황의 유연함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6. 극락정토와 장엄
정토 불교 경전 <아미타경>에는
극락 정토가 얼마나 아름답게
장엄되어 있는지를 설하고 있습니다.
큰 연못과 금각이 어우러진 금각사는
극락 정토를 감각적으로 실감하게 합니다.
금각사의 반짝이는 금빛은
마냥 화려하기한 한 것이 아니라,
찬란하면서도 단아한 품격이 느껴집니다.
아름다운 연못과
찬란한 금빛 보배 누각이 있는 금각사!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며
극락 정토를 상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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