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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교 사찰 기행

일본 불교 사찰 기행(5) - 나라 호류지(2)

by 아미타온 2024. 2. 19.

<일본 불교 사찰 기행(5) - 나라 호류지(2)>

 

<쇼토쿠 태자를 모신 성령전>

 

1. 쇼토쿠 태자를 모신 성령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인

금당과 5중탑을 보고 나오면

쇼토쿠 태자를 모신 성령전(聖靈殿)이 있습니다.

 

일본 사람들의 쇼토쿠 태자에 대한 공경은 대단합니다.

'일본 불교의 아버지'로 공경과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성령전에는 쇼토쿠 태자 상을 모시고 있는데,

일반인들에게 공개하지 않는 비불(秘佛)로 모십니다. 

 

저와 국적은 다르지만,

일본이라는 나라에 불법을 펼친 보살인

쇼토쿠 태자에 대한 공경의 표시로 비불 쪽을 향해 예배드렸습니다.

 

절에 가면 눈에 띄는 불보살님이면 

누구라도 인사를 올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우주의 수많은 중생들 중에서

부처님을 믿고 있는 중생들은 소수입니다.

 

그리고, 특별한 절을 찾아와 불보살님께

인사드리는 중생은 더 소수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약 무슨 일이 있을 때

제가 인사 드렸던 불보살님께서 저를 기억하시고

고개를 돌아봐 주시고 도움을 주실지 모르므로

인사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절에 가면 인사성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승방>

2. 승방

 

성령전 옆에는 승방이 있습니다.

승방(僧房)은 스님들이 생활하던 방입니다.

 

백제에서 불교가 전래되던 초기인

아스카 나라 시대 때 승려들이 생활했던 승방입니다.

 

1300년 전의 승방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입니다.

 

백제나 고구려에서 건너와 호류지에 불법을 전하던

우리 스님들도 저 방 어디엔가 머물면서

불법도 설하고 탑과 불상도 조성하고 벽화도 그렸을 것입니다.

 

그래서, 유난히 저 승방이 정겹게 느껴졌습니다.

 

<보물관>

3. 보물관

 

호류지에는 보물관이 있습니다.

 

호류지는 중문의 두 금강 역사께서 도량을 잘 지켜준 덕분에

큰 화재 없이 1400년 역사 속 불상과 보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습니다.

 

물론 호류지도 근대 메이지 유신 때 불교가 박해받던

폐불훼석 시절에는 절을 유지하기 힘들어서 천황가에

백제 아좌 태자가 그렸다는 쇼토쿠 태자 초상을 비롯한

300여점의 보물을 헌납하고 1만 엔을 받아 절을 보존했던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호류지에는 일본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만

190종 2,300여점이 남아 있다고 하니 일본 불교의 산증인인 셈입니다.

 

<백제에서 제작해 호류지로 보내온 백제 관음>

 

4. 백제 관음

 

호류지 보물관의 국보 중의 국보는

백제 관음 보살님입니다.

 

백제에서 일본에 보내준 관세음보살님입니다. 

 

날렵하고 부드러운 몸매와 옷의 곡선.

 

정병을 들고 계시는 멋진 손가락.

 

관세음 보살님을 향해 날아가고

싶을 정도로 부드럽고 자비롭게 느껴집니.

 

이 백제 관세음 보살님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 이유는 

우리들과 같은 인간의 얼굴을 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법당에  앉아 계신 여느 불보살님들과는 다르게 우리 인간의 모습으로

인간적인 따스한 자비의 모습으로 다가오시는 모습에 감동받는 것입니다.

 

따스한 사랑이 느껴지는 관세음 보살님이셨습니다.

 

인간으로 관세음보살님이 오셔서

따스한 사랑과 자비를 베풀어 주시기를 기원했던

우리 백제의 장인들의 불심의 마음 세계를 환희롭게 느낄수 있는 불상입니다.

 

<옥충주자>

 

5. 옥충주자

 

또 다른 감동을 준 것은 옥충주자(玉蟲廚子)입니다.

 

'옥충'은 금속 장식에 2500마리의

비단 벌레 날개로 만든 장식이라는 뜻입니다.

 

'주자'는 전각의 문짝을 열어서 작은 불상을 안치한 것을 말합니.

 

옥충주자는 극락 왕생을 발원하며 기도하던 개인용 신앙 공간입니다. 

 

<아미타 부처님>

 

옥충주자 안에는 작지만 멋진 불보살님이 앉아 계십니다.

 

아미타 부처님 옆의 연꽃 보좌 위에 서 계시는 모습이

바로 상품 상생으로 극락 왕생하는 왕생자의 모습입니다.

 

참으로 환희롭고 멋진 모습입니다.

 

<수미산>

 

지금은 빛을 발했지만,

제작 당시에는 이런 장식이었다고 합니다.

 

옥충주자는 여러 불화를 그리고 있습니다.

 

위의 그림은 우주의 중심인 수미산의 우주 법계와 함께

적멸보궁에 계시는 부처님의 세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설산동자 이야기>

 

또 하나는 열반경의 설산동자 이야기입니다.

 

빤간 일본풍 훈토시를 입은 괴물이 '야차'이고,

그 위에서 설산 동자를 받으시는 천인이 제석천왕입니다.

 

야차에게 게송 한 구절의 법을 듣기 위해 몸을 던지는

위법망구의 설산 동자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잘 묘사한 것입니다.

  

<어미 호랑이에 몸을 던지는 부처님 전생담>

 

이 스토리는 부처님의 전생담의 한 스토리입니다.

 

배가 고픈 어미 호랑이에게 몸을 보시하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전생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옥충주자는 개인의 신앙 공간일 뿐 아니라,

부처님의 제자로서, 수행자로서 어떤 가치 속에서

살아야 하는지를 장식으로 일깨워주는 멋진 옥충주자입니다. 

 

이와 같이 호류지는 차분히 도량을 거닐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불상과 보물들,

특히 고구려, 백제의 향기가 남아 있는

불상과 보물들을 보며 우리 불교의 자긍심을 느낄수 있는 도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