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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금강경(11) - 제3 대승정종분(3) - 4상

by 아미타온 2024. 2. 11.

<금강경(11) - 제3 대승정종분(3) - 4상>

 

<부산 오륙도>

 

제3 대승정종분 (대승의 바르고 근본의 가르침)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위대한 보살들은 이렇게 그들의 마음을 닦는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

즉 알에서, 모태에서, 습기에서, 혹은 저절로 태어난 것들,
모습이 있거나 모습이 없는 것들, 지각이 있거나 지각이 없는 것들,
혹은 지각이 있다고도 지각이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들,
이러한 모든 존재들을 궁극적 열반의 길로 인도하여 그들을 해탈케 하리라.'

"그리하여 이렇게 헤아릴 수도 없이 수많은 중생들이 제도되었을 때,
실은 단 한명의 중생도 제도된 적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보살이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에 집착한다면,
그는 진정한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오륙도>

 

1. 상(相)

 

왜냐하면 수보리야,

보살이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에 집착한다면,

그는 진정한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상(相)은 무엇일까요?

 

상(相)은 생각 또는 관념 이라는 뜻입니다.

즉, 실제가 아니라, 관념 또는 생각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밤에 길을 가다가 무언가 뱀 같은 것을 밟았다고 합시다.

그러면 매우 놀랄 것입니다.

 

놀라서 그것의 실체를 알고자 손전등으로 비추어보았습니다.

그런데, 단지 밧줄이었다는 사실을 안다면 안도의 숨을 내쉴 것입니다.

 

이와 같이 밤에 밟은 밧줄을 '뱀'이라고 여기는 잘못된 관념이나 생각을

불교에서는 '상(相)'이라는 용어로 표현합니다.

 

<부산 오륙도 앞 바다>

 

2. 네가지 상(四相)

 

그렇다면 4가지 상인 4상은 무엇일까요?

 

4상은 아(我)가 있고, 인(人)이 있고,

중생(衆生)이 있고, 수자(壽者)가 있다는

잘못된 관념 또는 생각을 말합니다.

 

이와 같은 잘못된 관념이나 생각에 집착 한다면

그 사람은 진정한 보살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역으로 말하면 진정한 보살은

이러한 잘못된 관념이나 생각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것입니다.

 

보살이 앞에서 말한대로 자연스럽고 기꺼운 마음으로

보살행을 하려면 4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4상이란 도대체 무엇인가요?

 

산스크리트 원본에 따라 교리적으로

1) 아, 2) 인, 3) 중생, 4) 수자에 대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아(我)"아트만(atman)"이라는 개념입니다.

즉, 인도 브라만 교에서 형이상학적 고정 불변의 실체로서

윤회의 주체로 설정한 관념입니다.

 

2) 인(人)"지바(Jiva)"라는 개념입니다.

불교와 동시대에 발생한 자이나교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모든 생명에게는 순수 영혼인 '지바'가 실체로서 존재하며,

개인이 업을 짓게 되면 미세한 물질의 형태로

순수 영혼인 지바에 때를 끼게 하고 속박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업 물질을 순수 영혼인 지바로부터 떼어내게 하려면

몸을 괴롭히는 고행을 해야 한다고 자이나 교에서는 주장합니다.

 

고행을 통해 업 물질인 때가 제거되면

순수영혼인 지바가 순수한 제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 때를 윤회에서 벗어난 해탈이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3) 중생(衆生)"사트바(sattva)"라는 용어에서 나왔습니다.

 

초기 대승 불교 시대에 나온 '중생'을 의미합니다.

 

즉, 모든 존재를 보살과 중생으로 이분법적으로 나눌 때

열등하다고 하는 중생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4) 수자(壽者)"뿌드갈라(Pudgala)"에서 나온 용어입니다.

 

이것은 부파 불교의 한 유파에서

윤회와 무아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윤회의 주체로서 설정한 뿌드갈라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아,인,중생,수자 라고 하는 것은

브라만교, 자이나교, 초기 대승불교, 부파 불교에서

주장했던 윤회의 주체라고 하는 4가지 대상을 의미합니다.

 

즉, 무엇인가 '나'라고 하는 것, '내 것'이라는 실체를 설정하고

그 실체에 집착하는 수행자들의 잘못된 관념과 생각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와 같은 4상에서 떠난다는 것은

'무아(無我)'를 체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륙도>

3. '나'와 '인간'에 대한 바른 견해

 

그리고, 4상을 다른 각도에서 파악하는 견해도 있습니다.

 

첫째, 아상(我相)은 매사를 자기 본위로 생각해서

자기 생각과 자기 것만 옳다고 하는 자존심과 공명심을 의미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시비분별의 바른 기준 없이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식으로

자신의 견해를 고집하는 것이 해당됩니다.

 

둘째, 인상(人相)이란 집단적인 패거리(人)로 나누어서

상대편을 미워하고 분리하는 생각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히틀러가 게르만족의 후손들은 위대하고,

유색인종들은 추악하다라고 생각하는 잘못된 관념입니다.

 

인간을 사상에 따라 '빨갱이'와 '흰둥이'로 나누어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나,

인간과 자연을 나누어 인간이 자연을 지배해야한다는 환경 파괴적인 사고

등등이 인상 (人相) 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셋째, 중생(衆生相)열등 의식, 패배 의식을 말합니다.

 

중생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자조하고

스스로 타락하여 자기 발전이 없는 열등 의식을 말합니다.

 

넷째, 수자상(壽者相)은 나이, 경험, 지위가 높다는 이유로

권위를 내세우려는 사람들의 아만심을 의미합니다.

 

또는, 수명이 지속되는 동안만 살아있다고 생각하여

삶과 죽음을 이분법으로 분리하여

살아있는 동안 마음대로 살면 된다는

윤회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의식 세계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 각도에서 바라보자면

잘못된 나의 고집, 편 가르기, 중생심, 아만심 등등의

그릇된 생각에서 벗어나야 진정한 보살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그릇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

남을 도운다고 하는 보살행을 하면서도

진정한 의미의 보살행이 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즉, 자비의 보살은 '나' '인간'을 바라보는

바른 견해과 지혜가 함께 할 때 빛을 발한다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