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10) - 제3 대승정종분(2) - 무집착>
제3 대승정종분 (대승의 바르고 근본의 가르침)
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위대한 보살들은 이렇게 그들의 마음을 닦는다.
'살아있는 모든 존재들,
즉 알에서, 모태에서, 습기에서, 혹은 저절로 태어난 것들,
모습이 있거나 모습이 없는 것들, 지각이 있거나 지각이 없는 것들,
혹은 지각이 있다고도 지각이 없다고도 할 수 없는 것들,
이러한 모든 존재들을 궁극적 열반의 길로 인도하여 그들을 해탈케 하리라.'
"그리하여 이렇게 헤아릴 수도 없이 수많은 중생들이 제도되었을 때,
실은 단 한명의 중생도 제도된 적이 없느니라."
왜냐하면 수보리야,
보살이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에 집착한다면,
그는 진정한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1. 공덕을 베풀 때 과보를 바라지 말라
그리하여 이렇게 헤아릴 수도 없이 수많은 중생들이 제도되었을 때,
실은 단 한명의 중생도 제도된 적이 없느니라."
성경에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불교의 <보왕삼매론>에도 비슷한 구절이 있습니다.
"공덕을 베풀때는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을 헌신처럼 버리라."
금강경의 위의 말씀은
<성경>이나 <보왕삼매론>의 말씀과 유사한 의미입니다.
이 세상에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인간들 속에서 고통받는 타인에게 도움을 주고
바른 길로 인도하겠다는 서원을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보살의 삶은 참으로 고귀합니다.
2. 무차별
그런데, 부처님께서는 한 발짝 더 나아갈 것을 강조하십니다.
왼손이 다치면 오른손은 당장 상처 입은 왼손을 돌봅니다.
자식이 아플 때 어머니는 당장 자식을 걱정하고 자식을 돌봅니다.
"나는 너를 돌보고, 너는 나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오른손은 왼손 역시 자신의 몸이며,
어머니는 자식을 자신과 같이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 사이에 차별이 존재하고 있지 않기에
자연스럽고 기꺼운 마음으로 이와 같은 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보살이 중생을 제도할 때에도
"내가 저 중생을 제도했고,
저 중생은 나에게 제도받았다."는
생각이나 말을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금강경에서는 이 의미를
"수많은 중생을 제도했지만,
단 한 중생도 제도된 적이 없다."라는 말씀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즉, 자신을 내세우는 공명심이나 삿된 마음 없이
자연스럽고 기꺼운 마음으로 중생들을 제도한다는 것입니다.
즉, 한 중생도 내가 제도한 적이 없다 라고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3. 영화 <명량>과 이순신 장군
예전에 최민식 주연의 <명량>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순신 장군은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도
모함을 받아 감옥에 갇히고 고문을 당하고 백의종군을 하게 됩니다.
백의종군길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슬픔을 겪지만,
그 슬픔을 뒤로 하고 한낱 병사의 몸으로 전장으로 나갑니다.
그리고, 원균이 크게 패하여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등용되자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나이다."라고 하며 전장으로 나갑니다.
만약, 이순신 장군이
'내가 싸워서 승리한 공로가 얼마인데,
나를 모함하여 백의종군을 시키는가?
수군이 전멸하여 니들이 어려우니 나를 다시 등용해?
니들이 죽든 말든, 나라가 망하든 말든 나는 상관 안해!!'
이런 생각을 하셨다면 12척을 갖고 명량으로 나갈수 있었을까요?
4. 성웅(聖雄)
오직 위기의 나라을 구하기 위해
단 12척의 배로 전장으로 나가는 모습...
그래서, 이순신 장군을 '성웅(聖雄)'이라고 부른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공명심, 개인적 원한, 사소한 이익이 아니라
국란에 처한 조국과 대의를 위해 자신을 버리는 마음.
그 마음이 바로 성웅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5. 청정하고 바른 마음
보살도 궁극적으로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살이 이기적인 삶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들을 위해 수행하고 보살행을 하는 것은 훌륭한 일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보살은 자신의 공명심이나 삿된 마음 없이
청정하고 바른 마음으로 그렇게 행할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이렇게 헤아릴 수도 없이
수많은 중생들이 제도되었을 때,
실은 단 한명의 중생도 제도된 적이 없느니라."
이 말씀이 금강경의 가르침의 핵심,
즉 "대승정종"에 해당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금강경>에서 보살이 어떻게 마음을 닦아야하는지에 대해
부처님께서 정말 해 주고 싶으셨던 말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중생들을 제도하려는 서원으로힘차게 살면서도,
그 마음에 공명심이나 삿된 마음이 없이
청정하고 바른 마음으로 보살도를 가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청정하고 바른 마음으로 보살도를 펼쳐야지
세세생생 보살의 길을 쉬지 않고 걸어갈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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