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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금강경(13) - 제4 묘행무주분(2) - 행복

by 아미타온 2024. 2. 15.

 

< 금강경(13) - 제4 묘행무주분(2) - 행복 >

 

<제주도 중문 주상절리 바다>

 

 

 

왜냐하면 보살이 상에 머물지 않고 보시행을 한다면
그로 인해 얻는 즐거움은 상상할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1. 보시와 행복


보살이 보시를 행하는 것은 

중생의 고통을 덜어주고 중생의 행복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보시를 행하는 자신의 입장에서 보면
중생의 고통이 덜어지고 중생의 행복을 통해서

자신도 행복해지고 자신의 마음이 맑아져야 합니다.


보시를 행하는데,

나와 남이 행복해지지 않고 불행해진다면

보시를 행하는 어떤 이유와 공덕이 있을까요?


보시를 행함으로 자신의 마음에 욕망과 짜증이

더 생긴다면 보시를 행해서 무슨 공덕이 있을까요?

 

상위법과 하위법으로 보자면
행복이 상위법이 되고 보시가 하위법이 되어야 합니다.

 

즉, 보시가 목표가 되어 행복이 죽어버리는 보시는

아무런 효용과 공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주도 약천사 대웅보전 삼존불>


2. 마음가짐

 

행복한 보시를 위해서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단 하나의 떡을 보시하더라도 

보시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에 따라 

보시 공덕의 결과와 행복의 깊이가 천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보살이 상에 머무르지(집착하지) 않고 보시행을 한다면
이 보시행으로 얻는 행복의 즐거움은 상상할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다고 하십니다.

예를 들어, 상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으로 보시를 행했다면
누군가를 도운 후에 다음과 같이 말하며 짜증을 내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아팠을 때 제가 매일 보살폈어요.

여러 가지 뒷치닥거리를 했는데,

그 사람은 별로 고마와하지 않더군요."

 

이 말 속에는 상대에 대한 서운함과 짜증이 섞여 있습니다.  

이 사람은 무언가 상에 집착하여 보시행을 한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보시행을 하고 나서 행복감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짜증과 원망이 더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무언가 집착하고 때가 끼어 있게 되면 보시를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없고 공덕이 쌓이지 않을 것입니다. 

 

<약천사 관세음보살님>


3. 빈자일등 이야기

 

유명한 "빈자일등(貧者一燈)"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위성에 사는 가난한 여인인 난다는

어느 날 길거리에 나갔다가

그 도시에 부처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녀는 부처님이 오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처님께 등불을 밝혀 공양을 올리고 싶었지만

기름을 살 돈이 없었습니다.

 

난다는 궁리 끝에 구걸을 해서 은전 한 닢을 얻어

그것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등불을 마련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사위성에 도착한 날 저녁,

사람들은 정성껏 마련한 등불을 밝히고 부처님을 맞이했습니다.

 

난다도 구석진 곳에 초라한 등불을 밝히고 설법을 들었는데,

마음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밤이 깊어 사람들이 모두 흩어지자 등불도 하나씩 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새벽이 되어도 꺼지지 않고,

점점 더 밝은 빛을 내며 타오르는 등불이 하나 있었습니다.

 

가난한 여인 난다가 깨끗하고 정성스런 마음으로 밝힌 그 등불이었습니다.


부처님은 초라하지만 오래도록 꺼지지 않은 난다의 등불을 보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난다가 정성으로 밝힌 등불이

어떠한 화려한 등불보다 더 오래 이 어둠을 밝히는구나.
난다는 이 공덕으로 반드시 해탈을 성취하게 되리라."

난다의 이야기처럼 초라하더라도

상에 집착하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보시하는데서 오는 행복감과 보시의 공덕은 

상에 집착한 수많은 화려한 등불보다 더 오래 어둠을 밝힐 수 있는 것입니다.


법구경의 제일 첫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 된다.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즐거움이 그를 따른다.

마치 그림자가 그 주인을 따르듯이."


난다의 이야기나 법구경의 구절처럼 불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행하는지를 중요하게 바라봅니다.


그 이유는 금강경의 말씀처럼

상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으로 보시를 행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보시의 결과인 그 사람의 행복과 공덕이 천양지차로 벌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시를 통해서 마음이 가벼워지고 맑아지고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상만 커지고 원망과 짜증이 쌓인다면

내가 무엇에 집착하고 걸려있는지를 잘 살펴야 할 것입니다.

 

"무주상 보시"에 대한 법문을 잘 명상하고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