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59) 환희환을 먹은 아기>
옛날 어느 어머니가 어린 아기를 데리고
길을 가다가 너무 지쳐 그만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어린 아기는 몸에 갖가지 패물과 구슬을 걸치고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그 때 어떤 도둑이 어머니가 잠든 것을 보고
어린 아기에게 "환희환(歡喜丸)"이라는 사탕을 주었습니다.
어린 아기는 그 사탕을 먹으니 맛이 너무 달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 맛에 빠져서 자신의 몸이나 물건들을 돌아볼 줄 몰랐습니다.
그 도둑은 곧 어린 아기의 몸에 있던
패물과 구슬과 옷을 모두 벗겨 가지고 달아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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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끼리에 쫒겨 우물 속에 들어간 남자의 비유
이 이야기는 무엇에 대한 비유일까요?
이 이야기는 <아함경>의 유명한 비유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어떤 남자가 들판을 거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불이 일어나더니 들판을 태우고 있었습니다.
그의 등 뒤로는 성난 코끼리가 입을 딱 벌리고 무섭게 쫓아왔습니다.
그는 비명을 지르며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온 힘을 다해 도망쳤지만, 코끼리와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졌습니다.
그런데, 마침 그의 눈 앞에 커다란 우물이 있었습니다.
그 우물에는 커다란 칡 넝쿨이 늘어져 있었습니다.
그 남자는 재빨리 칡 넝쿨을 잡고 우물 아래로 뛰어내렸습니다.
더 이상 따라올 수 없는 코끼리는 우물 위에서 으르렁거렸습니다.
"후우! 겨우 위기에서 벗어났구나.
그런데, 아니!!! 저건 또 무엇인가?"
우물 아래 쪽을 내려다보는 그는 다시 비명을 질렀습니다.
우물 아래에는 혀를 낼름거리며
뱀들이 자신이 떨어지기만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자신이 잡고 있는 칡넝쿨을
흰 쥐와 검은 쥐 두 마리가 나타나서 조금씩 갉아먹고 있었습니다.
위험 천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덩쿨 위에서 달콤한 꿀이 한 방울씩 떨어져 내렸습니다.
그 남자는 이 상황에서도 떨어지는 꿀맛이 너무 달았습니다.
그래서 그 단 맛에 취해 자신이 어떤 상황인지를 잊어버렸습니다."
2. 각성
어린 아기와 우물 속 남자는 둘 다 매우 위급한 상황입니다.
어린 아기는 도둑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고,
칡넝쿨에 매달린 남자는 위험한 우물로부터 벗어나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조그만 단맛에 취하여
자신의 위급한 상황임을 잊어버리고 아무 생각 없이 나태함에 빠져 있습니다.
순간의 단맛에 취해 계속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까요?
어린 아기는 자신이 가진 모든 보물을 잃어버리고 후회할 것입니다.
칡넝쿨에 매달린 남자는 줄이 끊어지면 뱀의 먹이가 되어 죽고 말 것입니다.
이 모습은 우리 인간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바로 나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지만 순간의 즐거움에만 취해서
허망하게 시간을 헛 보내다 죽음을 맞이합니다.
부처님께서는 꿀 맛과 사탕 맛에 취하지 말고,
우리의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고
이고득락의 해탈도를 구하는 수행의 길을 가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왕자의 길을 버리고
수행의 길로 가신 것도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보신 것입니다.
언젠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면서
순간의 즐거움에 빠져 시간을 함부로 낭비하며 살아간다면
큰 후회만이 남을 것이라고 보신 것입니다.
그래서, 안일과 쾌락을 용기있게 떨쳐 버리고
수행을 통해 윤회에서 벗어나는 해탈을 증득하신 것입니다.
어린 아기가 작은 사탕의 맛을 탐하다가
도둑에게 자신이 가졌던 모든 보물을 잃어버리는 어리석음을 봅시다.
그래서, 순간의 즐거움에만 취해서
참된 보물인 부처님의 가르침을 공부하지 않고
바른 수행의 길을 가지 않는다면 큰 후회만이 가득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잘 통찰해 보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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