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61) 백 냥의 살과 천 냥의 살>
옛날에 나쁜 폭군이 살았습니다.
백성들 사이에 왕에 대한 비방과
불평 불만들이 유언비어가 되어 퍼져나갔습니다.
"우리 나라 왕은 폭군이다.
성질이 포악하고 더러워서
백성을 괴롭히고 나라를 잘못 다스리고 있다."
왕은 펄펄 뛰며 불 같이 화를 냈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욕한 자를
끝까지 조사해 찾아낼 생각은 하지 않고
옆에서 아첨하는 간신들의 말에만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리하여 간신들이 지목한 충신을 잡아와 매달고는
등짝에서 백냥 가량의 살점을 베어냈습니다.
그러나 다음날, 다른 신하가 왕 앞에 나타나
충신이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였습니다.
충신의 누명이 벗겨지자 왕은 뉘우치는 마음으로
천 냥의 살을 구해와 그의 등짝에 기워 주었습니다.
밤이 되자 충신은 신음하며 매우 괴로워하였습니다.
왕은 충신의 신음소리를 듣고 물었습니다.
“왜 그리 괴로워하느냐?
내가 너의 백냥 살보다
열배가 더 많은 천냥 살을 주지 않았느냐?
그래도 만족하지 못하는 거냐?”
충신은 대답했습니다.
“왕께서 만일 왕자의 머리를 베었다면
나중에 비록 다른 천 개의 머리를 얻더라도
왕자는 죽음을 면할 수가 없을 겁니다.
저 또한 비록 열 배의 살을 얻었지만,
이 고통을 면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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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목숨
이 왕은 어떤 사람일까요?
정말 잔인하고 어리석은 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백성들을 몹시 괴롭히고 폭군이라는 말을 듣자
아첨하는 간신의 말을 믿고 충신의 등의 살을 백냥이나 파내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그것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자
그 충신의 등에 천냥의 살을 기워주며
10배나 더 많은 살을 주었는데 왜 괴로워하냐는 식입니다.
이런 왕은 자신이 그런 고통을 당해봐야 정신 차릴 사람입니다.
백냥 살을 베어내고 천냥 살을 갖다 붙인들
충신의 등짝이 원상 복구될 수 있을까요?
사람을 죽이고 나서 천금 만금을 준들
그 억울한 목숨이 다시 되살아날 리가 있을까요?
2. 악행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바로 자신의 생명입니다.
자신의 몸이 베어 고통을 받고 자신의 생명을 잃게 되면
아무리 수백 배의 보상을 해준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잔인하고 어리석은 사람은 그것을 모릅니다.
남을 해치거나 괴롭히며 고통을 주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이 없이 보상을 해 주면
그것으로 죄는 다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합니다.
왕이 충신의 등 살을 베어낸 뒤
다른 살로 기워놓고 그가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당사자인 충신은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왕자의 목을 베면
다른 천 개의 목이 있더라도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왕자는
살아올 수 없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알고 남을 해치거나 괴롭히는
악한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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