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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백유경(23) 산불을 보고 깨달음을 얻은 비구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2. 18.

 <백유경(23) 산불을 보고 깨달음을 얻은 비구 이야기>

 

<덕유산>

 

부처님께서 죽림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한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31번을 설법하셨다.

 

한 비구가 부처님으로부터 좌선 수행에 관한 설법을 듣고

수행 주제를 받아 정진하기 위해 숲 속으로 들어갔다.

 

비구는 숲에 들어가 자신의 힘이 있는 한 힘껏 수행하였다.

 

그렇지만 수행에 진보는 없고 힘만 들어서

다른 수행 주제를 받아 수행해 보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부처님을 뵙기 위해 숲을 떠나 죽림정사로 향했다.

 

<덕유산>

 

그런데, 그는 길을 가다가 도중에 산불을 만나게 되었다.

 

그래서, 산불을 피해 산꼭대기로 올라갔다가

산 위에서 훨훨 타올라 오는 불길을 바라보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불이 계속 번져 가면서

크고 작은 모든 것들을 태워 버리는구나.

바로 이와 같이 나도 성스러운 수행법이라는 불로써

크고 작은 모든 번뇌와 욕망이라는 장애를 다 태워 버려야겠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고

곧 자기의 마음이 변화되어가는 현상에 정신을 집중시켰다.

 

그가 이렇게 마음을 집중시키고 있을 바로 그때

부처님께서는 죽림정사에 계시면서,

그 비구가 불길을 피해 산 위에 머물면서

*제행무상의 진리를 체득해 가고 있는 것을 아시었다.

 

(* 제행무상(諸行無常) : 모든 것은 항상하지 않고 변한다는 진리)

 

<덕유산>

 

부처님께서는 곧 광명을 놓으시어

그 모습을 나투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비구여, 지금 네 생각은 올바르니라.

저 산불이 모든 크고 작은 장애물을 다 태우듯이

너 또한 네 지혜의 불로써 크고 작은 모든 번뇌와

욕망의 장애를 다 태워 버려야 하느니라.

너는 이제 중생으로 하여금 계속하여

윤회의 생사 고통을 받게 하는 애욕과 집착을 다 태워 버릴지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마음 집중 수행을 기뻐하고

게으름과 무관심의 허물을 보는 비구는

수행의 장애를 제거하고 향상 발전한다.

마치 불길이 크고 작은 것들을 모두 태워 버리듯이

 

부처님의 이 게송을 듣고 그 비구는 아라한 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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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주목>

 

1. 직면

 

경허 스님의 깨달음 이야기가 있습니다.

 

경허 스님은 경전에 박식하여

20대부터 동학사에서 <화엄경>의 대강사로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그런데, 옛 스승을 만나러 의왕 청계사로

길을 떠났다가 천안 근방의 어느 마을에 머물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콜레라(역병) 전염병으로 송장이 즐비하고

병에 걸려 고통받는 사람들을 보고 등골이 오싹하고

식은 땀이 흐르면서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엄습했습니다.

 

평소 경전에서 "생사가 일여하다"고 사람들에게 가르쳤지만,

막상 자신이 죽음의 실상에 부딪히자

그 동안의 공부가 도로아미타불이고 부질없는 메아리에 불과했습니다.

 

여기서 경허 스님은 크게 발심하고 겸허하게 자신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강사 생활을 그만두고 자신이 체험한 문제를 통해 새롭게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 어느 처사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수행을 게을리한 중은 신도의 은혜만 받으므로

죽어서 소로 태어나 그 은혜를 갚게 되는데,

소가 되어도 코구멍을 뚫을 곳이 없을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고 활연대오하여 큰 깨달음을 이루셨다고 합니다.

 

법구경의 비구 스님은 길을 가다가 산불을 만나

산불이 초목을 태우는 것을 직면하고

비로소 참된 수행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경허 스님은 전염병으로 인한 죽음의 현실에 직면하여

생사에 대한 새로운 각성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직면입니다.

 

<호수>

 

2. 간절함

 

우리도 이러한 경험을 하는데,

왜 자기 수행의 계기로 삼지 못할까요?

 

경허 스님이 지은 <참선곡>을 보면 다음 대목이 있습니다.

 

"고양이가 쥐잡듯이 목마른이 물 찾듯이 

육칠십 늙은 과부 외자식을 잃은 후에 자식생각 간절하듯

생각생각 잊지말고 깊이 궁구하여 보세"

 

<법구경>에서 부처님께서는

" 마음집중 수행(알아챔,깨어남)을 기뻐하고

게으름과 무관심의 허물을 보는 비구는 향상 발전한다."고 했습니다.

 

배운 것을 자기화하여 체득하려고 하는 강한 의욕과 간절함이 있어야 합니다.

관성적인 배움에서 벗어나 배각성을 이루려는 깨어있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수많은 각성의 기연과 계기들이 우리 주위에 펼쳐져 있슴에도

게으름과 무감각으로 자기 체득의 소중한 결과물을 얻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법구경>의 비구 스님은 산불이 일어나 초목을 태우는 것을 보고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성스러운 수행법이라는 불로

반드시 번뇌와 탐욕의 장애를 태워버려야겠다는 수행의 실마리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수행에 몰입하여 자기 체득을 통해 아라한 과를 증득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각성의 기연과 계기를 맞이하기 이전에

자신의 깨어있고 간절한 공부의 준비 상태가 얼마나 중요함을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