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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25) 메기야 비구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2. 21.

<법구경(26) 메기야 비구 이야기>

 

<철원 고석정>



부처님께서 짤리까 산에 계시던 어느 때,

부처님의 시자였던 메기야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33 번과 34번을 설법하시었다.

 

어느 때 메기야 비구는 부처님의 시자가 되어

부처님을 모시고 탁발을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망고 동산을 보았다.

 

그 동산은 매우 아름다운 곳이어서,

메기야 비구는 저 곳이야말로

수행자가 좌선하기에 매우 이상적인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메기야 비구는 부처님께

저 곳에 가서 좌선할 수 있게 허락해 주십사고 청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었다.

 

“메기야여, 너를 대신할 다른 비구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어떠냐?

너는 여래를 모시는 사자로서의 예의나 책임상

지금 여기를 떠나는 것이 옳지 않으니라.”

 

그렇지만 마음이 급했던 메기야 비구는 자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결국 메기야 비구의 청을 들어주시었다.

 

<철원 고석정 뱃놀이>

 

메기야 비구는 그렇게 부처님을 떠나

혼자서 망고 나무가 우거진 동산에 들어가 좌선을 했다.

 

그렇지만 하루 종일 좌선을 해도

마음은 방황하고 번뇌에 휩싸여 정진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별 소득도 없이 다시 부처님께 되돌아오게 되었다.

 

그는 부처님께 자신의 마음이

어떻게 감각적인 욕망과 분노의 마음,

남을 헤꼬지하는 마음 등에 묻혀서 답답하고 괴로웠는지를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마음의

그와 같은 성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셨다.

 

마음은 쉽게 긴장되고 흥분하며 변화하여 움직이기 때문에

수행자는 언제나 방일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고 부처님께서는 가르치신 것이었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마음은 실로 변덕스럽고 요사스러워

이를 보호하고 다스리기는 매우 어려운 것

지혜로운 사람만이 그것을 다스려 바르게 한다.

마치 화살 만드는 사람이 굽은 화살을 곧게 펴듯이.

 

물 밖 땅 위로 던져진 물고기가

몸부림치며 팔딱거리듯

마음은 흔들려 떨며 몸부림친다.

마라로부터 벗어나려는 순간에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메기야 비구는 수다원 과를,

다른 많은 비구들은 사다함 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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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고석정 바위>

 

1. 시자의 역할

 

부처님의 시자로 유명한 분은 아난 존자입니다.

 

아난 존자는 부처님께서 55세 때 처음 시자가 되었고,

부처님께서 80세 열반하실 때까지 부처님을 시봉하였습니다.

 

그 이전에는 여러 비구들이 돌아가며

그 때 그 때 형편에 따라 부처님의 곁에서 시봉을 하였습니다.

 

경전에는 우빠와나, 나가사말라, 나기따, 수나캇따,

쭌다, 사가따, 라다, 메기야 등의 여덟 비구가 등장합니다.

 

부처님께서 병으로 누워 계실 때 약을 얻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우빠와나와 같은 착한 비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과 같이 길을 가다가 갈림길을 만나게 되었는데,

부처님이 선택하신 길이 잘못된 길이라고 고집을 피우다가

결국 부처님과 헤어져서 다른 길로 가다가 노상 강도를 만나

봉변을 당한 고집 불통인 나가사말라 비구도 있었습니다.

 

즉, 부처님의 초기 시자들 중에는

부처님께 칭찬을 받았던 아난존자와는 달리

부처님의 뜻을 잘 헤아리지 못한 시자들도 여럿 있었습니다.

 

메기야 비구도 부처님을 모시고 탁발을 나갔는데,

망고 동산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부처님의 시자 역할을 그만두었습니다.

 

부처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서 수행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던 

충실하지 못한 시자가 바로 메기야 비구였던 것입니다.

 

메기야 비구는 부처님을 남겨두고 홀로 망고 동산에서 좌선 수행을 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방황하여 날뛰고 번뇌가 들끓어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메기야는 부처님께 돌아왔고 부처님은 자비롭게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범부 중생이라면 ‘내가 그렇게 가지 말라고 두 번이나 말했건만,

그 청을 거절하고 가더니 잘 될 턱이 있냐?’ 고 괘심히 생각했을 것입니다.

 

<철원 고석정 계곡>

 

2. 마음 제어

 

그러나, 우리 부처님은 참 자비로우십니다.

메기야에게 법을 설하시며 바른 가르침의 길로 인도하시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마음의 특징을 일깨워 줌으로써

메기야를 바른 법의 길로 이끄십니다.

 

마음은 이리저리 날뛰며 흔들리기 쉬워

이를 다스리고 억제하기 어렵다고 하셨습니다.

 

마음은 환경과 인연에 따라 이리 저리

움직이는 구름처럼 무상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마치 굽은 화살과 같이 곧게 펴기 힘들고,

땅에 던져진 고기처럼 파닥거린다는 비유를 드셨습니다.

 

심지어 좌선 수행을 하려고 조용한 망고 숲에 앉아도

길들여지지 않은 마음은 욕심, 분노에 쉽게 흔들립니다.

 

메기야 비구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마음의 특성을 납득했습니다.

욕심, 분노에 쉽게 흔들리는 마음의 무상한 속성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마음을 잘 길들이고 제어하는 중요성을 납득하게 되었습니다.

 

그릇된 생각과 감정의 움직임인 망념에 놀아나지 않고

곧게 펴진 화살처럼 바르게, 물 속에서 평화롭게 노는 물고기처럼 평온하게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는 것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 자각하게 된 것이었다.

 

법구경의 제1장은 "마음이 모든 것의 근본이 된다."입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마음에서 나온 신구의 삼업이 우리를 윤회하게 합니다.

 

무상한 망념에 흔들리지 않고 화살처럼 곧고 바르게

자신의 마음을 길들이고 닦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자각하고

바른 정진의 길로 접어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을 곧게 정갈하게 만드는 수행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