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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도량

화순 쌍봉사

by 아미타온 2024. 4. 10.

< 화순 쌍봉사 >

 

 

 

1. 철감 선사와 쌍봉사

 

화순 쌍봉사는 독특하게 목탑 형태의

대웅전이 남아 있는 도량으로

고즈늑하고 마음을 끄는 매력이 있는 도량입니다.

 

 

 

게다가 신라 말기 조성한 철감 선사 부도탑은

우리 나라 가장 아름다운 부도탑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쌍봉사는 일주문-천왕문-대웅전으로

들어가는 일반적인 절의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포근한 산세에 둘러싸여

신선한 감각을 불러 일으키는 도량입니다.

 

 

 

2. 철감선사 도윤과 사자산문

 

절 일주문에는 "쌍봉 사자문"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철감선사 도윤(道允, 798~868)은

신라 말기 참선을 수행하는 선종의

9산 선문 중 사자산문의 개창자입니다.

 

철감선사의 제자 절중이 강원도 영월

사자산 법흥사에 사자산문을 열었지만,

그 종조가 철감선사 도윤이므로 이 곳이 사자산문의 근본 도량이 됩니다.

 

 

철감 선사 도윤은

'남전참묘(남전이 고양이를 베다)'로

유명한 당나라 남전 선사 문하에서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끽다거(차나 한잔 드시게)'와

'뜰앞의 잣나무'의 가르침으로 유명한

조주 선사를 사형으로 함께 참선을 닦고 공부했습니다.

 

철감 선사느 남전 선사를 모시고

중국 소주 쌍봉산(雙峰山)에서 공부해서

스스로의 법호를 '쌍봉'이라고 지었습니다.

 

중국 쌍봉에서 정진하던 선(禪) 공부 가풍을 잊지 말자고

스스로의 이름을 그렇게 지은 것입니다.

 

 

 

3. 쌍봉사 창건의 전설과 풍수 지리

 

당나라에서 귀국한 철감 선사는 법도량을 찾아 전국 여러 곳을 살폈습니다.

하루는 지금의 화순 이양면 중조산(中條山)에서 발길을 멈췄습니다.

 

철감 선사는 이 곳의 산수가 역류되어 남으로 나와

북으로 흘러가는(南出北流) 것을 기이하게 여겼습니다.

장엄한 지세를 따라 올라가 보니 지금의 쌍봉사 터였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는 이미 큰 부자가 살고 있었다.

실망한 철감선사가 하룻밤 쉬면서 보니

밤새 집안 식솔들이 부지런하게 오갔습니다.

 

집안에 샘이 없어 물을 길어오는 것이었다.

선사는 이 곳이 사찰이 들어서야 할 터임을 밝히고

산 아래에 자리를 잡아 우물을 파니 옥수가 솟아 올랐습니다.

오늘날의 쌍봉 마을입니다.

 

 

 

산 아래로 집터를 옮긴 주인은

철감선사가 쌍봉사를 세우는데 힘을 다해 도왔다.

 

쌍봉사를 포근하게 안고 있는 주산은

중조산(中條山), 또는 사자산(獅子山)이라고 부릅니다.

 

쌍봉사는 배가 항해하는 형국(行舟形)이어서

절 입구에 삼층 목조탑(대웅전)으로 돛대를 높이 세웠습니다.

 

배에 구멍을 뚫으면 항해할 수 없으니

절에는 함부로 샘을 파지 않았습니다.

 

다만 지형이 사자가 누워있는 형상으로

사자의 입은 침이 마르지 않을 것으로 여겨

침샘을 찾아 땅을 파니 맑은 물이 솟아났다고 합니다.

 

당시 당나라에서 유학한 우리나라 선불교의 개창조들은

도량의 입지와 풍수를 볼 줄 아는 높은 안목이 있으셨던 것입니다.

 

공부할 도량을 구하는데 공을 쏟은 철감 선사의 노력과

풍수를 보고 함부로 샘을 파지 않은 철감 선사의 안목을 알고 나니

쌍봉사 터가 참 공부하기 좋은 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쌍봉사 대웅전

 

속리산 팔상전, 보탑사 대웅보전과 더불어

우리 나라에서 목탑 형식으로 남아 있는

단 세 개의 법당 중 하나인 대웅전입니다.

 

팔상전보다는 작지만, 훨씬 단아합니다.

 

철감선사가 포근한 이 곳의 지세에

목조탑 양식의 대웅전을 세우고

마음이 아주 흐뭇했을 거라는 생각합니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 부처님를 본존으로

가섭 존자, 아난 존자가 부처님을 협시하고 있습니다.

 

그 상호가 포근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는 부처님입니다.

그리고, 환하게 웃고 있는 가섭 존자의 얼굴도 인상적입니다.

 

 

 

1984년 초파일 때 어느 신도가 촛불을 치는 바람에 화재가 나서

조선 시대 때 조성된 대웅전이 전소되어 새롭게 조성된 대웅전입니다.

 

그런데, 대웅전이 불에 탈 때

어느 처사가 부처님을 들고 나와서

부처님은 불행 중 다행으로 화마를 피하셨다고 합니다.

 

그 분은 복받을 거라는 생각합니다.

 

 

5. 극락전과 아미타 부처님

 

대웅전 바로 뒤에는 극락전이 있습니다.

 

대웅전과 극락전이 앞 뒤로 함께 있으니 참 좋습니다.

 

두 그루의 단풍 나무가 극락전을 수호하듯이 서 있는 모습이

운치 있고 좋습니다. 

 

 

 

극락전에 들아가보면 아주 크고 자비로운 상호의

아미타 부처님께서 떡 하니 앉아 계십니다.

 

숨은 보석같이 환하게 웃고 계신 아미타 부처님을 뵙고

극락 왕생을 발원하고 선근을 닦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사이즈에 비해 

협시하는 관세음보살님과 대세지보살님은 작아 보입니다.

 

관세음보살님과 대세지 보살님은 도난을 당해 다시 제작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6. 지장전

 

극락전 옆에는 지장전이 있습니다.

 

지장전에 모셔진 지장 보살님과

무독귀왕, 도명존자입니다.

 

지장 보살님의 상호가 아주 근엄하고 힘이 넘칩니다.

지장 보살님 앞에서는 악업을 함부로 지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장보살님 옆으로 10대 명왕과

그 권속들, 금강역사가 도열하고 있습니다.

 

지장전에 모셔진 보살님과 10대 명왕님은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10대 대왕님들의 상호 또한 살아계신 듯

힘이 넘치십니다.

 

 

고색창연한 채색이 남아 있는

조선 후기 양식의 멋진 지장 보살님 권속들을 보니

지옥 갈 악업을 참회하고 바른 불법의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7. 호성전

 

쌍봉전에는 독특한 양식의

전각이 있습니다.

 

바로 호성전입니다.

'성인을 수호하는 전각'이라는 뜻입니다.

 

 

이 곳에는 쌍봉사를 개창한 철감 선사와

중국 선종의 조주 선사가 함께 모셔져 있습니다.

 

쌍봉사의 조사당인 셈입니다.

 

두 분 모두 선정인을 취하고 계십니다.

 

조주 선사는 120세까지 사시면서 독특한 선풍을 휘날렸다고 하는데,

철감 선사가 사형인 조주 선사를 특별히 사랑하고 공경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8. 초의 선사

 

철감 선사 부도탑 올라가는 길입니다.

 

대나무가 길 옆으로 서 있고

산색이 예쁜 멋진 길이었습니다.

 

 

이 길은 <동다송>의 다도로 유명한

초의 선사가 거닐었던 길이라고 합니다.

 

22살 젊은 시절 쌍봉사에서

유명한 선승을 모시고 선공부를 하던 초의 선사가

철감 선사 부도탑을 참배하러 매일 오르내리던 길입니다.

 

가을 한가윗날 새벽 이 곳 대나무에 맺힌 이슬이

흐르는 것을 보고 자신의 가슴에 맺힌 잘못을 아파하며

미연에 그 잘못을 막지 못했던 자신의 허물을 참회하는

젊은 초의 선사의 마음이 시 속에 진솔하게 담겨 있습니다.

 

극락에 왕생하려는 마음을 내는 사람은

자신의 죄업에 눈물 흘리는 사람입니다.

 

초의 선사의 올곧은 선의 마음도

자신의 허물에 눈물 흘리는 마음에서

출발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 철감선사 부도탑

 

철감 선사 부도탑이니다.

 

 "우와~~"하고 찬사가 나오는 정말 멋진 부도탑입니다.

 

철감 선사 부도탑은

화려한 다보탑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단부의 구름과 그위의 사자, 연꽃과 비천, 천왕상을

살아있는 듯 정말 잘 묘사한 우리 나라 최고의 부도탑입니다.

 

그야말로 품격과 품위가 느껴지는 멋진 부도탑이었습니다.

 

여주 고달사지 부도탑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우리 나라 최고의 부도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자의 모습입니다.

 

 

비천과 연꽃입니다.

 

 

 

사리함을 지키는 사천왕입니다.

 

살아 있습니다.

 

중국에서 새로운 신불교인 선불교를

우리나라에 들여와 꽃피운 조사인 철감 선사에 대한

제자들의 공경과 사랑이 저 아름다운 부도탑으로 피어 났다고 생각합니다.

 

철감 선사 사자산문의 선의 가르침이

어떤 가르침이었는지는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부도탑이 남아 있을 정도의

공경과 사랑을 받았던 분의 가르침이었다면

분명 많은 제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선의 가르침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10. 철감선사 탑비

 

한 발을 들고 있는 익살스런 철감선사 탑비입니다.

 

이 탑비도 비석만 온전히 남아 있었다면

부도탑과 더불어 최고의 탑비가 되었을 것입니다.

 

포근함과 더불어 익살스러운 웃음을 주는 독특한 느낌의 탑비였습니다.

 

 

 

부도탑에서 바라보는 쌍봉사입니다.

 

산세가 포근합니다.

 

철감 선사가 참 좋은 곳에

공부 터를 마련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곳에 멋진 도량을 조성하여

후대의 우리들의 마음을 깨워주는

철감 선사와 같은 훌륭한 선지식들의 은혜를

다시금 느끼게 하는 쌍봉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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