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보림사>
1. 가지산문 도량 장흥 보림사
장흥 보림사.
보림사는 신라 말기 선종 도량인 9산 선문 중에서
가장 번성했다고 하는 가지산문의 중심 도량입니다.
일주문이 참 단아하고 예쁩니다.
일주문의 이름이 '외호문(外護門)'입니다.
결계의 의미가 강한 이름인데,
여기 보림사 말고 외호문이라는 이름을 쓰는
일주문은 못 본 것 같습니다.
일제강점기때 조선총독부가 만든
'조선고적도보'에 있는 보림사 외호문입니다.
'조선고적도보'는 조선침략의 과정중 하나로
1909년부터 시작되어 발행은 도쿄에서
1915~1935년에 걸쳐 총 사진 수 6.633장 15권으로 발행된 책입니다.
시대별로 건축물을 포함해 유적, 미술품을
모두 수록한 한국의 역사를 사진으로 담은 최초의 책입니다.
조선 시대때 불교가 어떤 대접을 받고 있었는지
이런 사진들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보물로 지정된 보림사 사천왕님입니다.
부처님 세계를 수호하는 으뜸 신장답게
큰 눈을 부릅뜨고 보배 보관을 쓰고 계시지만,
중생을 바라보는 눈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우셨습니다.
2. 대웅보전
2층 형식으로 된 대웅보전입니다.
절이 자리한 위치가 참 멋집니다.
서기 860년에 헌강왕의 권유로
보조 선사 체징이 이곳에 대가람을 건설했습니다.
고려 때 송광사가 대찰로 커지면서 사세가 기울어
지금은 송광사의 말사가 되었습니다.
일주문인 이 외호문과 뒷쪽의 천왕문과 사천왕상을 제외하고
6.25때 전소되어 이후 불사를 통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조선고적도보'에는 이렇게 나옵니다.
불에 탄 건물을 그대로 복원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보림사 자리는 원래 연못이었고,
연못에는 백룡이 살았답니다.
백룡을 쫓았는지 값을 치루고 보냈는지
아무튼 보내고 나서 연못을 메꿔 절을 지었다고 합니다.
대웅보전 석가모니 부처님입니다.
예전에는 대웅보전이 이런 모양이었다는데,
불에 타서 새롭게 조성한 석가모니 부처님입니다.
앞으로는 잘 보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3. 대적광전
대적광전입니다.
보림사 대적광전 두 석탑은
단아하면서도 정갈합니다.
그 옆에 서 있는 석등도 날렵하면서도 부드럽습니다.
쌍탑과 석등은 신라시대의 작품입니다.
5미터가 넘는 사이즈인데도
단아하고 예뻐서 커보이지가 않습니다.
석탑의 나라인 우리 나라 장인들이 얼마나
대단한 분들이 많았는지를 다시금 느끼게 됩니다.
옆에서 봐도 멋집니다.
불국사의 석가탑과 다보탑과는
또 다른 맛을 주는 두 기의 석탑입니다.
보림사 대적광전에는 우리나라 3대 철불 중
한 불상인 보림사 철불 비로자나 부처님이 계십니다.
그 상호가 정말 멋집니다.
어떻게 철을 갖고 이렇게 멋지고
장중한 부처님을 조성할 수 있었을까요?
다시 한번 감탄사가 나왔습니다.
장흥 보림사는 터가 넓습니다.
산 봉우리가 마치 연꽃처럼 보림사를 감싸고 있습니다.
그 터가 넓고 풍족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머물면서
평안하게 수행할 수 있는 수행 도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림사는 선정을 공부하기 좋은 곳입니다.
마음이 착하고 공부하려는 사람이 아니면
이 곳에 오래 있기 힘들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요한 마음인 선정을 닦는 수행자에게
극락인 곳이 바로 보림사입니다.
4. 보림약수
우리 나라 10대 약수 중의 하나라는 보림 약수입니다.
물고기가 헤엄치는 맑은 보림 약수입니다.
극락에도 8공덕수가 있어 상쾌하게 수행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맑고, 달고, 시원하고 등등의 8가지 공덕의 물입니다.
보림사의 보림약수도 8공덕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옛날 보림사의 선승들은 보림약수를 마시면서
쾌적하게 수행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보조선사 체징 부도탑
설악산 진전사의 도의 선사의 법손자로
가지산문을 개창한 보조선사 체징 스님 부도탑입니다.
4.1미터 높이로 880년에 만들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사천왕상을 새긴 솜씨가 훌륭합니다.
가지산문을 개창하여
후대까지 수행할수 있는
멋진 선정 도량을 조성하신 것만으로도
보조 선사는 불멸의 업을 완성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조 선사 부도탑은
사천왕이 참 멋진 부도탑입니다.
살아 계신 듯 느껴졌습니다.
6. 범종 소리
오후 5시가 지나니까 스님께서 종각으로 갑니다.
휘적휘적 걸어가시는 모습이 멋집니다.
보림사 정자에 앉아서
저녁 예불을 알리는 범종 소리를 들었습니다.
장중한 범종 소리를 듣고
산란된 마음에서 깨어나
불성을 밝혀서 불법을 잘 공부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의 보림사 스님께서
석류를 보시해 주셨습니다.
감사히 잘 먹었습니다.
우리의 산천을 돌아다닐때마다
우리 산천과 유적 곳곳이 얼마나
아름답고 훌륭한지를 느끼게 됩니다.
우리나라 자연과 선조들이 주는
깊은 은혜에 감사하게 됩니다.
자연과 선조들의 은혜를 받은만큼
이 자연과 선조들께도 무언가 드리는
회향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