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35) 제10분 장엄정토분(藏嚴淨土分) 5 - 수미산>
"수보리야!
비유컨대 수미산만큼이나 몸집이 큰 사람이 있다면
그의 몸집이 크다고 하겠느냐?"
수보리는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매우 큽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것은 큰 몸집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일컫어 큰 몸집이라고 합니다."
1. 수미산
보살이 참답게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 설하신 부처님께서는
사람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각적으로
우리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큰 산의 비유를 드십니다.
인도인의 세계관에 의하면 수미산은
우주의 중심에 위치한 아주 큰 산입니다.
마치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우는 히말라야의
광활하고 드높고 웅장한 암봉들을 상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와 같이 거대하고 장엄한 큰 몸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몸의 크기가 크겠느냐는 것입니다.
히말라야의 거대하고 장엄한 암봉들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은 얼마나 큰 몸이겠습니까?
그래서, 수보리 존자는 매우 크다고 대긍정의 대답을 합니다.
그런데, 수보리 존자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부처님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고 다시 한 마디를 더 첨가합니다.
여래께서 말씀하신 큰 몸이라고 하는 것은
큰 몸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을 일컫어 큰 몸이라고 한다.
"A는 A가 아니기 때문에 A라고 이름한다"라는
금강경 특유의 부정의 논리 전개를 하고 계십니다.
왜 수보리 존자는 이러한 답변을 하시는 것일까요?
2. 백범 김구 선생
한국인들이 한국 근현대사에서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백범 김구 선생을 많이 뽑습니다.
한국 10만원권 표지 인물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분이 백범 김구 선생이었다고 합니다.
백범 김구 선생은 고등 교육을 제대로 받은 분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바르게 세상을 살려는 열망이 있으신 분이었습니다.
상해 임시 정부의 문지기라도 되어
독립운동을 하고 싶은 마음으로
중국 상해로 망명하여 독립 운동을 했습니다.
상해 임시 정부가 지도부의 분열과 일제의 중국 침략으로
어렵고 힘들 때도 그 뜻을 꺾지 않고 끝까지 임시정부를 지켰습니다.
해방된 조국에 돌아와서도
분단된 조국을 만들려는 움직임에 반대하여
홀로 삼팔선을 넘어면서까지 분단을 막고자 했습니다.
"분단된 조국에 사느니 차리리 38선을 베고 죽겠다."
라는 유명한 말씀을 남기고
80이 다 되신 노구를 이끌고 분단을 막기 위하여
김일성과 직접 회담을 하기 위해 삼팔선을 넘어 갔습니다.
그러다가 통일을 반대하는 분단 세력과 미군정의 사주를 받은
안두희에 의해 암살을 당하며 운명을 달리 하셨습니다.
백범 김구와 대척점에 있는 사람이 이승만입니다.
구한말 독립협회 활동을 하다가 미국으로 들어가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은 똑똑한 엘리트였습니다.
상해 임시정부가 처음 수립되었을 때에도
그유명세 덕에 임시 정부의 초대 대통령을 지냈습니다.
그런데, 동지들은 상해에서 힘든 독립운동을 했지만,
임정의 대통령임에도 미국에 계속 거주하며 살았습니다.
독립이 되자 해방된 조국에 들어와
대통령이 되려는 야망을 가지고 자신의 꿈을 위해 정적을 제거하고
친일파와 미군정의 지원으로 분단 정국에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부정 부패와 권력욕에 집착하다
결국 4.19혁명으로 하야하고 말았습니다.
백범 김구와 이승만 중에 누구를 큰 인물이라고 부를 것인가?
대부분 백범 김구 선생을 큰 인물이라고 할 것입니다.
김구 선생이 큰 인물인 것은
김구 선생이 임시 정부 수반을 지냈기 때문이 아닙니다.
조국의 분단을 막고 통일된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치려고 했던 조국을 사랑하는 마음과
자신의 사사로운 이익을 버리고 대의를 위해
살아가려는 그 사람의 의지를 보고 김구 선생을 큰 인물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즉, 자신은 큰 인물이라는 상이 없고,
사사로움을 버렸을 때
진정한 큰 인물이라 불릴 수 있는 것입니다.
이승만은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고,
임시정부의 초대 대통령이고
박사고 온갖 큰 명예는 다 차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승만은 대통령이라는 상에 집착했고,
이를 위해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였기에
그는 진정한 대통령이 아닌 것입니다.
<금강경>에서 부처님께서 큰 수미산을 비유로 드신 것은
보살의 이러한 측면을 말씀하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불국토를 장엄하기 위해 살아가는 보살들은
수미산과 같은 큰 존재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보살들이 서원과 자비심으로 불국토를 장엄하는 것은
마치 수미산과 같은 큰 몸으로 비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
그러나, 큰 몸이 진정으로 큰 몸일 수 있는 것은
큰 몸에 대한 집착과 욕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백범 김구 선생을 민족의 큰 산으로
후세의 눈밝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이유는
그 분이 큰 산(대통령이나 정부의 수반)에 집착하거나
욕심을 내는 사사로움이 없이 민족을 사랑하는
큰 마음과 큰 실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군자는 대의에 밝고,
소인은 사사로운 이익에 밝다고 합니다.
참다운 큰 몸이 군자의 큰 대의인 것인지,
소인의 사사로운 이익인지는 너무도 명약관화합니다.
3. 대붕과 보살
<장자>의 제일 첫 대목에 대붕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대붕은 큰 날개를 펴고 구만리 창공을 올라
저 멀리 '남명'이라는 남쪽 세상을 향해 긴 여행을 간다고 합니다.
이것을 본 참새는 무엇 때문에 힘들게 구만리 창공을 날아
남쪽으로 가는지 대붕이 하늘을 나는 모습을 비웃었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붕의 큰 뜻을 어찌 참새가 알겠느냐?"라는
유명한 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대붕이 큰 날개를 펴고 멀리 날아서
남쪽으로 가는 것은 그 뜻이 크고 갈 길이 멀기 때문입니다.
한낱 자신의 이득을 위해 조그만 경계 속에서
살아가는 참새가 대붕의 큰 뜻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수미산과 같은 큰 보살은
큰 날개를 펴고 멀리 날아가는 대붕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참다운 보살은 자신이 크고
멀리 간다는 아상과 사사로움이 없습니다.
그리고, 참새들의 비웃음에 허허롭게 웃을뿐
시비를 걸지 않고 묵묵히 구만리 창천을 날아갈 뿐입니다.
큰 뜻과 허허로움이 있기 때문에
수미산과 같은 큰 보살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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