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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인물사

불교 인물사(20) - 해동화엄의 초조, 의상 대사(8) - 법성게(3)

by 아미타온 2024. 5. 1.

<불교 인물사(20) - 해동화엄의 초조, 의상 대사(8) - 법성게(3)>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첫 발심 했을 때가 부처님의 자리이고

생사열반상공화(生死涅槃常共和)     생사와 열반이 서로 같은 모양일세

이사명연무분별(理事冥然無分別)     이치와 현상은 은은하여 분별이 없으니

십불보현대인경(十佛普賢大人境)     열분의 부처님과 보현보살 경지일세

 

<일엽 관음>

1. 초발심시변정각

 

중생이 처음으로 보리심을 발할 때 

곧 정각(위없는 깨달음)을 이룬다는 아주 혁명적인 견해입니다.

 

우리는 흔히 초발심이 보살의 작은 시작이고,

변정각이 보살의 화려한 종착역(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의상 대사의 견해는 이러한 시작과 끝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잘못된 분별이고 망상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보리심은 보살이 중생의 고통을 가엾이 여기고 사랑하여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바르게 불법을 배우고 능력을 키워서

향상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을 내는 것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주변 사람들에게 하루에 1가지씩

착한 보시를 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어서 실천한다고 합시다.

 

이러한 나의 초발심이 단지 작고 미미한 시작일 뿐이고,

이를 통해 더 높은 훌륭한 실천을 해서 수억겁 후에

내가 변정각이라는 종착역에 도착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것니다.

 

자신이 초발심(보리심)의 가치와 의미를 안다면

초발심의 가치가 변정각과 다르지 않다는 견해인 것입니다.

 

초발심(보리심)의 가치를 알고 소중히 여기고 유지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정각을 이룬 것과 같다는 혁명적 견해입니다.

 

<천수천안 관세음보살님>

 

2. 생사열반상공화

 

초기 불교는 생사(갈애와 욕망으로 윤회하는 삶)를 혐오하여

생사를 끊고 버림에 의해 해탈(열반)로 향하는 방식입니다.

 

그러나, 대승불교는 생사를 혐오하거나 끊는 것이 아니라, 

생사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통해

지혜(각성)와 자비(방편)라는 방향으로 

잘 살려가는 것을 통해 해탈(열반)을 구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아들을 사랑하고 좋아한다고 합시다.

 

초기 불교는 아들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끊는 방식을 통해 해탈을 추구해갑니다.

 

그러나, 대승 불교는 아들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마음이

아들을 행복하고 바르게 키우는 밝은 지혜와 방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나의 인식을 전환시킴에 의해 해탈로 나아가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대승적 인식의 전환에 의해 

생사와 열반이 서로 같은 모양(생사즉열반)일 수 있는 것입니다. 

 

<백제 관음보살님>

 

3. 이사명연무분별

 

"이치"는 "목적, 가치"을 의미하고,

"현상"은 "수단, 구현"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치와 현상은 은은하여 분별이 없으니"라는 뜻은 

목적과 수단의 일치, 인식과 가치의 구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하루 1일1선을 한다고 했을 때

1일1선의 보시행으로서의 목적과 가치를 바르게 인식하고

그 구현을 위해 하루에 1가지씩 착한 일을 행하는 것입니다.

 

즉, 목적과 수단의 일치, 가치에 대한 인식과 구현을 통해

이치와 현상이 서로 부딪히지 않고

내 삶에서 조화롭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의상 대사는 이러한 대승적 인식의 전환을 통해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수많은 부처님과 보현 보살의 경지라고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