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38) 제12분 존중정교분(尊重正敎分) 1 - 성지>
제12분 존중정교분
"더 나아가 수보리야!
이 경전 가운데 네 구절만이라도 설해지는 곳은
세상의 모든 천신, 인간, 그리고 아수라들이 마치 부처님의 탑에
공양을 올리듯 그 곳에 공양하러 올 것이니라.
이러한 곳은 성지로 대우받는데,
하물며 이 경전을 외우고 수행하는 사람이랴!
수보리야, 그 사람은 얻기 힘든
심오한 경지를 터득한 사람임을 알아야 한다.
이 경전이 있는 곳은 어디든지 부처님
혹은 부처님의 위대한 제자들이 머무는 성지이니라."
1. 성지
제12분의 제목은 "존중정교(尊重正敎)"분입니다.
"존중해야 할 바른 가르침"이라는 뜻입니다.
아상과 집착을 떠나 보살행을 행하라는
금강경의 가르침은 참으로 존중해야 할 가르침이라는 뜻입니다.
금강경이 설해지는 곳에는
천신,인간, 아수라가 부처님의 탑묘에 공양을 올리듯
그곳에 공양을 바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부처님의 탑묘나 부처님을 모신 도량(절)만이 성지가 아니라,
금강경을 수지독송하는 이가 있는 곳도 성지임을 알라고 하는 의미입니다.
즉, 금강경을 독송하는 곳은 그곳이 집이든, 시장이든,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닦는 도량이자 성지라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수보리야!
이 경전 가운데 네 구절만이라도 설해지는 곳은
세상의 모든 천신, 인간, 그리고 아수라들이
마치 부처님의 탑묘에 공양을 올리듯 그 곳에 공양하러 올 것이니라.
2. 탑
불국사에 가면 석가탑, 다보탑이 있습니다.
법당 앞에 있는 석가탑, 다보탑과 같은 탑은 단순한 장식품이 아닙니다.
탑은 인도말 "스투파(stupa)"에서 나왔습니다.
부처님을 화장(다비)하고 난 유골을 수습하여 모신 무덤입니다.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다비식은 쿠시나가라의 말라족이 맡아서 행했다고 합니다.
부처님 다비식 후 부처님의 유골을 가지기 위해
당시 갠지스강 유역의 8나라 간에 분쟁이 일어났습니다.
그 때 부처님의 유골은 8등분되어
부처님과 인연이 깊은 8종족에게 분배가 되었습니다.
이들은 부처님의 유골을 모시고 와서
각각의 탑묘(스투파)를 세웠고,
후일 아쇼카 왕이 그 장소에 아쇼카 석주를 세웠습니다.
또한, 아쇼카왕은 부처님의 유골을 또다시 분배하여
인도 전역에 수많은 스투파를 세웠다고 합니다.
후일 대승불교를 처음 주창했던 찬불승들은
이 스투파에 주로 머물면서 부처님의 삶을 생각하며
새롭게 부처님의 대승 정신으로 돌아가자는
대승 불교 운동을 일으키게 되는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탑묘(스투파)는 부처님의 유골을 모신 곳이자,
대승운동의 시발점을 상징하는 불교의 성지입니다.
즉, 탑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부처님을 뵙듯이 예경하고 존경을 표해야 하는 장소입니다.
3. 참된 성지
그런데, <금강경>에서는
금강경의 네 구절만이라도 설해지는 곳은
세상의 모든 천,인,아수라가 와서 부처님의 탑묘에
공양을 올리듯 그 곳에 공양을 하려 온다고 하였습니다.
즉, 금강경 사구게 하나라도
독송하는 그 자리가 바로 법당이요,
부처님의 탑묘와도 같이 중요하고 성스러운 성지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금강경>과 같은 경전을 독송하는 이유는
지혜의 눈을 열기 위해서입니다.
절에서 스님들이 불교 의식을 행할 때
"간경자 혜안통투(看經者 慧眼通透)"라는 말씀을 자주 합니다.
"경전의 뜻을 음미하며
독송하는 사람에게는 지혜의 눈이 열려라."는 뜻입니다.
<금강경>의 사구게나
<금강경>에서 자신에게 감동을 주는 한 구절이라도 독송하면
어두운 내 마음을 지혜의 눈이 열리는 빛과 같이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탐욕과 분노, 불화와 고집,
좋다 싫다라는 분별작용이 일어날 때 금강경을 독송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금강경>에서 부처님께서 고구정녕 말씀하시는
아상과 집착을 버리라는 가르침에 의지하여
내 마음을 바르게 다스리려 노력한다면
부처님의 법음의 빛을 내가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 사람은 이와 같이 부처님의 가르침인 불법에 의지하여
지혜를 닦고 수행을 해 나가므로
그 곳이 삐까번쩍한 건축물보다 더 성스러운 곳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 가사가 있습니다.
<금강경>을 독송하는 사람은 꽃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금강경>의 대승적 성격을 나타내어주는 장면이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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