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59) 돈을 숨긴 한 농부 이야기>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돈을 숨긴 한 농부와 관련하여 게송 67번을 설법하시었다.
어느 날 한 떼의 도둑이 부잣집을 털어
현금과 여러 가지 귀중품들을 가지고 들판으로 도망쳤다.
도둑들은 거기서 훔친 물건들을 자기네들끼리 나눈 다음 각기 흩어져 버렸다.
그런데, 그중 한 도둑이 일천 냥이 든 현금 주머니를 실수로 거기에 놓아두고 떠났다.
그날 아침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으로 시방 세계를 살펴보시다가
도둑이 현금 주머니를 놓고 간 밭의 주인(농부)이
수다원 과를 성취할 인연이 있음을 아셨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아난 존자와 함께 그 농부가 밭을 갈고 있는 곳으로 가셨다.
농부는 부처님께서 가까이 오시자 정중하게 예를 올리고 쟁기질을 계속했다.
부처님께서는 논에 떨어져 있는 돈주머니를 가리키며 아난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저기 독이 가득 찬 뱀을 보아라.”
이에 아난 존자도 대답했다.
“과연 그렇습니다.
저도 독이 가득 찬 뱀을 보았습니다.”
그런 뒤 두 분은 탁발을 하기 위해 계속 걸어 사왓티 성 내로 들어가셨다.
농부는 부처님과 아난 존자 사이에 오고간 대화를
이상하게 여겨 정말로 자기 밭에 뱀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는 부처님께서 가리키신 자리에 돈 주머니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그 돈주머니를 주워 자기만 아는 곳에 숨겨 두었다.
이때 재산을 잃어버린 주인이 도둑의 발자국을 따라 농부가 밭을 갈고 있는 곳에 왔다.
그는 이번에는 농부의 발자국을 밟아감으로써
마침내 자기가 잃어버린 돈주머니를 찾아냈고,
농부를 도둑으로 단정하여 그를 잡아다가 사정없이 매질을 했다.
그런 뒤에 그는 농부를 왕에게 넘겼다.
왕은 그에게 사형을 선언하여 사형 집행관은 그를 끌고 공동묘지로 향했다.
그러는 동안에 농부는 부처님과 아난 존자 사이에 오고간 대화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아난아! 거기 독이 가득 찬 뱀을 보아라.”
“그렇습니다. 부처님.
저도 독이 가득 찬 뱀을 보았습니다.”
왕의 명령으로 농부를 사형시키려던 관리는
농부가 이같이 중얼거리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여 그를 데리고 왕에게 갔다.
왕은 이것은 농부가 부처님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싶어하는 것이라 여겨
부처님이 계신 곳으로 농부를 데리고 가서 어떻게 된 것인지 여쭈어 보았다.
부처님께서는 그날 아침에 있었던 일을 말씀하신 다음 농부의 무죄를 증언하셨다.
부처님께서는 당신께서 이런 증언을 하지 않았더라면
농부는 죄 없이 당하고 말았을 것이라고 하시면서,
왕에게는 어진 사람은 절대로 나중에 후회할 일을 해서는 안 되는 법이라고 설법하셨다.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어떤 행동의 결과가
눈물이요 후회였다면
그 행동은 결코
훌륭했다 할 수 없다.
이 설법 끝에 농부는 수다원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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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언영색
로또를 맞은 사람들 중 의외로
로또를 맞기 이전보다 더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돈이 넝쿨채 굴러 들어왔는데도
그 많은 돈으로 행복하고 자유로와지기는 커녕
부부간에 이혼하고, 형제들간에 원수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손벌리는 사람들 때문에
종적을 감추어 살아가기도 하고, 도박을 하거나,
사업에 투자했다 패가망신했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돈이 없을때는 아파트 한채만 있어도 좋겠다고
한푼 두푼 모으며 정겹게 살던 사람들이
로또를 맞고 돈이 넝쿨채 굴러오는 행운을
맛본 후부터 왜 더 불행하고 부자유스러워졌을까요?
노자 <도덕경>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찬란한 오색 빛깔은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아름다운 오음의 음악소리는 사람의 귀를 혼란하게 하고,
여러가지 맛있는 음식의 맛은 사람의 혀를 상하게 하고
얻기 어려운 귀중한 재물은 사람의 마음을 타락시킨다."
"교언영색"이라는 말이 이 구절에서 나왔습니다.
아무리 좋은 빛깔, 좋은 소리,
맛있는 음식과 재물이라고 하더라도
빛깔에 미쳐버리고 소리에 미쳐버리고
음식에 미쳐버리고 재물에 미쳐버리면
그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상하게 하고 불행의 씨앗이 된다는 말입니다.
지나친 욕망은 본래의 행복의 의미를 잃게 하고
재앙과 불행을 부르고 죽음을 부릅니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좋은 것 안보고 좋은 것 안듣고
밥 한그릇 김치 하나로 먹고 산다하더라도
만족할 줄 알고 소욕지족하며 가난을 받아들이고 사는 편이 백배 천배 낫습니다.
2. 지나친 욕망
이번 법구경 이야기는 로또를 맞은 한 농부의 이야기입니다.
도둑이 버리고 간 일천 냥의 돈으로 로또를 맞았지만,
그 로또가 자기 돈이 아니었기에 오히려 도둑으로 몰려 죽을 운명에 처했습니다.
죽을 운명에 처해져서야 돈을 보고
독이 가득한 독사와 같다는 부처님의 말씀을 이해했습니다.
"사랑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눈물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그 노래 가사처럼
"돈이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불행의 씨앗이라고 말하겠어요."
라는 노래를 이 농부는 부르고 싶은 심정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보왕삼매론>에 보면 다음 구절이 있습니다.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을 도웁게 되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서 부자가 되라."
행운이 불운의 뿌리가 되고
행운과 불운은 한 몸뚱이 두 얼굴과 같습니다.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는 마음을
지나친 욕망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욕망은 자신의 어리석음을 부추겨
행운의 얼굴을 불운의 얼굴로 바꾸어 버립니다.
<법구경> 게송에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행동의 결과가 눈물이요 후회였다면
그 행동은 결코 훌륭했다고 할 수 없으리!"
돈도 자식도 사랑도 행복하기 위해 가지려 하지만
돈에 미치고 자식에 미치고 사랑에 미치고
지나친 욕망이 끼어들어 무엇엔가 미치기 시작하여
그 결과가 눈물이요 후회요 비탄이라면 차라리 없는 것보다 못합니다.
소욕지족할 수 있는 담백한 마음을
수행자의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 이유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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