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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61) 웁빨라완나 비구니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5. 28.

<법구경(61)  웁빨라완나 비구니 이야기>

 

<국립 부여 박물관 - 디지털 영상 쇼>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웁빨라완나 비구니와 관련하여 게송 69번을 설법하시었다.

사왓티의 한 부자에게 나이 찬 딸이 있었다.

그 딸은 얼굴이 너무나 예쁘고 피부가 부드러워서

마치 푸른 연꽃과도 같았으므로 '웁빨라완나(푸른 연꽃)'이라고 불리웠다.

 

웁빨라완나의 아름다움은 널리 소문이 퍼져 유명해졌다.

그러자 각계각층의 사람들, 즉 왕손 재산가 장군 고관 등의 집에서 청혼이 잇따랐다.

 

그러나, 웁빨라완나는 결혼하여 가정생활을 하는 것이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하여 참다운 길을 가는 수행자가 되고 싶어했다.

 

그러던 중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큰 감동을 받은 그녀는

곧 출가하여 비구니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그녀는 곧 수도원으로 가서 자신의 뜻을 밝히고 비구니가 되었으며,

부처님으로부터 수행 주제를 받아 수행을 시작했다.

 

그녀는 기름에 타는 램프를 켜놓고 불꽃을 응시하다가

그 불꽃이 일렁거리고 계속 불빛을 낼 수 있는 것을

기름이 소모됨으로써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웁빨라완나는 부처님으로부터 받은 수행 주제인

불꽃에 관한 마음 집중을 통해서

그것이 끊임없이 변하는 것으로 새로운 불꽃에 의해서

먼저 불꽃은 사라져 버리는 과정을 예의 관찰함으로써 마침내 삼매를 이루다.

 

그리고, 곧 제행무상의 진리를 깨달아 도(道)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녀는 계속 수행에 매진한 결과 아라한 과까지 성취하였다.

 

 

 

그런 지 얼마 뒤 웁빨라완나는 자신을 좀 더 다지기 위해서

조용하고 한적한 숲 속 깊은 곳에 혼자 들어가 선정 삼매를 익히고 있었다.

 

그 동안 그녀는 매일 아침마다 탁발을 나갔는데,

그녀가 탁발을 나간 어느 날 그녀의 사촌동생인

난다가 숨어 들어와 그녀의 침상 밑에 숨었다.

 

난다는 전부터 웁빨라완나에게 연정을 품어

그녀가 비구니가 되기 전부터 그녀와 결혼하기를 원했었다.

 

그러다가 그녀가 비구니가 되어 버리자 꽤 실망했는데,

어떻게든 그녀를 차지하려고 더욱 집착하고 있었다.

 

웁빨라완나는 탁발에서 돌아와

자기 방에 침입자가 숨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타일렀다.

 

“어리석은 자여! 그대는 나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

나를 괴롭히지 말라.

그러면 그대에게 큰 불행이 닥치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난다는 웁빨라완나의 충고에는 귀도 기울이지 않고

그녀에게 달려들어 결국 자기의 욕구를 채우고 말았다.

 

그런 뒤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 땅을 딛자마자

땅이 두 쪽으로 갈라지면서 그는 그만 산 채로 땅속에 묻혀버렸다.

 

기원정사에 계시던 부처님께서는 웁빨라완나 비구니를 겁탈한 난다가

산 채로 땅에 묻혔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으시고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악행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은 동안

어리석은 자들은 그것을 꿀처럼 달게 여긴다.

그러나 악행이 마침내 결과를 이끌어 올 때

그들은 크나큰 고통을 겪는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많은 사람들이 수다원과를 성취하였다.

 

그 뒤 부처님께서는 빠세나디 왕에게 비구니들이

숲 속에서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인식시키시며

왕으로 하여금 시내에 비구니 전용 수도원을 건립하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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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설 붓다

 

군대 제대하고 <소설 붓다>라는

부처님 생애에 대한 소설책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화(anger)>라는 책으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베트남의 '틱낫한' 스님이 쓴 소설 책이었습니다.

 

2,600여년 전 부처님과 제자분들의 삶을

비오는날 수채화를 보듯이

잔잔하면서도 아름답고 쉽게 쓰여진 책이었습니다.

 

마야 부인의 옆구리에서 태어나고

태어나자마자 일곱 걸음을 걸었다는 등의 신화적인 모습이나

초인적이고 신격화된 부처님의 모습만을 강조한 기존의 부처님 생애에 대한 

책들에서는 느낄 수 없던 부처님의 삶에 대한 신선한 감동을 준 책이어서 여러번 읽었습니다.

 

그 책에서 보았던 감동적인 장면 중

하나가 한 비구니 스님의 깨달음의 이야기였습니다.

 

불행한 세속에서의 삶을 청산하고

부처님을 통해 수행자가 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하루는 개울에서 발을 씻고 있었는데,

물줄기가 땅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발견하고는

모든 존재의 변함이라는 무상(無常)에 대한 직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그 장면을 기억하며 며칠간의 명상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은 기쁨을 아름다운 시로서 표현했습니다.

 

이 시를 읽고 선종의 많은 선사들의 오도송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감동과 희열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난 보았네.

어느 날 발을 씻다가

물줄기가 땅 속으로 스며드는 것을.

난 물었다네.

"물은 어디로 돌아가는가?"

 

평온한 침묵 속에 관조하였네.

마음의 눈을 바로 뜬 채 몸과 마음을.

나는 보았다네.

여섯 가지 감각 대상의 참된 본성을.

힘세고, 빠른 천리마의 영혼과 함께.

 

등잔불이 타들어가는 심지를 보며

난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지만

등잔불 아직도 빛을 내뿜고 있다네.

 

바늘을 하나 가져 와서

심지를 눌렀다네.

그러자 불빛은 즉시 사라지고

온 누리 어둠 속에 잠겼다네.

 

불빛은 사라졌지만

내 마음 모든 속박에서 벗어났네.

새벽별이 찬연히 빛날 때."

 

등잔불의 불꽃이 일어나고 꺼지는 것에 대한

마음 집중을 통해 삼매를 이루고

진리의 문에 들어갈 수 있었던

푸른 연꽃 비구니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 봅니다.

 

그 때 법열을 느꼈을 그녀의 깨달음이

<소설 붓다>의 게송의 주인공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 직면

 

개울물로 얼굴을 씻다가

그 물이 땅 속으로 스며드는 모습을 보거나

등잔불이 켜졌다 꺼졌다 일렁이는 것과 같은

우리 일상의 평범한 범사 속에서 직면의 계기를

맞이하게 되는 이러한 비구니 수행자의 모습을 볼 때

그녀들이 평소에 얼마나 마음집중 속에서

구도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는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직면의 기회.

 

경허 스님은 전염병으로 인한

죽음의 실상을 목격한 특별한 경험이 직면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부처님 당대의 비구니 수행자들처럼

수행 과제에 대한 마음챙김과 집중이 잘 되어 있으면

물로 얼굴을 씻고 등불을 켜고 꺼는 범사도

수행자에게 직면의 계기가 될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라한과를 성취한 푸른 연꽃 비구니가 

남자에게 겁탈을 당하는 일화를 통해

당시 인도 사회에서 여성들이 출가 수행자로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사회적 환경이었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부처님께서 여인의 출가를 주저하셨던 이유,

출가 비구니들이 남자 비구들의 보호를 받게 하셨던 이유가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였슴이 법구경의 이야기를 통해 드러납니다.

 

 

3. 악행의 과보

 

꽃장수 수마나에 대한 지난 법구경 이야기는

부처님과 수행자에게 공양하는 공덕이

다른 어떠한 보시의 공덕보다 훨씬 크고 훌륭하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그런데, 이번 법구경 이야기는

부처님과 스승과 수행자에게 위해를 가하고  

수행하는 것을 괴롭히고 가르침을 펴는 것을 막는 악업의 과보가

다른 어떤 악업의 과보보다 무서운 과보가 따르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악행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동안에는

마치 꿀을 먹는 것처럼 달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 악행의 결과가 지옥의 현실로 다가올 때는

그 때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부처님의 게송의 무게가 느껴집니다.

 

수행자에게 위해를 가하고 수행자를 함부로 대하는 

개념 없는 인간들에 대한 강한 경고의 메세지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