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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63) 사람의 머리에 뱀의 머리를 한 귀신 아히뻬따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4. 6. 4.

<법구경(63) 사람의 머리에 뱀의 머리를 한 귀신 아히뻬따 이야기>

 

<수원 봉녕사 희견보살상>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아히뻬따와 관련하여 게송 71번을 설법하시었다.

 

어느 날 부처님의 으뜸가는 제자인 마하 목갈라나 존자(목련 존자)는

락카나 비구와 함께 라자가하에  나가 탁발을 했는데,

마하 목갈라나 존자가 무엇인가를 보더니 잠잠한 미소를 지었다.

 

탁발을 끝내고 수도원으로 돌아왔을 때 마하 목갈라나 존자는

락카나 비구에게 자기가 탁발 도중에 혼자 웃는 것은

사람의 머리에 뱀의 몸인 귀신(아히뻬따)을 보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당신도 깨달음을 성취하던 때

그 아히뻬따를 본 적이 있었다고 하시면서 그 귀신에 대해 이렇게 말씀해 주셨다.

 

< 아주 오래 전에 벽지불(홀로 숲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수행자)가 한 분 계셨다.

이 벽지불을 존경하여 많은 사람들이 벽지불이 계시는 수도원을 찾았다.

이때 신자들이 수도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들판에 있는 한 농부의 논을 지나가야 했는데,

농부는 자기 논을 많은 사람들이 지나 다니면 자연 자기 농작물에 피해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그 벽지불을 다른 곳으로 쫓아버리려고

벽지불이 계시는 수도원 주위에 불을 질렸다.

그래서 벽지불은 그곳을 떠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때 벽지불의 제자들은 화가 나서 그 농부를 붙잡아서 집단 폭행을 가했고

그 때문에 농부는 죽어 버렸다.

 

죽은 논 주인은 벽지불에 대해 악한 마음을 먹은 과보로

무간 지옥에 태어나 무섭고 괴로운 고통을 받다가 겨우 풀려 나와서

이제는 나머지 악행에 대해 과보를 받느라고 아히뻬따가 되어 지내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와 같이 아히뻬따에 대한 내력을

말씀해 주신 다음 이렇게 설법하셨다.

 

“하나의 행동에 대한 과보는 시간이 차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나 행한 자를 뒤따르느니라.

그러므로 어느 누구든지 자기가 저지른 선한 행위에는 좋은 과보를,

악한 행위에는 나쁜 과보를 받게 되는 법,

이와 같은 과보는 누구도 피할 수 없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악행의 과보가 즉시 나타나지 않는 것은

금방 짜낸 우유가 즉시 엉기지 않은 것과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것은 어리석은 자를 따라온다.

마치 잿속에 묻혀 있었던 숯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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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봉녕사 부처님 사리탑>

 

1. 인과의 준엄함

 

아히뻬따가 된 논 주인의 인과 이야기는

수행자에게 해를 가하는 악업을 저지를 때

불교의 인과의 준엄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무간 지옥에서 무서운 고통을 당하고

그 죄업을 마친 후에도 불행한 귀신이 되어

불행한 삶이라는 최악의 쌍끌이 과보를 당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속의 인연을 끊고 홀로 수행하여 깨달음에 이른 벽지불의

수행터 주위에 불을 질러 그 수행터를 떠나게 한 과보가

이같은 비극적 결과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벽지불을 살해하거나 상해를 가한 것도 아니고,

자기 논의 피해를 막고 싶은 욕심에 

수행터 주위에  불을 지르고 벽지불을 쫓아낸 것뿐입니다.

 

그런데도 그 과보로 벽지불의 제자들에게

죽을만큼 맞아서 죽음에 이르게 되는 것도 모자라서

죽어서는 최악의 지옥이라는 무간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받고

무간지옥에서 나와서는 사람 얼굴에 뱀의 몸의 귀신으로 불행한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봉녕사 연못>

 

2. 수행자의 가치

 

축구의 룰을 보면

심한 반칙을 한 것은 아니지만

명백한 득점 상황에서 반칙을 하게 되면

페널티킥에 레드카드까지 당하는 심각한 돌발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처럼 부처님이나 아라한과 같은 분들의 가르침을 방해하는 행위나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수행자들의 수행의 앞길을 막는 행위에 대해서는

그 죄질에 비해서는 아주 엄격하고 가혹한 인과가 따른다는 것을

이번 법구경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법구경 제5장은 "바보들의 장"입니다.

 

불교를 한답시고 수행의 가치를 모르고

수행자의 가치를 모르는 사람처럼 바보는 없습니다.

 

무엇이 우선이고 누구를 존경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수행을 하찮게 보고 수행자를 업신여기며 악행을 하는

바보들이 받는 과보는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잿 속에 숨어 있던 숯불이 활활 타오르며

집을 태우고 아비규환을 만들때

자신의 어리석음을 후회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