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66) 아라한이 된 어린 띳사 사미 이야기>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띳사 사미(어린 출가 승려)와 관련하여 게송 75번을 설법하시었다.
띳사는 사왓티에 사는 한 재산가의 아들이었다.
띳사의 아버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리불 존자에게 공양을 올렸고,
띳사가 일곱 살이 되던 해에 아들을 사리불 존자에게 출가시켜 사미가 되게 했다.
띳사가 사미가 된 다음 띳사의 친구들과 친척들은
띳사를 찾아와 많은 선물을 주고 가곤 했다.
그러자 띳사는 이것을 매우 번거롭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부처님으로부터 좌선하는 방법을 배운 다음
좌선 수행에 관한 주제를 받아 기원정사을 떠나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갔다.
숲 근처에 사는 마을 사람들이
그에게 공양을 올리면 그는 그들에게 다만,
‘당신이 행복하시기를! 당신이 모든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시기를! '이라고
말해 주고는 자기 처소로 돌아갔다.
띳사는 숲 속에서 이렇게 열심히 수행에 열중한 끝에
석 달 뒤에는 마침내 아라한이 되었다.
우기 안거가 끝났을 때 사리불 존자와 목련 존자,
그 밖의 많은 존자들이 부처님의 허락을 받고
숲 속에서 생활하는 띳사 사미 아라한을 찾아갔다.
이때 모든 마을 사람들은 마을 입구에 나와
사리불 존자를 비롯한 여러 테라들을 환영했다.
마을 사람들은 사리불 존자를 존경하고 있었으므로
사리불 존자에게 설법을 요청했는데,
사리불 존자는 그 요청을 매우 기뻐하면서
자기 대신 자기의 제자 띳사 사미에게 설법을 부탁해 보라고 마을 사람들에게 권했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이 말했다.
“그분은 말씀이 적으시어 그 동안 저희에게
‘행복하세요.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세요.’ 라고만 말씀해 주셨을 뿐입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설법을 해주신 적이 한 번도 없으니
사리불 테라께서 설법을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렇지만 사리불 존자는 한사코 띳사 사미가 설법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 띳사에게도 마을 사람들에게 설법을 하여
사람은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며 어떻게 살아가야만
일체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그들에게 가르쳐 주라고 일렀다.
그러자 스승을 존경하는 띳사 사미는 마침내 법상에 올라 앉아
사리불 존자와 목련 존자 등이 포함된 많은 비구들과 마을 사람들 앞에서 설법했다.
띳사는 그 설법에서 오온과, 감각과, 깨달음으로 이르는 길을,
그리하여 수행자는 어떻게 아라한이 되며,
어떻게 열반을 이루게 되는지를 질서 있게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띳사는 말하기를 아라한은
모든 고통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아들이요,
완전한 평화와 고요를 누리는 아들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고통과 윤회 속에 헤매는 것은
깨달음을 얻어 아라한을 성취하지 못한 때문이라 하였다.
띳사의 설법이 끝나자 사리불 존자는
어린 제자에게 매우 질서 있고 정확한 설법이었다고 칭찬했다.
그런데 설법을 들은 대중 중에는 대체로 띳사 사미의
불법에 대한 지식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은 사람이 많았지만,
더러는 불만족을 느낀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띳사 사미가 전에 자기들의 공양을 받으면서
단지 몇 마디밖에 대꾸해 주지 않은 데서
느낀 불만의 감정이 아직까지 남아 있었던 것이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기원정사에 계시면서
띳사의 법회 광경을 신통력으로 보시고
광명을 놓으시어 마을 사람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셨다.
부처님께서는 띳사의 설법에 대해
찬탄과 불만의 두 가지 느낌을 가진
청법 대중의 잘못된 이해를 잘 설명하시어 풀어 주시고,
띳사의 설법은 불법의 진리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확인해 주셨다.
그리하여 마을 사람들은 뜻밖에도 부처님을 공양할 기회까지 얻게 되었다.
공양이 끝났을 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재가 신자들이여!
그대들은 참으로 복과 행운이 많은 사람들이니라.
왜냐하면 띳사 사미를 잘 도와주었는데,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여래의 으뜸가는 두 제자와 다른 많은 비구들이
이 마을에 왔을 뿐 아니라 여래까지도 이 마을에 오게 되었기 때문이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서야 사람들은 띳사 사미가
숲 속에서 머물러 수행한 일이 얼마나 고마운 인연이었는지를 깨달았다.
그리고, 이 법회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이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다.
부처님과 제자 일행은 공양과 설법이 끝난 다음에
모두 기원정사로 돌아오셨다.
이날 오후 해질 무렵 비구들은
부처님을 찾아뵙고 이런 말씀을 드렸다.
“부처님이시여!
띳사 사미는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일을 참으로 잘해 냈습니다.
그가 이곳 기원정사에 있었으면
많은 친척과 친구가 찾아와 갖가지 편의를 제공하는 등
여러 가지로 편안했을 텐데도 그는 그것들을 다 포기하고
숲 속으로 들어가서 열심히 수행하여 정진한 결과 아라한이 된 것입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비구가 도시에서나 혹은 산속 깊은 곳에서 생활할 때
신자들로부터 풍부하게 공양을 받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 되느니라.
비구들이여!
만약 어떤 비구가 세상의 명예와
세속적인 장래의 욕망을 완전히 포기하고
고요한 숲 속에서 부지런히 여래의 가르침을 수행하게 되면
그는 반드시 아라한이 될 수 있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하나는 세상의 명예를 추구하는 길이요,
다른 하나는 열반으로 인도하는 참다운 길이라.
이를 완전하게 이해한 붓다의 제자들은
세상의 물질적 이익과 명예를 추구하지 않는다.
그는 수행에 힘쓰나니 묙망과 집착에서 벗어나 지혜를 성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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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시해서는 안 되는 4가지
어리거나 하찮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되는
4가지에 대한 부처님의 법문이 생각납니다.
세상에는 하찮은 것이라고 무시해버릴 수 없는
4가지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어린 왕자와
조그만 뱀과
작은 불꽃과
젊은 수행자 입니다.
왕자는 비록 어리지만,
훗날 세상을 호령할 왕으로서의 운명을 타고 났습니다.
조그만 독사는 작지만,
어른이라도 죽일 수 있는 무서운 독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꽃은 비록 작지만,
한번 불타 오르면 온 세상을 다 태울 수 있습니다.
젊은 수행자는 바르게 수행한다면
얼마 안가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어린 왕자와 조그만 뱀,
작은 불꽃이나 젊은 수행자를 무시하지 않는 법이라고 하셨습니다.
모든 것의 결과는 결코 나이와 시간에만 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겉 모습만 보고 판단하거나, 어리고 작다고해서 무시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수행자가 바르게 목표를 세우고 바른 방향으로
열심히 수행하고 훈련한다면
어린 왕자가 왕이 되어 천하를 호령하듯이
조그만 뱀이 큰 어른을 물어 넘어뜨리듯이
조그만 불꽃이 온 세상을 활활 태우는 무서운 불이 되듯이
깨달음을 얻은 훌륭한 스승이 되어
고통 속에 헤매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띳사 사미 이야기는 어리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되는 젊은 수행자의 대표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깨달음에 대한 원을 세우고
욕망을 끊기 위해 숲 속에서 두타행을 하며
수행의 완성인 아라한과를 성취하여
대중들에게 아라한의 경지에 대해 설법합니다.
수행의 완성은 결코 나이와 시간,
경력에만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게 해 줍니다.
부처님은 당시에 4가지에 대해서만 설법하셨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는 어리거나 하찮다고 해서
무시해서는 안 되는 것이 아주 많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세계를 재패한 박태환이나 김연아와 같은 젊은 스포츠 스타들,
10대의 젊은 아이돌 스타가 가요계를 평정하고 있는 모습들,
젊은 CEO나 임원들, 학문적 성과를 올리고 있는 젊은 학자들 등등을 보면
나이와 경력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이
고정관념과 편견이라는 것을 아주 잘 인식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띳사 사미는 나이가 어린데도 불구하고
어려운 일을 참으로 잘해 냈습니다."
이 말씀처럼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참으로 잘 할 수 있다면
어린 나이에도 짧은 시간에도 수행의 완성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수행의 결과를 이루기 위해 잘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세속적 욕망과 이익에서 벗어난 바탕 속에서
불법의 진리를 부지런히 수행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띳사 사미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아라한 과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던 필요충분조건은
세속적 욕망과 이익에서 벗어나는 길, 즉 염리(厭離)의 길을 갔기 때문입니다.
세속적 욕망과 갈망에 치이고 상처받고 깨지면서
뒤늦게 나이 들어 욕망의 허망함과 소욕지족의 중요성을 안 것이 아니라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먹고 놀고 자고 입고 쾌락을 누리는 삶을 추구하지 않고
욕망과 갈망에서 벗어난 안정감 속에서 수행에 매진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라한이 된 것입니다.
현대인들이 수행의 결과를 얻기 어려운 것은 견해의 부족도 부족이지만,
염리의 방향으로 향하지 않고 욕망의 충족과 갈망에 잡혀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염리의 길로 그 방향성이 향하려면
이고득락적 측면에서 고를 짓지 않는 중도의 선을 잘 잡아야 합니다.
2. 이고득락, 염리의 길
고(苦)에는 2가지 속성이 있습니다.
첫째는 고고성(苦苦性),
즉 배고픔, 추위, 죽음, 병고 등 그 자체가 괴로움인 속성이고,
둘째는 늙고 변하는 것이나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과 같이
이런 식으로 변해가는 무상성, 괴고성(壞苦性)이 주는 괴로움의 속성입니다.
고고성을 해결하기 위해 먹고 입고 자고 병을 치료하는 행위는
욕망과 갈망의 충족이 아니라 생존 유지와 인권의 측면에서 봐 주어야 합니다.
어떤 선을 넘어 더 많이 먹고 자고 입는데 잡혀버려
살이 찌고 나태하게 되거나 과도한 카드빚을 안게 되는 것이
고의 원인을 짓게 되는 것입니다.
이 중도의 선을 잘 보고 자신의 삶을 새로운 고로
향하지 않게 하는 것이 염리를 보는 바른 견해입니다.
그리고, 그 중도의 선, 상식의 선을 보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아라한 과를 얻은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바탕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잘 살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바탕은 어린 나이임에도
욕구와 갈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는데 있습니다.
빠르고 쉽게 수행의 결과를 얻는 것은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요?
염리의 방향성 속에서 지성적으로 바른 견해를 갖추는 것을
함께 해 나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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