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68) 앗사지와 뿌나바수까 비구 이야기>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앗사지와 뿌나바수까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77번을 설법하셨다.
어느 때 앗사지 비구와 뿌나바수까 비구를 비롯한
오백 명의 비구들이 끼따기리 마을에 머물고 있었다.
이 비구들은 그곳에 머무는 동안 밭을 일구고
꽃과 과일 등을 손수 심어 가지고 얻은 수확으로 생활해 나갔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생활은 계율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부처님께서는 이 같은 비구들의 생활 방법을 전해 들으시고
두 으뜸가는 제자인 사리불 존자와 목련 존자를 보내시어
그들의 생활 방식을 바꾸라고 이르셨다.
부처님께서는 이들 두 제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그 비구들에게 가서 이렇게 일러라.
계율을 어기는 비구들의 행동 때문에
재가 신자들의 보시행이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고.
만약 어느 비구든지 간에 계율을 따르지 아니하면
그 비구를 수도원에서 추방하도록 하여라.
여래가 이같이 가르치는 것에 대해
너희는 망설임이 없어야 하느니라.
다만 어리석은 자들만이 좋은 충고를 싫어하고
악행을 그치는 것을 망설이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시었다.
지혜 있는 사람은 마땅히 다른 사람을 훈계하고 충고하여
그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도록 미리 막아야 한다.
그렇더라도 착한 사람은 그것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것이지만
악한 자는 싫어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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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심경>과 공양의 의미
<소심경>이라는 짧은 경전이 있습니다.
절에서 발우 공양을 할 때 외우는 경전입니다.
<소심경>은 발우 공양을 하면서
부처님과 공양한 시주들의 은혜에 감사하고
이 음식을 먹고 도를 이루어 세세생생 보살도를
하겠다는 수행자로서의 각오을 다지는 내용의 경전입니다.
<소심경>에는 '오관게'라고 해서 공양을 하며 음식에 대해
5가지를 잘 관하며 읊는 대목이 가장 마음에 많이 다가옵니다.
"이 음식이 이 자리에 오기까지
이 음식에 들어간 많은 존재들의 공덕을 생각해본다.
그런데, 나의 부족한 덕행으로는 감히 이 음식을 받기가 참으로 어렵구나.
음식을 먹는 뜻은 탐진치 삼독을 끊고,
그러한 종자를 멀리하여 마음을 잘 다스리는데 있다.
음식에 대해 바르게 생각해보면
이 음식은 수행을 위해 내 몸뚱이를 유지하는 치료약으로서 먹는 것이다.
지금 이렇게 큰 공덕의 음식을 받아서 먹고는
내 마땅히 도(깨달음)를 이루고야 말겠도다."
이 오관게를 깊이 생각해보면 식사를 할 때도
내가 왜 밥을 먹고 사는지를 잘 각성할수 있는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처님 당시 출가 수행자들의 탁발과 걸식의 전통은
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사라졌습니다.
부처님께서 출가 승려들이 농부들처럼
자급자족하는 경제 형태를 취하지 않고
걸식을 하면서 재가자들로부터 공양을 받으며
생계를 유지하게 하셨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법구경>에 나오듯이
재가자들의 보시행이 파괴되면 안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재가자들이 출가 수행자에게 공양을 올리고
보시를 하는 행위를 통해 수행자를 공경하고
공덕을 쌓을 기회를 많이 가져 선업을 쌓고
보시의 기쁨을 얻게 하려는 자비심의 발로였습니다.
아울러 재가자들이 출가 수행자들과의
공양을 올리는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재가자들을
불법의 세계로 인도하고자 하는 이유도 있었을 것입니다.
공양을 받는 출가 수행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수행과 공양으로서의 밥먹기의 의미를 깨닫고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공양의 복덕
소심경 <오관게>에 나오는 것처럼
재가자들이 올린 공양을 직접 받아
맛있고 맛없고를 분별하거나
때가 되어 끼니를 때우는 단순한 밥먹기가 아니라,
이 음식이 자신에게 오기까지의 공양을 올린
사람의 공덕에 대해 고마움을 느끼고
자신의 덕행으로 이 음식을 먹을 자격이 있는지를 통찰하고
이 음식으로 내 몸을 잘 유지하고 수행을 위한 치료약으로 삼아
탐진치를 끊고 반드시 도를 이루어 공양을 올린 시주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는
수행자로서 공양을 받는 의미를 체득하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남방불교나 인도처럼 걸식을 하는 전통 속에서는
공양을 주고 받는 존재들의 직접적인 접촉이 가능하므로
이러한 의미를 잘 느낄 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처럼 절에서
재가자들의 간접적인 보시에 의존하거나,
절에서 농사를 짓거나 직접적인 경제활동을 하는
출가 수행자들은 이러한 공양의 의미를 망각하기 쉽습니다.
공양받는 것을 가볍게 여기거나
밥 한그릇의 공덕을 하찮게 여기는 일도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걸식하는 수행자를 존중하는
인도나 남방 불교의 문화 수행 전통과는 다른
역사적, 문화적 전통을 가진 우리 나라의
모든 출가 수행자들을 다시 걸식하라고 할수는 없습니다.
걸식하지 않는 문화 전통 속에서
생길 수 있는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공양시에 <소심경>과 같은 짧은 경전을 외우고
관함을 통해 공양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소심경>을 외우며
발우 공양하는 전통도 많이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출가 수행자는 재가 수행자와는 다른
오랜 수행 전통과 출가 승가라는 울타리를 갖고 있습니다.
이 오랜 수행 전통과 출가 승가라는 울타리를 통해
수행자로서의 위상과 힘을 갖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출가 수행자는
재가 수행자보다 엄격하고 많은 계율을 요구받습니다.
"만약 어느 비구든지간에 계율을 따르지 아니하면
그 비구를 수도원에서 추방하도록 하여라.
여래가 이같이 가르치는 것에 대해 너희는 망설임이 없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하며 살며 계율을 어긴 비구들에게
사리불 존자와 목련 존자에게 하신
이 단호한 말씀의 의미를 잘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양받는 것을 가볍게 보지 말고
대중들을 교화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말라는
부처님의 일갈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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