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82) 아라한이 된 레와따 비구 이야기>
부처님께서는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카디라 숲 속에 사는 레와따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98번을 설법하시었다.
레와따는 부처님의 으뜸가는 제자 사리불 존자의 막내 동생이었다.
사리불 존자의 형제 중에서 집을 떠나 수도 생활을 하지 않는 것은
막내 동생 레와따 한 사람뿐이었다.
레와따의 부모는 레와따를 결혼시키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런 끝에 결국 그의 부모들은 그를 어느 나이 어린 소녀와 결혼시켰는데,
그때 레와따의 나이는 겨우 일곱 살이었다.
그런데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레와따는 120살이 된 할머니를 보았고,
그럼으로써 그는 모든 인간은 반드시 늙게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 신랑 레와따는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도망쳐 나와
곧장 서른 명의 비구들이 수행을 하고 있는 수도원으로 갔다.
이들 비구들은 사리불 존자로부터
만약 자기의 막내 동생이 수도원에 오면
즉시 사미로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있었다.
그랬으므로 비구들은 레와따가 오자마자
사미로 만들고 이 사실을 사리불 존자에게 보고했다.
레와따 사미는 비구들로부터 좌선 수행에 관한 법문을 듣고
수행 방법을 배운 다음 혼자 30요자나
떨어진 카디라(아카시아) 숲 속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그는 우기 안거가 끝나기 전에 아라한이 되었다.
이때 사리불 존자가 부처님께 자기의 동생인
레와따 사미를 찾아가 보겠노라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도 함께 가시겠다고 하셨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는 사리불 존자와
오백 명의 비구들을 거느리시고
레와따 사미를 만나시기 위해 여행을 떠나셨다.
여행길은 매우 멀고 험하여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을 지나곤 했으나
부처님과 비구들이 여행하는 동안
필요한 것들은 모두 천상의 신들이 공급해 주었으며,
매 요자나마다 부처님 일행이 쉬어갈 수 있는 수도원도 그들에 의해 제공되었다.
이렇게 하여 일행은 하루에 1요자나의 속도로 여행을 계속했다.
이때 레와따 사미는 부처님께서 자기가 있는 곳으로
직접 오시는 것을 알고 부처님 일행을 환영할 준비를 했다.
그는 신통력으로써 부처님과 오백 명의 비구들을
맞이하기 위한 수도원을 건립하였고,
필요한 모든 것들도 다 갖추어
부처님과 일행이 머무시는 동안 불편이 없게 모셨다.
부처님 일행은 카디라 숲 속에서
여러 날을 편히 보내신 다음
사왓티로 다시 돌아가시었는데,
이때에도 하루에 1요자나씩 여행하시었다.
그리하여 그달 그믐쯤에 이르러
일행은 사왓티 동쪽에 있는 뿝빠라마 수도원에 도착했다.
부처님께서는 뿝빠라마에 도착하시자
이 수도원을 지어 승단에 바친 위사카의 집에 가시어 탁발하셨다.
부처님께서는 공양을 끝내셨을 때 위사카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레와따 사미가 수행하고 있는
커다란 숲 속에서는 즐거우셨습니까?”
이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다음의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마을이거나 혹은 숲 속이거나
골짜기거나 혹은 언덕이거나
아, 그곳이 어디이든간에
아라한이 머무는 곳이
언제나 즐거움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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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자와 호환 이야기
공자와 관련된 재미있는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천하를 주유하던 공자 일행이 잠시 깊은 산 중에서 쉬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여인의 곡성이 들려왔다.
일행은 그 울음소리를 따라 숲으로 들어갔더니
숲 속에 무덤이 셋 있고 한 여인이 그 무덤 앞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공자는 제자들에게 그 여인의 우는 사연을 알아보라 하였습니다.
이에 한 제자가 여인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부인! 무슨 일로 그리 슬피 울고 계십니까 ?”
여인은 깜짝 놀라 공자 일행을 쳐다본 후
자신을 해칠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한 듯
눈물을 닦고는 세 무덤을 가리키면서 대답하였습니다.
“이곳은 호랑이의 피해가 심한 무서운 곳입니다.
몇 년 전에는 시아버님이 호환(虎患)을 당하셨고,
작년에는 남편이 당해 이곳에 묻혔는데,
이번에는 아들까지 호랑이에게 잡아먹혀
내 신세가 처량하고 슬퍼 울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부인께서는 왜 이곳을 떠나지 않습니까.”
“이곳은 비록 호환이 무서운 곳이기는 하지만,
세금을 혹독하게 물리거나,
못된 벼슬아치들이 백성들에게
함부로 노역을 시키거나 재물을 빼앗는 일이 없답니다.
그래서 이곳을 떠나지 못하지요.”
이에 공자가 말했다.
“잘 명심해 두어라.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것을.”
포악한 왕 밑에서 사는 것보다는
호랑이에게 물려 죽더라도
숲 속에서 사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지긋지긋하게
고집 세고 독선적인 사람이나
서로 화합할 줄 모르고 계속 다투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8고(苦)'중에
'싫은 사람과 계속 만나고 살게 되는 고통'이 들어 있는 것을 보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고통의 많은 부분은
함께 하기 힘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됨을 알 수 있습니다.
코삼비의 비구들의 다툼을 보고 홀로 숲에서 생활하시며
코끼리와 함께 사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토로하신 부처님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지혜롭고 진실된 벗을 만나지 못했으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 지혜롭고 진실한 벗이 되어
만나기 싫은 사람과 함께 살아야 하는 고통을
안겨 주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2. 좋은 벗과 함께 하는 환경
이러한 고통과는 대조적으로 이번 법구경 이야기는
아라한과 같은 성자와 벗하며 사는 행복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마을이거나 혹은 숲 속이거나
골짜기거나 혹은 언덕이거나
아, 그곳이 어디이든간에
아라한이 머무는 곳이
언제나 즐거움이 있는 곳!"
왜 불자들은 극락에 왕생하기를 바라는가요?
물론 극락의 좋은 물질적인 환경도 그 이유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불보살님과 함께 하여
더 이상 다른 악도로 떨어져서 만나기 싫은 사람들과
당하는 고통이 없는 세상이 극락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면에서 함께 공부하고 수행하는 공간를 갖고 있다면
사바 세계 속에서도 극락의 행복을 누리는 존재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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