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교 인물사

불교 인물사(49) - 구도 열정과 모험의 역경가, 삼장법사 현장(2) - 구법 여행

by 아미타온 2024. 8. 23.

<불교 인물사(49) - 구도 열정과 모험의 역경가, 삼장법사 현장(2) - 구법 여행>

 

<중국 서안 대자은사 법당의 현장 스님 부도>

 

 

1. 인도로의 구법 여행의 어려움

 

현장 스님은 30세부터 46세까지

약 17년 동안 구법 여행을 하였습니다.

 

이 기간은 그의 체력이나 두뇌 활동이

가장 원기왕성한 청장년기의 시기였습니다.

 

현장 스님은 사막이나 험준한 지역의

극심한 추위와 더위, 기갈 등의 온갖 난관에도 굴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크로드(중앙 아시아)나 인도의 여러 지방의 언어도

잘 배워서 불교 교학을 쉽게 배울 수가 있었습니다.

 

현장에게는 건강한 신체와 당당한 품격,

신앙으로 충만한 온유한 태도,

외국의 학승이나 국왕들까지도 신복케 하는 학식과 진실성,

법을 위해 생명까지도 내던질 만한 진지함이 있었습니다.

 

실크로드 여행 중에 만난

고창(高昌)국왕 등은 현장 스님에게 매료되어

현장 스님이 떠나려고 하자 평생 자신의 나라에 살면서

불법을 널리 펴줄 것을 청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장 스님은 불법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어렵게 그 청을 거절하였습니다.

 

왕은 이별을 아쉬워하면서 의형제를 맺고는

몸소 군대를 거느리고 먼 길을 환송하였습니다.

 

그리고, 호위병과 행선지의 모든 국왕들에게 줄 소개장과

많은 재물과 식량을 함께 보내어 여행하는데 불편하지 않게 배려했습니다.

 

다소의 차이는 있었어도

현장은 가는 곳마다 대체로 이같은 후대를 자주 받았습니다.

 

그래서, 현장 법사의 구법 여행은 200년 전 <불국기>를 쓴

법현 스님이 60여 세의 노령으로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은 채 여행한 것에 비하자면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법현 스님에 비하면 좋은 조건이라고 해도

인도로의 구법 여행은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때로는 생명을 위협받는 난관이 있었지만,

현장 스님은 신앙심으로 극복해내었다고 합니다.

 

현장이 출발할 때부터 귀국할 때까지의

여행 과정을 기록한 <대당서역기>에는

현장 스님이 어떠한 각오로

인도로의 구법 여행에 임했는지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실크로드 사막길>

            

~~~~

 

인도로 가는 여정 중에 '사해(沙海)'라고 불리는 사막으로 들어섰다.

물도 목초지도 없는 사막을 걸으면서 <반야심경>을 독경했다

.

샘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갖고 있던 가죽 물주머니를 입 가까이 끌어 올렸다가

실수로 가지고 있던 물까지 쏟고 말았다.

 

게다가 길까지 잃어버려 한참을 헤매며 10여리쯤 걸었다.

그러다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동쪽으로 다시 되돌아가며 곰곰이 생각했다. 

 

“애초에 인도에 도착하지 못하면

중국으로 되돌아가지 않겠다고 굳게 맹세해 놓고서

고작 이런 일로 되돌아가다니.....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가 무엇이란 말인가?

단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동쪽으로 되돌아가다니

차라리 서역을 향해 가다 죽더라도 중국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으리라!”

 

이렇게 다짐한 뒤, 다시 인도를 향해 걸었다.

 

인적이 보이지 않는 두려움 속에서

폭우처럼 쏟아지는 모래비를 맞았으며,

며칠동안 물 한 모금 먹지 못해 탈진상태가 되었다.

 

이런 극한 상황 속에서도

나는‘나무 관세음보살’을 염불하며

고통과 고독을 이겨내었다. 

 

그러자 한 민가가 나타났다.

 

~~~~

 

<현장 스님이 떠난 구법 여행 루트>

 

2. 대당서역기

 

오늘날 비행기를 타고 쉽게 갈수 있는 인도 여행과는 달리

현장 스님은 이와 같은 고난 속에 구법 여행을 했던 것입니다.

 

한편, 이와 같은 현장 스님의

서역 여행기가 바로 <대당서역기>입니다.

 

<대당서역기>는 고대 인도에 대해

이처럼 상세히 기록한 여행기는 없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책입니다.

 

<대당서역기>에는 총 130여개의 나라가 기재되어 있다고 합니다.


7세기 전반의 인도나 실크로드의 지리, 역사, 종교, 문화, 풍속, 정치, 경제 등의

사정을 알기에는 더없이 귀중한 자료입니다.

 

게다가 불교4대 성지를 포함한 인도의 부처님 유적과

아쇼카왕의 석주 등도 낱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 기술되어 있는 것 중에는

오늘날까지 발견되지 않는 것도 있고,

이 책을 근거로 하여 유적이 발굴되거나 확증되기도 했습니다.

 

<대당서역기>에는 130개국을 여행했다고 하니

당시의 교통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장 스님이 얼마나 대단한 구법 열정과 모험심을 가지고

여행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당시의 구법 여행은 오늘날과는 비교할 수 없는

어려운 길이었을 것입니다.

 

낯선 지형과 험란한 자연,

수시로 출몰하는 도적들의 위험을 피해가며

위법망구하는 목숨을 건 뜨거운 구도의 열정과

모험심이 없으면 도저히 가기 힘든 길인 것입니다.

 

불교 경전은 이러한 목숨을 건 수많은 구도자들의

열정과 노력을 통해 우리에게 전해진 것입니다.  

 

이것을 잊지 말고 소중히 경전을 독송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