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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역사

불교의 역사(60) - 유식 불교(8) - 요가행과 유식 수행

by 아미타온 2024. 10. 3.

<불교의 역사(60) - 유식 불교(8) - 요가행과 유식 수행>

 

<의왕 청계사 올라가는 길>

 

 

1. 유가행파

 

그러면, 유식불교는 어떠한 수행관과 수행체계를 가지고 있을까요?

 

흔히 유식사상에 의거하여 수행하는 수행자를 

유가사(瑜伽師), 또는 유가행파(瑜伽行派)라고 부릅니다.

 

'유가사'나 '유가행파'라는 말은

"요가(Yoga)행을 실천하는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요가가 인도 사상 전반에서

"선정(지관)"을 가리키는 것으로

유식 사상이 단순히 지적이고 이론적인 체계와는 다른

철저한 실천 수행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유식 사상은 요가 체험을 바탕으로 하였다는 것입니다.

 

<청계사 극락보전>

 

2. 요가

 

요가(Yoga)는 '상응(相應)'이라 번역합니다.

'상응'이란 마음과 대상이 상응, 융합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대상은 마음과 상응하고,

행(실천)은 이치와 상응하고,

과(果열매)는 공덕과 상응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목적과 수단이 일치하고 서로 통함으로 말미암아

선정력이 자재하게 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요가는 실천, 수련방법, 심신통일 등의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청계사 연등>

 

3. 4가지 요가

 

흔히 인도에서는 요가를 4가지로 나뉘어 주로 설명합니다.

 

첫째는 "즈냐나 요가"입니다.

 

즈냐나 요가는 "지혜 요가"라고 번역하며,

자기 마음 속의 본연의 지혜를 연마 수련하는 요가를 말합니다.

 

둘째는, "박티 요가"입니다.

 

신앙의 대상에게 자신의 전 생명을 일임하고

그것에 따르고 헌신하는 것에 의해 해탈로 나아가는 요가입니다.

즉, 믿음 요가입니다.

 

셋째는 "카르마 요가"입니다.

 

카르마는 '업'이라는 말로서

자기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실하고

성심껏 다하는 것에 의해 해탈로 나아가는 요가입니다.

 

넷째는 "라쟈 요가"입니다.

 

심신 통일의 방법을

합리적이고 질서있게 함으로써 마지막 해탈에 이르는 요가입니다.

 

이 라쟈 요가는 우리가 흔히 선정이나 명상으로 부르는 것의 일종으로

흔히 우리가 요가라고 할 때의 요가를 말합니다.

 

따라서, 유식의 수행은 이러한 요가의 체험일 수 있으며

요가 체험이 없는 유식의 수행은 공허한 빈말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즉, 요가 체험을 직접 체득해 나가는 단계가 유식 수행의 단계라는 것입니다.

 

<청계사 연꽃>

 

4. 유식의 요가 5단계

 

그렇다면, 유식에서는 요가에 대해서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요?

 

앞에서 이야기한 유식불교의 큰 인물인

무착과 세친 형제가 지었다고 하는

유식 수행의 대표적인 논서인 <대승장엄경론>에 의하면

요가에 대해서 5단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진리의 세계에서 흘러나오는 가르침을 듣는 단계이다.(문聞)

 

즉, 부처님의 가르침인 해탈법과 연기법을 듣고 배우는 단계로서,

가르침을 배워 내면에 축적하는 것으로

이것은 용기에 물을 채우는 것과 같다고 하여 "용기"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들은 가르침을 근원적으로 사유하는 단계입니다.(사思)


근원적인 사유(명상)는 밭에 씨앗을 뿌리는 것처럼

깨달을 가능성을 마음 가운데 둔다는 뜻에 비유하여 '안치(安置)'라고 합니다.

 

셋째는 대상에나 자기(자아)에게 사로잡히지 않고

본래 마음의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대상과 자기(자아)에게 집착되거나 왜곡되지 않고

바라보는 마음을 "거울"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넷째는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없는 것을 없는 것으로 관찰하는 단계입니다.

 

실재를 있는 그대로 비추어 주는 마음을

"빛(광)"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다섯째는 이러한 닦음을 통해 법계에 융화하여

일체 중생과 평등한 입장에서 오염을 벗어나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번뇌를 지닌 존재로서의 자기의 근거가 사라지고

진리 그 자체가 근거로 자각되는 최종적인 전환이 체득되는

(식이 전환하여 지혜로 바뀌는) 단계로 "근거(根據)"로 비유합니다.

 

즉, 유식에서는 수행체계를 이렇게

'용기(그릇)','안치','거울','빛','근거'에 비유하여

5단계의 요가 수행 체계로서 제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