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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인물사

불교 인물사(65) - 인도 신불교의 아버지 암베드카르(10) - 신불교

by 아미타온 2024. 11. 16.

<불교 인물사(65) - 인도 신불교의 아버지 암베드카르(10) - 신불교>

 

오늘은 암베드카르 마지막 시간으로

암베드카르의 불교 개종 19번~22번까지 살펴보겠습니다.

 

 

1. 고(苦)의 자각을 통한 극복

 

19. 나는 사람됨에 해롭고 진보를 방해하는

불평등주의적인 힌두법을 고발하고 또한 거부한다.

 그리고, 나는 붓다의 법을 택한다.

 

20. 나는 불교야말로 유일한 참된 종교라고 확신한다.

 

21. 나는 새로운 생활에 들어간 것을 확신한다.

 

22. 나는 붓다가 가르친 그밖의 다른 계율과 교리에 따라 살아갈 것을 맹세한다.

 

암베드카르의 <붓다와 불법> 제 1장은

"고타마 싯다르타 보디삿트바(보살)이 어떻게 붓다가 되었는가?"에

대해 논의를 진행합니다.

 

여기서 암베드카르는 부처님의 삶에 대해

몇 가지 문제 의식을 가지고 출발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부처님의 생애에서 중요한 부분인

출가에 대한 독특한 견해였습니다.

 

암베드카르는 부처님은 인간의 노병사를 목격하고 

충격을 받아 출가했다는 기존의 견해에 대해 반대했습니다.

 

그는 29살이나 되는 늦은 나이에

부처님이 출가한 것은 이전에 노병사의 고통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노병사의 고통에 대한 충격 때문에 출가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회적인 원인 때문이라고 상상력을 가미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그 계기가 로히니 강물을 둘러싸고

샤카족과 콜리야족의 부족간 전쟁의 위기였습니다.

 

당시 전제적인 군주국이 아니라,

대중들간의 공의를 모아 의사 결정을 하던 석가족이었습니다.

 

전쟁에 대해 반대하는 소수파였던 부처님이

전쟁에 찬성하는 다수파였던 주전파와의 논쟁 끝에 불가피하게

출가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는 상상력과 창작성을 동원한 견해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불교가 모든 것이 '고(苦)'라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의 자각을 통한 극복'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처님의 초전 법륜과 전법의 과정을 "고의 해방"에 맞추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2. 신불교(新佛敎)

 

그리고, 부처님이 비구(출가 스님)를 만든 목적은

단순히 "완전한 인간"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중생을 위한 봉사에 바치면서 중생의 친구이자 안내자이자

철학자로서 활동하는 사회적 봉사자를 만들려는 것이 목적이었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승가가 단순히 개인적 완성에만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봉사자라는 역할에 충실하다면

불교의 앞날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암베드카르가 바라본 부처님의 생애와 승가의 역할은

단순히 개인적 고의 해결에 만족하는 완전한 인간의 추구가 아니라

좀 더 사회적, 중생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노력하는 대승적 관점이 특징입니다.

 

그는 21번째 맹세에서 말하는 "새로운 생활'이란

불교의 이러한 대승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암베드카르가 부처님의 출가 부분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새롭게 해석한 배경과

부처님의 전법을 강조한 점, 승가의 역할에 대한 대승적 해설 등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일까요?

인도 사회의 여러 모순들을

(암베드카르는 "사람됨에 해롭고 진보를 방해하는

불평등주의적인 힌두법"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해결하는 방안은 불교의 가치관,

특히 대승적 가치관에 근거해야 함을 주장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상의 22개항의 불교입문맹세는

힌두교에 입각한 신앙 의식과 

부처님을 힌두 신들의 화신 가운데 하나로 보아 폄하하던 

당시의 인도의 시대적인 상황을 온전히 거부하는 것입니다.

 

오직 부처님의 계율과 다르마에 의거하여 

생명의 존엄과 평등을 다시 주창한 선언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 바탕에는 <붓다와 불법>에 드러나 있듯이

인간의 존엄성과 이성에 대한 믿음과 사회적 평등과 공동의 행복을 추구했던

부처님의 이념을 바로 이 땅인 현세에서 실현하자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암베드카르의 불교 개종은

부처님이 가신지 2,500년이 지난 20세기의 인도 땅에

불교의 불씨를 다시 일으킨 중요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도에서는 암베드카르의 불교를

"신불교(Neo-Buddhism)"이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개종 선언이 있은 후 8주 후

암베드카르는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안타깝습니다.

그가 더 오래 살아서 그가 주장한

신불교 운동을 더 펼쳤으면 인도 사회가 많이 변했을 것입니다.

 

암베드카르는 서재에서 마지막 돌아가실 때에도 

 <붓다와 불법> 책의 마지막 원고 교정에 힘썼다고 전해집니다.

 

불법에 대한 사랑과 대중들에게 바른 가치관을 안겨주는 일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암베드카르의 노력과 열정이 초석이 되어

오늘날에도 인도의 많은 불가촉천민들이 서서히 깨어나고 있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