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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인물사

불교 인물사(63) - 인도 신불교의 아버지 암베드카르(9) - 개종

by 아미타온 2024. 11. 12.

 

<불교 인물사(63) - 인도 신불교의 아버지 암베드카르(9) - 개종>

 

< 2002년 웃타르 프라데쉬 주의 석가족의 집단 개종 당시의 모습 >

 

1. 불가촉천민의 불교 개종

 

암베드카르는 불교로 개종하였습니다.

 

1956 10 14일~15일 양일간,

인도 중부의 나그푸르의 딕샤 부미에서

암베드카르를 비롯한 50만명의 불가촉천민이

일시에 불교로 개종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일찌기 역사상 유래가 없었던 가장 큰 규모의 개종이었습니다.

  

이 역사적인 개종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암베드카르는 불교로의 개종에 동참한 지지자들 앞에서 

다음과 같은 22가지 맹세를 제정했습니다.

 

 

 

 2. 바른 신앙관

 

<암베드카르의 불교입문맹세 22개항(1~8번)>  

 

1. 나는 브라흐마, 비슈누, 마헤슈와라(시바)를

신으로 인정하지 않고 또한 숭배하지도 않는다.

 

2. 나는 라마와 크리슈나를 신으로 인정하지 않고

또한 숭배하지도 않는다.

 

3. 나는 가우리(시바신의 처)나 가나빠띠(집단의 수령)와 같은

힌두 신전의 남신, 여신 중 어느 쪽도 신으로 인정하지 않고

또한 숭배하지도 않는다.

 

4. 나는 화신(化身, 신들이 변해서 다른 존재로 나타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5. 나는 붓다가 화신인 것, 즉 그가 비슈누의 화신인 것을 믿지 않는다.

도리어 나는 그것이 거짓 선전이라고 생각한다.

 

6. 나는 조령제(祖靈祭)를 지내지 않고 제사떡을 드리지 않는다.

 

7. 나는 붓다의 법에 거슬리는 어떠한 관행에도 따르지 않는다.

 

8. 나는 어떠한 의식이나 제식도 브라흐만의 손에 의해서 집행되는 일을 하지 않는다.

 

암베드카르의 불교입문맹세 1번~5번까지는 힌두 신을 모시는 것과

부처님을 힌두신의 화신으로 보는 힌두 신앙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6번~8번까지는 힌두교의 종교 의식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를 선언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불교에 입문하는 개종자들의 신앙의 대상이

부처님이라는 것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3. 신앙의 정법과 비법

 

암베드카르는 앞 장에서 이야기했듯이

그가 쓴 <붓다와 불법>이란 책에서 "다르마(법)'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습니다.

 

그는 다르마에는 "삿다르마(정법,正法)"와

"아다르마(비법,非法)"가 있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정법과 비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아주 체계적이고 공감가는 합리적인 주장을 펼쳤습니다.

 

암베드카르는 "아다르마(비법)"에 대해

'1. 미신을 믿는 것은 다르마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어떤 현상이 발생할 때마다 그 발생 원인을 알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그 원인을 시간, 자연, 우연, 신, 운명, 필연 등으로 돌리는

미신과 초자연주의를 부처님은 반대하였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이러한 미신과 초자연주의를 부정하며

3가지 목표을 설정하였다고 암베드카르는 주장했습니다.

 

첫째 목표는 인간을 합리적인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었으며

둘째 목표는 진리를 탐구하도록 인간을 해방시키는 것이었으며

셋째 목표는 결과를 밝혀내려는 인간의 탐구심을 말살하는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미신의 근원을 제거하는 것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고취하고 합리적인 사상을 펼친

불교 사상의 핵심이 바로 연기법입니다.

 

연기법에 의거하지 않고

미신과 초자연주의를 숭배하는 것은

다르마(진리)가 아니라고 암베드카르는 분명히 짚고 있는 것입니다.

 

 

4. 정견의 중요함

 

그리고, '2. 브라흐마, 자재천왕 등의 우주의 창조자로서의 신을

신앙하는 것은 다르마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암베드카르는 부처님과 브라만 사제들간의 대화 내용을 언급하면서

모든 것을 신이 창조했고,

신이 모든 것을 주재한다는 것에 대한 부처님의 반론을 예로 들었습니다.

 

부처님이 설파하고자 했던 종교의 핵심은

인간과 신 사이의 관계에 있지 않고

인간 대 인간의 관계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는 종교의 목적은 모든 인간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를

인간에게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우주의 창조자로서의 신을 신앙하는 견해가

신과의 중재자라는 사제를 만들어내고,

이들은 제사와 종교 의식을 만들어내고

사람들에게 미신을 만들어냄으로써

팔정도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정견을 방해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신이 최초의 창조자라고

신앙에 반대한 결정적 근거는 

바로 부처님의 연기법에 위배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잘못된 전제에 기초하여

우주의 창조자가 신이라고 믿는 신앙은

다르마가 아니라 단지 착각일 뿐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2가지의 잘못된 다르마에 대한 언급 이외에도

3. 브라흐마와의 합일에 기초한 다르마는 다르마가 아니다.

4. 영혼을 믿는 것은 다르마가 아니다.

5. 공희 신앙(동물을 죽여 치르는 제사 의식)은 다르마가 아니다.

6. 단순한 추측에 기초한 현실성을 상실한 신앙은 다르마가 아니다.

7. 다르마의 지식을 축적하기만 하고 활용하지 않는 것은 다르마가 아니다.

8. 다르마 경전의 무오류성을 믿는 것은 다르마가 아니다.

라고 언급하며 비법(非法)의 폐해를 언급하며

암베드카르는 바른 다르마(정법)을 믿어야함을 무엇보다 강조하였습니다.

 

즉, 불법을 믿는다는 것은 정법에 귀의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이 잘못된 다르마(비법)임을 알고,

잘못된 다르마를 버리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암베드카르가 8가지 잘못된 다르마를 언급하고,

입문 맹세의 1번부터 8번까지를 잘못된 신앙에서 벗어나라고 한 것은

암베드카르가 얼마나 잘못된 믿음의 폐해에 대해 절감했고,

정견의 중요성에 대해 자각하고 있었슴을 알게 해 줍니다.  

      

즉, 바른 정법을 받아들이는 출발은

정견에 입각한 바른 신앙을 갖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