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아미타불(16) - 5겁 사유>
1. 무량한 시간, 겁(劫)
<무량수경>에 나오는 법장 보살 이야기를 보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시간에 대한 언급이 3번 나옵니다.
첫째는, 법장 보살은 '5겁 사유'를 통해 48대원을 세우셨다는 것과
둘째는, 법장 보살은 '조재영겁(兆載永劫)'의 보살의 덕행을 수행하여
48대원을 성취하셨다는 것과
셋째는, 법장 보살은 '10겁 이전'에 이미 성불하여
아미타 부처님으로 실존해 계시다는 것입니다.
'겁(劫)'이란 얼마나 긴 시간인가요?
가로, 세로, 높이가 40리 되는 바위를,
하늘 세상의 선녀가 하늘거리는 하늘 옷으로
3년에 한 번씩 내려와 스쳐서 다 닳아 없어지는 시간이 1소겁(小劫)입니다.
1소겁만 해도 하나의 우주가 생성되었다 소멸할 때까지의 긴 시간입니다.
2. 총원과 별원
그런데, 아미타 부처님께서 극락 세계를 구상하여 48대원을 세우시는데서만
'5겁 사유'를 하셨다니 그 엄청난 시간의 스케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본에 가면 '오겁사유의 아미타 불상'을 볼 수 있습니다.
중생 구제의 비원을 안고 오겁 사유의 깊은 명상에 잠긴 감동스런 불상입니다.
너무나 긴 시간 동안 사유하시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부풀 정도로 풍성합니다.
왜 법장 보살은 5겁이나 되는 긴 시간 동안 깊은 사유를 하셨을까요?
어떤 마음으로 5겁의 긴 시간 동안 당신의 48대원을 다지고 또 다졌을까요?
서원에는 2가지가 있습니다.
총원과 별원입니다.
서원은 삶의 목표이자, 기둥입니다.
즉, '나는 이렇게 살겠습니다."라는 목표이자 맹세입니다.
보살은 깨달음을 위해 진리(법)를 구하고,
고통받는 중생들을 구제하는 존재입니다.
보살이라면 공통적으로 가져야 하고
실천해야 하는 삶의 목표이자 기둥이 바로 총원(總願)입니다.
사홍서원이 바로 그것입니다.
가없는 중생을 다 건지기를 서원합니다.
끝없는 번뇌를 다 끊기를 서원합니다.
한없는 법문을 다 배우기를 서원합니다.
위없는 불도를 꼭 이루기를 서원합니다.
사홍서원은 모든 보살들이
공통적으로 가져야 하는 넓고 큰 서원입니다.
그러나, 실제 우리들의 삶의 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홍서원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서원이 세워져야 합니다.
이렇게 세부적으로 상황에 맞게
구체적으로 세운 서원이 '별원(別願)'입니다.
한 분 한 분의 보살님과 부처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홍서원에 입각한 각 불보살님마다의 구체적인 서원을 세우십니다.
보현보살님은 10가지 서원을 발하셨고,
승만부인도 10가지 서원을 발하였고,
약사여래께서는 12가지 원이 있으시고,
아미타 부처님께서는 48대원이 있으신 것입니다.
3. 5겁 사유
<무량수경>에서 아미타 부처님은
“나는 세상을 초월하는 원을 세우리라(我建超世願)”고 말씀하셨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아미타 부처님을 소개하실 때에도
“모든 부처님을 뛰어넘는 발원(發願逾諸佛)”이라고 하십니다.
<무량수경>에서 세자재왕 부처님은 210억 불국토를
법장 보살에게 모두 나타내 보여 주십니다
요즈음으로 치면 홀로그램이나 빔 프로젝터 영상으로 보여주신 셈입니다.
법장 보살은 이 모든 210억의 불국토의 뛰어난 점과
각각의 부처님의 교화, 그 곳 중생들의 선악과 수행과 깨달음 등을
모두 관찰해 보시고 5겁의 긴 사유를 하신 것입니다.
즉, 210억 불국토를 벤치마킹해서
어떻게 최상의 불국토를 건설해서
중생들을 제도할 것인지를 사유하신 것입니다.
불교의 명상은 지관,
즉 집중(지止)과 관찰과 사유(관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법장 보살은 5겁의 긴 지관 명상을 통해
48대원을 세우시고 극락 세계를 설계하신 것입니다.
<무량수경>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은 그 과정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5겁 동안이나 충분하게 불국토를 장엄하고
청정하게 할 행을 사유하고 섭취하여 선택하셨느니라.
(具足五劫, 思惟攝取, 莊嚴佛國, 清淨之行)"
즉, 법장 보살은 다음의 문제를
세밀하고 깊이있게 고뇌하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모든 부처님 세계를
뛰어넘는 청정한 불국토를 만들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시방 중생들이
한 번 이 불국토에 왕생하면 빨리 성불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시방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빠르고 쉽게 나의 불국토에 오게 할 수 있을까?'
그 해답을 얻기 위해 아미타 부처님께서는
5겁이나 되는 기나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주도면밀하게 사유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세자재왕 부처님 앞에서 48대원을 세우고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당신의 굳센 마음의 결의를
나타내셨습니다.
“제가 세운 이 서원은 세상을 뛰어 넘어
반드시 위없는 도에 이르리라.
이 서원이 원만히 구족되지 않는다면
결단코 부처되지 않으리라.
제가 한량없는 오랜 세월 동안
하염없이 나누어 주는 보살이 되지 못하여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중생을 제도하지 못한다면
결단코 부처되지 않으리라.”
이렇게 드없이 크고 깊은 마음 세계의
48대원을 갖기 위해 법장 보살은
5겁이라는 무량한 세월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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