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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18) - 묘하게 좋은 사람, 묘호인

by 아미타온 2024. 11. 24.

 

 

<나무아미타불(18) - 묘하게 좋은 사람, 묘호인>

 

<일본 정토 도량 교토 우지 뵤도인(평등원)>


1. 선도 대사와 묘호인


정토 신앙에서 <묘호인(妙好人)>이 있습니다.

'묘하게 좋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묘호인’은 <관무량수경소>을 쓴

중국의 선도 대사가 최초로 하신 말씀입니다.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는 염불행자를

'묘호인'이라고 했습니다.

“마땅히 알아라.

이 사람은 호인(好人)이고,
묘호인(妙好人)이며

상상인(上上人)이며
희유인(希有人)이고

최승인(最勝人)이다.”

선도 대사는 <관무량수경>에 나오는 다음 구절을 주석하며

연꽃 같은 순수한 염불자를 '묘호인'이라고 했습니다. 

“만약 염불하는 자가 있다면(若念佛者),

마땅히 알아야 한다(當知).
이 사람은 사람들 중에서 연꽃이다

(此人 是人中芬陀利華).”

‘인중 분타리화’에서

'분다리화'는 범어로는 ‘pundarika(푼다리카)’입니다.


'순수한 흰 연꽃'이라는 말입니다.

 

<뵤도인에 핀 흰 연꽃>


<관무량수경>에서 

'염불자는 사람들 중에서도 흰 연꽃과 같은 존재이다'라는 말씀을
선도 대사는 다섯 가지 용어로서 찬탄한 것입니다.

'좋은 사람(호인)이고,
아주 좋은 사람(묘호인)이고,
베스트 오브 베스트(best of best, 상상인)이고,
아주 드문 사람(희유인)이고,
가장 훌륭한 사람(최승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선도 대사가 원래 말한 '묘호인'의 정의는 “염불하는 사람”입니다.

염불하는 사람이면 다 묘호인인 것입니다.

그런데, 정토 신앙이 강한 일본에서

재가 생활을 하면서 염불하는 착한 사람들을

'묘호인'라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2. 일본 재가 염불행자, 묘코닌

 

일본말로는 '묘코닌'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에도 시대(임진왜란 이후 도쿠가와 막부 시대)에
종파적으로는 신란 스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정토진종에서,
신분적으로는 스님이 아닌 재가자 사이에 묘코들이 출현합니다.

그 시절 농촌에서 살아가던 농민이나 농민의 아내나
이런 사람들 중에는 글을 읽지 못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 무식한 사람들 중에서 정토진종 도량에 다니면서 

스님으로부터 법문을 많이 듣고서 다음과 같이 생가했습니다.


“아, 그렇구나.

나는 죽으면 아미타불의 극락에 갈 수 있겠구나.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
그러니 이 세상에서 사는 동안 행복하게 살고, 

다른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아야 하겠구나.”

이러한 마음 세계가 되어서 염불하면서 이웃을 위해
헌신적으로 노력하는 착한 사람을 '묘코닌'이라고 불렀습니다.

이들은 이웃을 위해 소가 먹는 풀을 대신 베다 주고,

아픈 사람에게는 뜸도 뜨 주었습니다. 

교학적 이론은 잘 모르지만,

마음이 순수하고 지극한 신앙인으로
어떻게 하든지 이웃을 위해서 헌신하려는 마음을 지닌 분이었습니다.

예전에 법정 스님이 연꽃처럼 '맑고 향기롭게' 운동을 하셨습니다.

 

연꽃처럼 주변을 비추는 맑고 향기로운 불자가 되자고 했듯이
묘코닌은 흰 연꽃과 같이 주변을 작은 친절과 사랑으로 밝게 비추는 염불자였습니다. 

 

 

3. 법장 보살은 어디에 계실까?

 

일본의 어느 여성 묘코닌이 쓴 시가 남아 있습니다.

 

법장 보살은
어디서
수행하실까
모두 나의
마음 속에서
나무아미타불
아미타불

재미있는 시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미타 부처님의 전생인

<법장 보살> 이야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지금부터 10겁 이전에, '법장'이라는 한 구도자가 부처님이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5겁이라는 긴 세월에 걸친 명상과 수행 끝에 이룬 쾌거였습니다.
그 결과 모든 중생들을 구제할 수 있는 극락을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극락은 서방에 있습니다.
아미타 부처님은 서방 극락 세계에 계시면서 설법을 해 주고 계십니다.
 
그런데, 저 묘코닌 여인은 10겁 이전에
수행을 해서 부처를 이루신 법장 보살이
지금 내 마음 속에서 숨쉬며 수행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무슨 뜻일까요?

나와 법장 보살은 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내가 곧 법장 보살이고, 법장 보살이 바로 나라는 것입니다.
법장 보살이 내 가슴 속에서 뜨겁게 숨쉬며 수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무아미타불'을 부르면서 아미타 부처님을 생각할 때마다
나의 가슴 속에 법장 보살이 숨쉬면서 수행하는 것이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극락을 건설하고 중생들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법장 보살의 뜨거운 보살심이
자신의 가슴 속에 뜨겁게 살아 숨쉰다는 것입니다.

이 여인의 마음 도량에 법장 보살의 수행이 살아 숨쉬고 있다면
그녀의 삶은 주변을 맑고 향기롭게 만드는 법장의 흰 연꽃이 피어났을 것입니다.

법장 보살의 이름인 '법장(法藏)'은 '법을 저장한다'는 뜻입니다.
법은 불멸의 진리를 말합니다.

역사는 생멸하지만, 법은 생멸하지 않습니다.
역사는 특수하지만, 법은 보편적입니다.
 
진정으로 참된 것은 역사가 아니라 법의 진실입니다.
법이 말하는 진실을 우리는 마음에 담아야 합니다. 

 

묘코닌 여인의 마음 세계에는

법장 보살이 들어와 있고 법의 진실이 숨쉬고 있습니다.  

과거 10겁 이전이 아니라,
바로 지금 내 마음 속에서 법장보살이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절실하게 도를 구하는 구도심을 일으키고,
오로지 마음을 모아 중생들을 구제하고자 뜻을 세운
법장 보살의 뜨거운 보리심의 법의 진실이 숨쉬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진실된 생활에 들어가면,
법에 순응하는 생활에 들어가면,
우리의 내면 속에 법장 보살과 하나되어 살고 있슴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의 내면에 진실된 법의 모습이 드러나면

우리는 모두 법장과 같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 세계 안에 ‘법장 보살'이 들어와 있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지금 바로 여기에서 극락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