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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14) 관무량수경과 선도 대사

by 아미타온 2024. 10. 6.

<나무아미타불(14)  관무량수경과 선도 대사>

 

<봄날의 용인 호암 미술관>

 

1. 선도 대사와 관무량수경

 

<관무량수경>과 관련한 중요한 스님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선도 대사입니다.

 

선도 대사는 <관무량수경>을 통해 깊은 영감과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선도 대사는 <관무량수경>을 주석한 <관무량수경소(관경소)>를 저술하였습니다.

<관무량수경소>를 통해 극락 왕생을 위한 정토문의 수행 체계를 완비했습니다.

 

저는 2017년 중국 서안 여행 때 선도 대사 유골이 안치된

종남산 향적사를 참배한 적이 있습니다.

 

34m의 선도대사 사리탑과 함께 종남산이

펼쳐진 멋진 곳에 위치한 도량이었습니다.

 

비록 공산화된 중국의 특성상 불교는 힘을 잃고 있었지만,

정토 신앙의 체계를 세운 중국의 선도 대사를 만날수 있어 좋았습니다.

 

선도 대사는 과연 어떤 삶을 사셨고,

<관무량수경소>를 통해 어떤 가르침을 펼쳤을까요?

 

선도 대사는 중국 도선 국사가 편찬한

<속고승전>에 소개될 정도로 당대의 유명한 스님이었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염불할 때 입에서 광명이 나왔다는 선도 대사>

 

2. 선도 대사의 일생

 

선도 대사(613~681) 수나라 양제 9에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 출가하여 <법화경>,<유마경>을 공부했는데,

어느  <극락변상도>를 보고 마음 속 깊이 환희심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불교 예술의 위대함이 선도 대사를 정토의 길로 인도한 것입니다.

 

선도대사는 이후 <관무량수경>에서 설하는

 16관법에 깊이 매료되어 극락 왕생을 강렬히 원했습니다.

 

선도 대사는 당시 정토의 가르침을 펼치던

<안락집>의 저자 도작 선사를 알현했고,

도작 선사로부터 <관무량수경> 강의를 듣고

정토의 문이 생사를 벗어날 수 있는 가장 빠른 법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후 선도 대사는 정토 전도사가 되어

당나라 수도 장안에 들어가 귀천을 가리지 않고 교화에 힘썼습니다.

그래서, 불과 3년만에 장안성 안에 염불 소리가 가득 찼다고 합니다.

 

선도 대사는 <아미타경> 10만 권 필사하고, 

극락변상도를 3백 장을 그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황폐한 절이나 탑을 보는 즉시

사람들에게 불사를 권유하여 수리 복구하는 등 교화에 힘썼습니다.

  

선도 대사의 교화 일화 중 유명한 일화가 남아 있습니다.

 

선도 대사가 장안에 있는 '광명사'에 주석할 때의 일입니다.

 

'광명사'는 선도 대사가 염불할 때

입에서 광명이 나온다고 해서

당나라 황제 고종이 내려준 절 이름입니다.


광명사에서 선도 대사의 설법 중에 누군가 질문했습니다.

 

"지금 아미타 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면 반드시 극락 정토에 왕생하는지요?"

 

그러자 선도 대사는 "염불필정(念佛必定)"이라고 단호하게 대답했습니다.

염불하면 반드시 극락왕생이 반드시 정해져 있다는 뜻입니다.

 

선도 대사의 대답에 응하여

그는 입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칭명하면서

광명사 문을 나와 버드나무 꼭대기에 올라가서

합장하고 서쪽을 향하면서 염불 소리와 함께 투신자살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당시 장안의 조정에 알려져 큰 화제 거리가 되었습니다.

 

선도는 <왕생예찬>, <관념법문>, <법사찬> 등이 여러 저작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 <관무량수경>을 주석한 <관무량수경소>가 후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아미타 삼존불 (호암미술관)>

 

3. 관무량수경소와 정선(定善)

 

선도는 <관경소>의 '귀명게'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들이 우둔하고 미련한 몸에 끄달려 광겁토록 유전하다가

지금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말법 시대에 남기신 가르침인

아미타 부처님의 본원, 극락 왕생의 요긴한 문을 만났사오니

정선(定善), 산선(散善) 등을 수지한 선근을 회향하여

속히 극락 왕생하여 무생법신을 증득하게 하옵소서"

 

선도대사는 <관무량수경>을

말법 시대의 범부들을 위해 설한 극락 왕생의 감로법으로

'정선'과 '산선'의 2가지 극락 왕생의 길을 제시한 가르침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선도 대사는 <관무량수경>의 '위제희 부인'을

'오탁악세의 인연을 만난 범부'를 대표한다고 보았습니다.

 

위제희 부인은 착하게도 스스로 극락에 태어나기를 원했고,

미래세의 일체 범부들을 위해 극락 왕생의 길을 부처님께 청하신 분입니다.

 

'위제희 부인과 같이 오탁 악세의 인연을 만난 범부들이 상하 차별없이 모두 평등하게

아미타 부처님에 의해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은 과연 무엇인가?'

 

이 문제 의식에 의거하여 선도는 <관무량수경소>를 쓰게 된 것입니다.

 

선도는 <관경소>의 16관법을 '정선(定善)'과 '산선(散善)'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정선(定善)'은 마음을 오롯이 집중하여 바른 선정의 마음(정심,定心)으로

'일상관'부터 '잡상관'까지 13관을 통해 정토를 관(觀)하며 선근을 기르는 길입니다.

 

선도 대사는 <관무량수경소>에서 정선의 '관(觀)'을 다음과 같이 명쾌하였습니다.

 

"관(觀)이란 빛이다.

항상 청정한 신심의 손으로 지혜의 빛을 가지고

아미타 부처님의 정보(正報)와 의보(依報)를 비추는 것이다.

'정보'의 주(主)장엄은 아미타 부처님이고, 

성중 장엄은 극락 세계의 성중 보살님이다.

'의보'는 극락 세계의 수승한 환경이다."

 

신심의 손으로 지혜의 빛을 가지고

극락 세계의 정보와 의보를 비추는 것이 바로 '관(觀)'이라고 했습니다.

 

정말로 명쾌한 개념 정리입니다.

 

<극락정토를 그린 관무량수경 변상도>

 

 4. 관무량수경과 산선(散善)

 

그런데, 선도 대사는 말법 시대의 범부 중생이

바른 선정의 마음인 정심(定心)으로 관하여

정토를 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위제희 부인의 간절한 요청에 응하여

13가지 관법(觀法)을 설하고 나서 

뒤이어 어떠한 요청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배관, 중배관, 하배관의 3가지 관법을 설했다는 것입니다.

 

상배관, 중배관, 하배관은

상품상생부터 하품하생까지 

9품으로 나누어 정토 왕생의 길입니다.

 

선도 대사는 이 3가지 관법은

정심(定心)을 얻지 못하고 산란한 마음에서

벗어날 수 없는 환경에 있는 9품의 일체 범부 중생들을 위한

구제의 가르침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래서, 산란한 마음 그대로의 실천행이므로 

'산선(散善)'으로 개념 정리했습니.

 

선도 대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부처님께서 가신 후 오탁악세의 범부는

선연(善緣)을 만남에 차이가 있어 9품의 차별을 초래하게 된다.

상품삼인은 대승을 만난 범부이고, 

중품삼인은 소법(小法)을 만난 범부이고, 

하품삼인은 악연을 만난 범부이다.

하품삼인은 악업을 지은 까닭에 임종시에 선한 인연을 빌어

부처님의 원력에 올라타서 왕생하고,

극락세계에 이른 후 연꽃이 피어야 비로소 발심을 시작한다."

 

그러면 어떻게 산선을 닦을까요?

 

선도 대사는 극락 왕생하고자 하는 이는 

'원(願)'의 마음 '행(行)'의 실천이 구족해야 

왕생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극락 정토가 행복하고

불가사의하다는 말을 듣고 '왕생을 원한다'고 말은 하지만,

행이 따르지 않는 원은 껍데기 원이고 텅 빈 원이라고 했습니다.

 

'원'과 '행'이 서로 도와야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선도는 3가지 마음(三心)으로 원(願)의 마음을 내고,

5가지 바른 수행(五種正行)으로 행(行)의 실천의 길을 제시했습니다. 

 

선도는 <관무량수경>에 나오는 

삼심(三心)이야말로 진정한 왕생의 원(願)이며,

신앙자의 안심(安心)이며 실천의 바탕이 되는 마음이라고 하였습니다.

 

<관경변상도의 아미타 삼존불과 극락대중>

 

5. 세가지 마음

 

그러면 선도가 말하는 삼심(三心)이란 무엇일까요?

 

①지성심(至誠心)과 ②심심(深心)과 ③회향발원심(廻向發願心)

세 가지 마음입니다.

  

선도 대사는 첫번째 '지성심' '진실심(眞實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것과 밖으로 행하는 것이 일치한 행동,

, 예배를 한다면 마음으로나 모습으로나 똑같이 예경을 올리는 것을 말합니다.

 

두번째 '심심(深心)'이란 문자 그대로 '깊은 신심(信心)'을 말합니다.

선도는 심심에는 2가지에 대한 깊은 믿음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자신은 죄악이 깊은 범부 중생임을 솔직히 바라보고

자신의 어두움을 깊이 자각하는 믿음입니다.

 

다른 하나는 아미타불의 본원력에 의해 왕생을 얻는다는 것을 깊

이 믿고 의심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세번째 회향발원심에 대해 

자신이 행한 신··의 삼업의 선근은 물론

타인의 신··의 삼업으로 선근을 행하면 그것을 즐거워하고,

타인의 선행을 즐거워해 준 선근까지도 모두 왕생을 위해 회향해서

왕생을 원하는 것이 회향발원심이라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선도는 극락 왕생을 위해 일체 자타의 선근을 회향하는 마음을

회향발원심이라 보았습니다.

 

<광명을 비추시는 아미타 부처님>

 

 6. 5가지 바른 실천행

 

그러면, 실천()으로서 오종정행(五種正行)이란 무엇일까요?

 

선도는 세친보살의 5문처럼 정토왕생의 실천행()으로 

5가지 바른 수행의 길을 제시하였습니다.

 

선도가 만든 5가지 바른 실천 수행은 바로 

①칭명, ②관찰, ③예배, ④경전 독송, ⑤찬탄 공양입니.

 

선도는 5가지 바른 수행(正行)을 다음과 같이 구분했습니다.

 

첫째는 칭명 염불, 즉 아미타불의 명호를 염불하는 것입니다.

 

둘째는 독송, 즉 정토경전(아미타경, 무량수경, 관무량수경)

독송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예배, 즉 아미타 부처님께 예배하고 예불을 올리는 것입니다.

 

넷째는 관찰, 즉 아미타불의 상호와

극락장엄의 이미지를 떠올리며 관법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다섯째는 찬탄과 공양, 

즉 아미타불의 공덕을 찬탄하고 공양을 올리는 것입니다.

 

선도는 이 5가지 중에서 칭명 염불을 가장 중시했습니다.

 

선도는 5가지 실천 수행 중에서

칭명 염불을 '바른 왕생의 요인(정행, 正行)'이라고 보고,

나머지 4가지는 칭명을 돕는 보조행(조행, 助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 이유는 아미타불의 제18원을 따르는 길을 

'칭명염불'이라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제18원은 누구라도 극락왕생을 원하여

환희로운 마음으로 아미타 부처님의 명호(이름)을

10번만이라도 했다면 극락 왕생으로 이끌어준다는 아미타 부처님의 서원입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18원의 진리를 믿고

일심으로 오로지 아미타불의 명호를 염하고,

행주좌와 무엇을 하고 있더라도 마음과 입으로 염불하라는 것입니다.

 

것은 아미타 부처님의 제18(본원)에 상응하는 길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나무아미타불> 칭명염불을

중심으로 하는 염불 수행은 선도 대사가 규정한 정토교의 중요한 수행 전통입니다.

 

<극락에서 내영해 주시는 아미타 부처님>

 

7 칭명 염불을 통한 아미타 부처님과의 3가지 인연

 

선도는 칭명 염불하면 세 가지 인연을 통해 

아미타 부처님과의 만남과 가피가 가능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첫번째, 친연(親緣)입니다.

 

염불자가 입으로 언제나 아미타불의 명호를 칭명하면 

아미타 부처님은 곧 그것을 들으시고,

몸으로서 아미타불을 예경하면 아미타 부처님은 곧 그것을 보시고,

마음으로 언제나 아미타불을 예경하면 아미타 부처님은 곧 그것을 아신다고 하여

아미타 부처님과 내가 서로 떨어지는 일이 없다(親)는 것입니다.

 

두번째, 근연(近緣)입니다.

 

염불자가 아미타 부처님을 뵙고자 원하면,

아미타 부처님은 곧 그 염원에 응하시어 눈앞에 현존하시게 되어,

부처님과 손을 맞잡는 생활을 즐길 수 있다(近)는 것입니다.

 

세번째, 증상연(增上緣) 입니다.

 

중생이 아미타 부처님을 칭명하면

지난생의 죄업이 제거되고 정화되어 목숨이 다할 때에는,

여러 성자들의 영접을 받아서 사악함에 방해 받는 일이 없어져

부처님의 가피 속에서 무너지지 않는 힘을 증진(增上)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선도 대사는 <관무량수경소>를 통해 정

토문의 마음가짐과 수행의 길을 분명하게 제시하여

후학들이 정토행자로서의 길을 걸을 수 있는 빛과 소금 같은 길을 제시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관무량수경>의 가르침은 선도 대사를 거치며

대한 정토의 산맥이 되어 동아시아 불교에

<나무아미타불>의 염불 소리가 크게 울려 퍼지게 만든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