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구경(114) 신통제일 목련 존자의 열반 이야기>
부처님께서 죽림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신통제일 목련존자와 관련하여 게송 137 ~ 140번을 설법하셨다.
어느 때 니간타 고행자(니간타스, 나형외도)들이
목련 존자를 살해할 계흭을 세운 적이 있었다.
그들은 목련 존자를 없앰으로써
부처님의 명예와 공덕을 손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니간타스들은 당시 라자가하(왕사성) 근처
짤라실라라는 작은 지방에 있는 자객들을 사서
목련 존자를 살해하라고 사주했다.
그리하여 자객들은 목련 존자가 수행하고 있는 수도원을 포위했다.
그러나 목련 존자는 신통력으로써 열쇠 구멍을 통해 빠져나와 버렸다.
그리고 얼마 뒤 두 번째 포위되었을 때는
방의 지붕을 뚫고 자객들의 포위망을 벗어났다.
이같이 하여 자객들은 처음 두 달 동안은
목련 존자를 도저히 해치지 못했다.
그러다가 석 달째가 되었을 때 자객들은 기회를 보아
세 번째로 목련 존자가 머무는 수도원을 포위했다.
이때에 이르러 목련 존자는 자산의 과거를 반조해 보았다.
목련 존자는 과거에 범한 어리석은 악행의 업이
아직 남아 있음을 알게 되어
그때는 신통력을 사용하여 포위망을 빠져나오지 않았다.
그리하여 마침내 목련 존자는 자객들에게 잡히는 몸이 되었다.
자객들은 목련 존자를 가혹하게 두들겨 팼고,
칼로 찔렀으며 모든 뼈마디를 바스러뜨렸다.
목련 존자가 만신창이가 되자
자객들은 이제 목련 존자 더 이상 살아나지 못하리라 판단하고
시체를 숲 속에 던져 버린 후 그곳을 떠났다.
그런데 목련 존자는 자신을 다스리는 선정의 힘으로써
몸과 마음을 추슬러 가까스로 움직일 수 있었다.
이윽고 목련 존자는 부처님이 계시는 죽림정사로 향했다.
수도원에 도착한 목련 존자는
부처님께 자기는 이제 마지막으로 부처님께 인사를 올리는 것이며,
곧 라자가하 근처에 있는 고향 나란다에 돌아가 열반을 실현하겠다고 사뢰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목련 존자에게 죽림정사에 있는
전체 대중에게 고별 법문을 한 뒤 떠나라고 말씀하셨다.
그리하여 목련 존자는 마지막 법문을 했고,
다시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와서 인사를 올리고 공손히 합장한 다음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았다.
그런 다음 테라는 그 곳을 떠나 자신의 출생지인 나란다로 갔으며,
거기서 열반을 실현하였다.
목련 존자가 자객들의 손에 의해 희생되었다는 소식은
마치 마른 검불에 붙은 불이 야산에 번져가듯
삽시간에 라자가하와 다른 지방으로 퍼져 나갔다.
이때 라자가하를 다스리던 아자따삿뚜(빔비사라 왕의 아들) 왕은
이 소식을 듣고 매우 놀라고 분개하여 사실을 조사하도록 특별 명령을 내렸다.
그리하여 니가타스들 중에서
그 일에 관련된 자들과 자객들을 모두 붙잡아 산채로 불태워 처형하였다.
한편 비구들은 마하 목갈라나 테라의 죽음을 매우 슬퍼하였다.
그리고, 그처럼 위대한 부처님 제자가 어찌하여 자객들의 손에
비참하게 죽지 않으면 안되었는지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목갈라나가 금생에 이룬
성자로서의 고귀한 생활을 생각해 본다면
그는 그 같은 죽음을 만나지 않았어야 당연할 것이니라.
그러나 그는 과거 전생에 아내의 사주를 받아
나이 많고 앞을 보지 못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숲 속에 유인하여 살해하였더니라.
그는 그런 엄청난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그와 같은 죽음을 당한 것이니라."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
전생에 목갈라나는 앞을 보지 못하는 부모를 모시고
나이가 들도록 결혼도 미룬 채 살고 있었다.
그러나, 부모들은 장성한 아들이 자기들 때문에
결혼도 하지 못하고 지내는 것이 안쓰럽고 마음이 부담도 되어
며느리에게 밥을 얻어먹고 싶다고 말하며 그의 결혼을 재촉했다.
그럴 때면 아들은 어떻게 남의 식구가
앞을 못 보는 시부모님을 잘 모실 수 있겠냐면서
차라리 자기가 독신으로 지내면서
부모님을 모시는 것이 더 낫다고 고집을 부리곤 했다
그러다가 하도 부모가 성화를 하는 바람에
그는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처녀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
그에게 시집온 여인은 처음에는 별 불평없이
정성스럽게 앞을 못 보는 시부모를 모셨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남편에게 괴로움을 하소연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힘들더라도 좀더 참고 견디면
노인네들이 결국 세상을 떠나실 게 아니냐고 위로했다.
그러던 어느 때 남편이 며칠간 지방에 일을 보러 간 사이에
며느리는 두 노인을 학대하고 일부러 대소변을 가져다 방 벽에 발라 두었다.
노인들은 냄새와 두려움에 질려서 방구석에 앉아 바들바들 떨었다.
아내는 이렇게 해 놓고 얼마 후 돌아온 남편에게
자기는 이제 노망 든 시부모를 더 이상 모시지 못하겠으니
이혼을 하든지 부모를 버리든지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고 대들었다.
이에 남편은 아내에게 며칠 내로 이 문제를 해결할 테니
기다려 달라고 말하면서 방문을 열어 보니
대소변으로 더렵혀진 방에서 역한 냄새가 욱하고 치미는 것이었다.
그는 부모에게 이게 어찌된 일이냐고 여쭈어 보았다.
그러자 부모님이 말씀하셨다.
“모르겠구나.
아무튼 네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된 날부터
이같이 냄새가 나고 무서워서 우리는 꼭 죽는 줄만 알았구나.
얘야, 너는 이게 어찌된 건지 혹시 알겠느냐?”
이에 아들은 아내의 말만 믿고 부모가 망령이 들어서
이같이 된 거라고 판단하여 부모를 버릴 결심을 굳히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이튿날 부모 앞에 가서
고개 너머로 바람도 쐴 겸 놀러 가십사고 청했다.
그런 다음 그는 앞을 못 보는 부모를 유인하여 숲 속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그는 도둑 떼를 만난 듯이 위장하여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부모는 매우 놀라면서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얘야! 이제 우리는 늙은 데다
눈마저 못 보는 형편이니 죽어도 상관없다.
너라도 어서 빨리 도적 떼를 피해 달아나거라.”
아들은 못 이긴 척하면 도망치는 인기척을 내다가
이번에는 자기가 도적 행세를 하여 부모를 살해했다.
그러자 부모들은 자식이
무사히 도망친 것만을 다행으로 여길 뿐
자기들이 자식 손에 죽는 줄은 몰랐다.
~~~~~~~
그는 이 같은 악행 때문에 어려 생을 걸쳐
기나긴 세월을 두고 지옥에서 고통을 당해야만 했다.
그러나 그는 또한 과거에 수없이 많은 부처님들을 모시고
열심히 수행하면서 서원을 세운 사람이기도 했다.
그때 그는 미래 세상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출현하시면
자기는 그 부처님 밑에서 으뜸가는 제자가 되겠다고 결심하고
많은 공덕 바라밀을 성취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목련 존자의 윤회는 이번이 마지막이 되었고,
결국 자객들의 손에 희생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아라한을 이룬 성자였기 때문에
중생처럼 단순히 죽은 것이 아니라
완전한 적멸(寂滅), 즉 열반를 실현했던 것이다.
이같이 목련 존자의 전생과
그에 따른 과보를 다 말씀하신 다음
부처님께서는 다음의 게송 네 편을 읊으셨다.
해를 끼쳐서는 안 될 사람과
해를 끼쳐서는 안 될 약자에게
무기를 사용하여 해를 끼치면
다음 열 가지 중의 하나에 그는 떨어지리라.
심한 고통을 당함
아주 가난해짐
팔과 다리를 모두 잃어버림
문둥병 따위의 모진 병에 걸림.
정신 이상을 일으킴
왕의 노여움을 사 모든 재산을 빼앗김
재산과 명예를 회복할 수 없는 고소를 당함
가족이 생명을 잃음
재산이 천재지변 등으로 파괴됨
집에 벼락이 내리거나 불에 탐
그런 뒤 그 어리석은 자는 죽어서
지옥에 떨어져 고통을 당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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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수(上手) 제자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에서 신통력이 뛰어나
'신통 제일'로 불리신 제자가 목련 존자입니다.
목련 존자는 사리불 존자와 더불어
부처님 교단의 상수(으뜸) 제자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불교에서는 모든 부처님이 한 쌍으로
두 명의 상수 제자를 지명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각기 다른 책임 영역과
그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자질간에
바른 균형을 이루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편, 깨달은 아라한이라고 하더라도
각기 성품과 재능이 다릅니다.
승단과 중생들의 올바른 정신 함양과
각자의 형편에 따라 가르침을 펴시려면
부처님께서는 상수 제자를 두시고
그들에게 적절한 소임을 맡기시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좌우에 두 상수 제자를 거느리셨습니다.
오른쪽이 지혜 제일의 사리불 존자셨고,
왼쪽이 신통 제일의 목련 존자셨습니다.
부처님은 불교 교단에 있어
사리불 존자는 따뜻한 어머니와 같고
목련 존자는 든든한 아버지와 같다고 칭찬을 하셨습니다.
목련 존자는 불교 교단을 위협하는 사람들을
신통력으로 물리치고 교단을 보호하는 역할을 담당하셨습니다.
그리고, 천안통을 통해
지옥부터 천상까지 6도 윤회를 하는 중생들이
어떠한 선업과 악업으로 윤회를 하는지를 꿰뚫어보고
부처님 법에 귀의하여 선업을 닦고 보시를 행하기를 설하셨습니다.
그래서, 외도를 믿던 많은 사람들이 외도들을 멀리하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하게 만들었습니다.
따라서, 불교를 미워했던 외도들은
불교 교단 내에서도 목련 존자를 최대의 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불교 교단이 그토록 번성하는 것은
신통 제일인 목련 존자가
불교 교단에 속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차례 목련 존자를 살해하려 했던 외도들은
최후의 수단으로는 자객까지 보내어
집요하고 잔인하게 목련 존자를 살해했던 것입니다.
목련 존자는 2번은 신통력을 이용하여
자객들로부터 빠져 나왔습니다.
그러나, 3번째는 자신의 전생의 악업을 돌이켜보고
신통력을 사용하지 않고 자객들에 의해 몸이 만신창이가 된 채
안타깝게도 열반을 맞이하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부처님의 왼팔과도 같았던
신통 제일 목련 존자의 죽음은 불교 교단 전체의 충격이고,
부처님께서도 큰 슬픔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선인선과 악인악과 인과법
부처님의 상수 제자로 신통 제일 아라한인
목련 존자가 자객들에게 살해당하게 된 것에 대해
교단 내부에는 큰 의문이 있었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목련 존자가
전생에 장님이었던 부모를 살해한 악업의 과보인
'선인선과 악인악과'의 인과법을 설하셨습니다.
악업의 과보가 비록 금생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하더라도
소멸되지 않고 다음 생에라도 악업의 과보를 받는다는 것.
목련 존자와 같은 대성자라도
전생의 악업의 과보를 받을 수 있다는
인과의 준엄함을 다시 한 번 설하고 계십니다.
천수경에서 10악 참회를 이야기합니다.
그 중 생명을 죽이는 살생의 악업이 첫번째입니다.
해를 끼쳐서는 안 되는 소중한 분을 해치는 악업은
살생업 중에서도 그 과보가 제일 무겁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3. 오역죄
불교에서 '오역죄'가 있습니다.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를 살해하고,
아라한을 살해하고,
부처님께 상해를 입히고,
교단을 분열을 획책하는 악업은
쉴새없이 고통이 따르는 지옥 중의 지옥인
무간지옥에 떨어질 악업 중에서도 악업이라고 합니다.
일부 경전에는 5역죄를 저지르면 불성의 종자가 끊어져
해탈할 수 없다는 말씀까지 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생명을 낳아주신 부모님이나
자신에게 가르침을 주시는 스승님이나
수행하여 성자의 지위에 들어간 수행자를
해치거나 죽이거나 험담하는 악업은 절대로 행해서는 안 됩니다.
목련 존자 이야기를 통해
인과의 준엄함을 안다면 함부로 저지르면 안 되는 절대 악업입니다.
목련 존자가 전생에 늙은 장님 부모를
교묘하게 죽인 과보를 보며 깊이 인과법을 믿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라한인 목련 존자를 죽인 자객들과 외도들이
어떠한 최후를 맞이하는 것을 잘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죽을 때도 10가지 비참한 죽음과 고통을 맞이하고
죽고 나서도 지옥에 떨어져 한없는 고통을 받을 악업입니다.
해를 끼쳐서는 안 되는 소중한 분,
해를 끼쳐서는 안 되는 약자를
잘 보살피고 효순한 불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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