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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백유경(78) 양치는 목동의 어리석음

by 아미타온 2025. 1. 20.

<백유경(78) 양치는 목동의 어리석음>

 

<일본 돗토리 사구>

 

옛날 양을 키우는 젊은 목동이 있었습니다.

그는 양을 잘 키워서 양의 숫자가 무려 만 마리나 되었습니다.

 

목동은 잘 키운 양을 팔아 재물도 아주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욕심이 많고 인색하여 양의 수는 늘일 뿐

다른 데에는 돈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 때 한 간사한 친구가 기회를 엿보고

목동을 찾아가서 말했습니다.

 

“나는 너와 아주 친해서

너와 한 몸이나 다름이 없는 친구이다.

너는 양과 돈은 많은데,

혼자 사는 것이 외롭지 않느냐?

이웃 마을에 아주 예쁜 아가씨가 있는데,

너를 위해 그 여자를 소개하려 하니까

너의 아내로 맞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목동은 그 말을 듣고 아주 기뻐하여

간사한 친구에게 많은 양과 재물을 주었습니다.

 

그 간사한 친구가 다음날 찾아와 목동에게 말했습니다.

 

“너의 아내가 오늘 아들을 낳았다.”

 

목동은 아직 아내될 여자를 보지도 못했는데도

벌써 아들을 낳았다는 간사한 친구의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그에게 또 재물을 주었습니다.

 

그 다음날 간사한 친구가 다시 찾아와 목동에게 말했습니다.

 

“너의 아들이 그만 죽어 버렸다.”

 

목동은 그 말을 듣고 슬피 흐느껴 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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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기루

 

사막에는 '신기루'가 있다고 합니다.

 

사막은 낮과 밤의 온도 변화가 심해서

공기 밀도의 차이에 의해

빛이 굴절되어 신기루가 생긴다고 합니다.

 

젓가락을 물에 담그면

공기와 물의 밀도차에 따라

젓가락이 굽어보이는 현상과 유사한 것입니다.

 

그래서, 신기루의 대상이 하늘이면

사막에서는 호수처럼 보이고

신기루의 대상이 지평선이 되면

여러 사물이 나타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사막을 여행하는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바로 신기루라고 합니다.

 

신기루인지 모르고 계속 나아가면

힘든 여행에 지치고 목이 말라서

생명을 잃게 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에도 욕심이 지나치면

신기루가 심하게 나타나

허상(거짓)을 진짜로 착각합니다.

 

양치는 목동도

사막에서 신기루를 보는 것처럼

허상의 착각 속에 웃고 울고 합니다.

 

실제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사기꾼 친구의 말만 믿고서 자신에게 아내가 생겼고

그 아내가 아들을 낳았고 아들이 죽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2. 허상

 

목 마른 사슴은 아지랑이를 연못으로 본다고 합니다.

 

너무 목이 마르다보니

피어나는 아지랑이가 연못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물을 발견했다고 달려가지만

물은 없고 갈증은 심하고 힘이 빠져 지쳐 쓰러집니다.

 

목 마른 사슴의 갈망이 헛 것을 보는 셈이지요.

 

욕심 많고 인색하여 자기 것밖에는 모르고,

세상 일을 다양하게 배우지 않고

오직 양을 키워 양을 파는 재미만 알고 사는 목동이었습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좁은 눈으로

세상을 보는 외곬수같은 사람이었지요.

 

욕심이 많고 외곬수인 사람은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속이면

사기꾼들의 거짓에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갑니다.

 

마음이 맑은 물처럼 담백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마음이 욕심과 어리석음의 흙탕물 같으면

사막에서 신기루에 속는 것처럼

진실을 보지 못하고 허상을 보고 거짓에 속아 넘어갑니다.

 

그래서, 거짓에 속아 웃고 우는

어리석은 목동의 신세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맑은 물처럼 담백하게 가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