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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역사

불교의 역사(80) - 밀교(6) - 밀교의 수행관

by 아미타온 2025. 2. 9.

  <불교의 역사(80) - 밀교(6) - 밀교의 수행관>

 

<일본 밀교 스님>

 

1. 불교의 깨달음

 

우리나라, 일본 등의 동아시아 불교는

<대일경>과 <금강정경>을 중심으로

체계화된 순수 밀교를 정통으로 보고 성립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진각종>이나 일본의 <진언종>과 같은 종파가

바로 이러한 순수 밀교(순밀)적 전통의 밀교 종파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순밀적 전통에서 바라본

밀교의 수행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불교는 항상 깨달음, 즉 해탈법은 가장 중심이 됩니다.


깨달음(해탈법)은 시대에 따라 각기 다른 표현으로 설명되어 왔습니다.


연기법, 공(空), 일심, 불성, 여래장 등은

바로 불교의 깨달음의 세계를 표현한 다른 표현일 것입니다.

초기 경전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숲속을 거니시면서

나뭇잎을 하나를주우시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내가 설한 가르침은 내 손바닥 위에 있는 나무잎 같고,
설하지 않은 가르침은 숲 속에 있는 모든 나뭇잎과 같다"

 

이 표현을 곱새겨보면 진리 그 자체는 무한하지만,

진리를 표현한 가르침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밀교는 깨달음의 세계에 주목하고

우리를 깨달음의 세계로 직접적이고 빠르게 안내하는 불교입니다.


밀교는 부처님께서 설하신 '가르침'이 아니라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진리' 그 자체에 주목하고

우리를 그 깨달음의 세계로 직접 인도하려고 합니다.

 

<법신 대일여래>


2. 법신 대일여래

 

밀교에서는 깨달음의 눈으로 보자면
이 세상에 있는 삼라만상이 그대로

진리의 세계, 법신(法身)의 세계라고 합니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모두 그대로
진리를 나투고 있는 법신의 모습이라는

대긍정의 세계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중생 자신도 진리 그 자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 안팎이 모두 '하나'인 생명, 우주적인 생명이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우주적 진리인 법신(法身)을 밀교는 "대일(大日) 여래"라고 합니다.

대일 여래는 '마하 바이로차나 타타가타'를 번역한 말입니다.

다른 말로는 "대 비로자나 여래"라고 합니다.


대일여래는 큰 태양과 같은 광명의 부처라는 뜻입니다.
진리의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우주는 그렇게 광명이 빛나고 있고,

모든 존재가 광명덩어리이라는 것입니다.

 

<만다라>


3. 만다라

 

진리의 눈으로 바라본 우주적 모습을

밀교에서는 '만다라(Mandara)'라고 합니다.

 

만다라는 '본질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란 의미입니다.

 

'본질, 진수' 라는 뜻의 "만다(Manda)와

'소유'라는 뜻의 '라(ra)' 가 결합된 말입니다.


밀교에서는 탱화나 그림과 도형을 통해

이러한 만다라의 세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우주 전체를 "대 만다라"라고 하고,

개별상을 "삼마야 만다라"라고 합니다.


사람이면 사람, 꽃이면 꽃 등

존재하는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진리의 세계라는 것입니다.

 

<일본 고야산 밀교 수행터 근본대탑>

 

4. 진언(만트라)

 

밀교에서 특히 강조되는 것은 '진언(만트라Mantra)'입니다.


'심성'이라는 뜻의 "만(Man)"과

'파는 연장'이란 뜻의 "트라(tra)"가 합성된 말입니다.


진언은 마음 속의 성품을 일깨우는 참된 소리라는 의미입니다.


이처럼 밀교적 세계관은

있는 그대로 모든 진리를 드러낸 '만다라'이며,

진리의 소리인 '만트라(진언)'라는 것입니다.

밀교는 정토 신앙처럼 예토를 버리고

죽음 이후 내세에 정토를 향해 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개개의 존재가 모두 본래 대광명인 우주 생명이며

진리의 현현이라는 대긍정의 현세관을 갖고 있습니다.

 
밀교는 일체의 모든 세계가 진리의 세계요,

비로자나 법신이라는 소식을 말하고 있는데,
중생은 귀가 멀고 눈이 멀어 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일본 밀교 조사 쿠카이 스님>

 

5. 삼밀가지


그러면 어떻게 해야 그 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요?


그것은 진리와 하나 되는 수행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일 여래"와 하나되는 실천을 했을 때,
우리는 우리의 눈 앞에 보이는 모든 존재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진리의 모습과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일여래는 3가지 작용을 한다고 해서 "삼밀(三密)"이라고 합니다.


첫째는 우주 전체의 움직임인 신밀(身密)이고,
둘째는 우주간에 충만한 소리인 구밀(口密)이다,
세째는 생명체의 의식활동인 의밀(意密)입니다.

"신구의 삼업을 청정히 해라"는

불교 교리에서 많이 들어본 말일 것입니다.


초기 불교와 대승 불교의 가르침에서는
신구의 삼업을 맑히고 청정히 해서

중생에서 부처로 전환되어야 함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신구의 3업으로 인해 짓는

십악을 멀리하고 십선법의 실천을 강조합니다.

그런데, 밀교에서는 다르게 설명합니다.


존재하는 그대로가 진리 자체의 현현이므로

업(業)이 아니라 '밀(密,깊은 진리)'이라는 것입니다.


우주 삼라만상이나 소리,

정신 작용 등이 모두 진리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구의 활동도 모두 삼밀의 작용이

순간순간 드러난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행위를 삼밀로 알아야 하는데,
그것을 모르고 삼업으로 아는데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밀교에서는 '삼업을 맑힌다'는 말 대신

'삼밀을 동화시킨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활동을 대일여래의 삼밀과 일치시킨다는 것입니다.

신구의가 완전히 대일여래의 삼밀과 동화되어 하나될 때

바로 부처님이라는 것입니다.


밀교의 부처님 세계는 죽어서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몸 그대로 부처님의 삼밀과 일치시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밀교 수행의 목표입니다.
이것을 밀교에서는 '삼밀가지(三密加持)'라고 합니다.


몸, 말, 생각의  3가지를 

통합하고 정화하는 수행을 통하여 깨달음을 얻고자 합니다.


즉, 우리들의 개인 경험이 성립되는 배후에는 

항상 전 우주의 생명(법신)이 있고 법신과의 감응에 의하여 

우리들은 생명을 계승하고 경험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개인 경험과 우주적 생명의 동일성은

몸으로 체득해야할 진실이고
논리에 의한 존증을 풀어야 할 일은 아니므로

밀교에서는 몸으로 하는 실천 수행을 강조합니다.

 

대일여래의 삼밀이 가지되어

수행자의 성불은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밀교에서는 심신의 집중적인 공력으로

여래의 힘이 수행자에게 가해져서 여래와 같이 된다는 것입니다.

 

<일본 밀교 진언종의 명왕님>

 

6. 유상삼밀


그러면 어떻게 부처님과 동화되고 가지될수가 있을까요?


먼저 부처님의 신밀과 동화되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몸에 따라 결인(結印)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구밀과 동화되기 위해서는

우주의 진리의 언어인 진언을 외워야 합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의밀과 동화하기 위해서는 

대일여래의 덕성을 생각(의념)하고
마음으로 불보살의 삼매에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이것을 '유상(有相) 삼밀'라고 합니다.
 
밀교의 수행자가 유삼 삼밀을 행하는 동안
대일여래의 삼밀과 덕성의 위신력이 

수행자의 삼밀에 상응하고 가지되어

수행자의 신심이 부처님의 삼밀과 동화하게 됩니다.


부처님의 신밀과 중생의 신밀이 가지하고,

부처님의 구밀과 중생의 구밀이 가지하고,
부처님의 의밀과 중생의 의밀이 상응하고 감응하여

결국은 법신이 일여(一如)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지를 '가지성불(加持成佛)'이라고 합니다.

 

<일본 진언종 수행터 고야산>


7. 무상삼밀과 즉신성불

 

한편, 중생이 삼밀가지의 수행을 닦아 가지성불을 이루면
이제는 따로이 결인과 특수한 진언의 지송이 필요하지 않게 됩니다.

 

'가지(加持)'는 밀교 행자의 수행 중에 삼밀 상응이 일치된 때에는
때와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삼밀 상응이 행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일체의 행위가 결인 아님이 없고

모든 언어와 음성이 그대로 진언이며,
일체의 마음이 그대로 삼매이니

이러한 경지에서의 삼밀작용을 "무상(無相) 삼밀"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나의 신구의 삼밀이

완전히 부처님의 삼밀과 동화되어 일체화될 때 성불이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성불은 이 몸 그대로

부처의 삼밀과 일치시키는데 있으므로

'즉신성불(卽身成佛)'이라고 합니다.


즉, 이 몸 그대로 부처를 이룬다는 '즉신성불'

바로 밀교 수행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