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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유경

백유경(14) - 사탕수수를 망친 어리석은 사람

by 아미타온 2023. 9. 18.

<백유경(14) - 사탕수수를 망친 어리석은 사람>

 

옛날 두 사람이

사탕수수를 심으면서

서로 내기를 하였습니다.


"밭에 좋은 사탕수수 열매가

열린 사람에게는 상을 주고,

좋지 못한 사탕수수 열매가

열린 사람에게는 나중에 벌을 주자."


그 중 한 사람이 골똘히 생각하였습니다.

 

이 내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어떤 묘안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머리를 짜서 온갖 방법을 생각해내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한 방법을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사탕수수는 아주 달다. 만일 그 즙을 짜내서

사탕수수 나무에 다시 발라 주면

그 맛은 다른 것보다 더 뛰어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그는 곧 사탕수수를 눌러

그 즙인 설탕을 짜서 다른 사탕수수 나무들에 바르고는

그 열매의 맛이 좋아지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설탕을 바른 사탕수수 나무들은 햇볕에

껍질이 단단해지고 열매는 모조리 상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사탕수수 열매를 위한 생각으로 그렇게 했지만,

결국은 사탕수수를 못 쓰게 만들고

그 많은 사탕수수를 잃어버리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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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수수>

1. 조건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좋은 조건(원인)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좋은 곡식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튼실한 종자를 선별해서 심어 주어야 하고,

곡식이 자랄 수 있는 양분인 비료를 충분히 주어야 하고,

병충해의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농약을 뿌려야 하고,

잡초의 피해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잡초를 뽑아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곡식이 자라기에 적당한 기온과 햇빛,

그리고 물이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작물에 맞는

여러 가지 조건(인연)들이 잘 갖추어져야만

그에 따른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결과가 오기 위해서는

좋은 조건(인연)을 잘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불교에서는 "인연을 안다.", "인과를 안다." 고 이야기합니다.

 

인연과 인과를 잘 아는 사람을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좋은 사탕수수 열매라는 결과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사탕수수를

얻기 위해 묘안을 짜내었습니다.

 

그러나, 좋은 사탕수수라는 결과를 얻기 위한

조건(인연)에 대한 생각이 지혜롭지 못했습니다.

 

설탕처럼 단 사탕수수 열매의 즙을 짜서

사탕수수 나무에 바르기만 하면

좋은 열매가 달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우리 몸에 설탕물이 닿으면

몸이 찐득찐득해지고 불쾌해지는 것처럼,

설탕물을 바른 사탕수수 나무도 껍질은 더 단단해지고

스트레스를 받아 열매가 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조건(원인)을 모르는 잘못된 생각 하나로

자신의 소중한 사탕수수를 잃고 말았습니다.

 

조건(원인)을 무시한채 자기 생각이나

욕심대로만 행동한다면 나쁜 결과가 옵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자기 욕심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조건(원인)을 생각하고

사려깊게 생각하여 행동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보다

더 지혜로운 스승의 가르침을 소중히 여깁니다.

 

우리가 불법을 공부하는 이유도 지혜를 닦아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인과법의 조건(원인)을 알고

사려깊게 생각하고 행동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한 해 농사와 같이

긴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일과

자신의 생명과 관련된 일을 할 때에는

조건(원인)을 더욱 깊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사탕수수>

2. 지혜

 

<채근담>이라는 책에 보면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고 합니다.

 

"바다를 건널 때에는 공기 배에

바늘 구멍도 없게 방지해야 한다."

 

마치 튜브에 바늘 구멍 하나만 생겨도

바다 위에서는 재난을 당하기 싶습니다.

 

그리고, 그 사소한 잘못이

소중한 생명을 잃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설탕물을 사탕수수에 바른 잘못 하나로

한 해 농사를 망치듯이 말입니다.

 

따라서, 나의 욕심, 나의 감정,

나의 어리석은 생각만 고집하지 말고,

사려깊게 원인과 결과를 사려깊게 생각하고

지혜롭게 행동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배울 것이 있는

지혜로운 스승의 가르침을 소중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 지혜의 소중함을

보다 깊이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유튜브 극락회상 - 백유경 / 사탕수수를 망친 어리석은 사람>

https://youtu.be/n479VA7PS7Q?si=PbSeSNsLkuJqoGv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