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82) 다락에 낙타를 매달고 숫돌에 칼을 간 남자>
옛날 집이 몹시 가난한 사람이
왕을 위해 오랫동안 일하면서
나이가 들자 몸이 수척해졌습니다.
그 모습을 본 왕은 측은한 마음이 들어
죽은 낙타 한 마리를 그에게 주었습니다.
그는 죽은 낙타를 얻어서
낙타 가죽을 벗기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칼날이 무디어진 것을 알고
다락에서 숫돌을 찾아내어 칼을 갈았습니다.
그리고, 예리해진 칼날로
마당으로 내려와 낙타 가죽을 벗겼습니다.
그렇게 칼날이 무디어질 때마다
다락을 오르내리던 그는
몹시 피곤하고 고단해지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그는 더 이상 오르내리지 않고
낙타를 다락에 매달아 둔 채 숫돌에 칼만 갈았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의 어리석은 행동을 비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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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헛 짓거리
사람들의 비웃음을 받을만한 사람입니다.
다락에서 찾은 숫돌을
낙타와 칼이 있는 마당으로 가져와서
마당에서 낙타 가죽을 벗기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칼을 갈아야 낙타 가죽을
벗길 수 있다는 한 생각에 사로잡혀
낙타의 무거운 몸을 다락으로 끌어올려 매달아두고
칼만 가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말았습니다.
무거운 낙타를 다락에 매달아둔 채
칼만 간다고 낙타 가죽과 고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
그럴 수는 없는 것입니다.
자기 생각에 빠져 헛짓거리를 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도 잊어버리고,
숫돌과 낙타의 경중과 효율을 따져 보지도 않았습니다.
2. 목적과 방편
상가세나 스님은 이 비유를
천상에 태어나기를 원하면서도
하는 짓은 계율을 함부로 어기며
어긋난 길을 걷는 어리석음이라고 했습니다.
낙타 가죽을 벗겨 유익을 얻으려면
숫돌에 칼을 잘 갈아서 마당에서 가죽을 벗겨야 합니다.
그런데, 다락에 낙타를 옮겨 매달아 놓고
숫돌에 칼만 간다고 원하는 낙타 가죽과 고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
선종(禪宗)의 가르침 중에
“벽돌을 열심히 간다고 거울이 될 수 없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칼만 간다고 낙타 고기를 얻을 수 없고,
벽돌을 갈아서 거울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목적에 맞는 바른 방편을 선택해서 열심히 노력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잘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목적에 맞는 방편을 볼 수 있는 지혜를 얻기 위해
바르게 생각하고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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