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83) 도적에게 비단옷과 금을 빼앗긴 남자>
어느 날 두 사람이 짝이 되어 넓은 들판을 함께 가다가
도적을 만났습니다.
한 사람은 한 벌의 비단옷을 도적에게 빼앗기고,
다른 한 사람은 도망쳐서 풀 속에 숨었습니다.
비단 옷을 빼앗긴 사람은
일찍이 그 옷깃 속에 금화 한 푼을 싸 두었습니다.
그는 도적에게 말했습니다.
"이 옷은 금화 한 푼 값에 해당한다.
지금 금화 한 푼을 줄 것이니 이 옷과 바꾸자."
도적은 말했습니다.
"그 금화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는 그 옷깃을 풀어 그 속에 넣어둔
금화를 내밀어 보이면서 말했습니다.
"이것은 진짜 순금이다.
만일 내 말이 믿기지 않거든
나와 함께 길을 가다 풀 속에 숨은 금세공사에게 물어 보라.”
도적은 풀 속에 숨어 있는 사람을 찾아내
그 사람의 옷까지 빼앗아 갔습니다.
자신의 비단옷과 금화를 모두 잃은 어리석은 사람은
다른 사람의 옷까지 다 빼앗기게 만든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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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망타망 (自亡他亡)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신도 이롭고, 타인도 이롭게 한다는 말입니다.
깨달음을 구하고 중생을 제도하려는 보살은
자리이타의 길을 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 남자는 정반대로 자신도 망하고,
타인도 망하게 만들었습니다.
그야말로 자망타망(自亡他亡)입니다.
남자는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지혜가 없는 것은 물론
타인이 당할 위험을 막아주려는 자비도 없었습니다.
2. 번뇌
이 비유는 ‘번뇌’라는 도적에 잡히게 되면
자신뿐 아니라 남까지 괴롭게 함을 의미합니다.
번뇌는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번민케 하는 마음 상태를 말합니다.
불만족, 짜증, 원한, 불안, 공포, 의심 등의
나쁜 마음이 번뇌의 대표 주자입니다.
마음이 번뇌에 사로잡히게 되면
자신의 좋은 덕성을 잃어버리고,
주변 사람까지 괴롭게 만듭니다.
마치 비단옷과 금화를 한꺼번에 잃어버리고,
다른 사람이 가진 것까지 잃어버리게 만드는
이야기 속 남자처럼 말입니다.
불교 수행을 마음 공부라고 합니다.
내 마음이 탐욕, 분노, 어리석음의 번뇌에 물들지 않도록
계율, 선정, 지혜의 마음을 닦는 공부가 불교 수행입니다.
그래서, 번뇌로부터 자유로운 마음으로
나와 주변을 모두 평화롭게 살리는 자리이타의 길이 불교입니다.
이야기 속 남자의 어리석음을 보고
번뇌의 도적에 잡히지 않도록 마음 공부를 잘 해야 하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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