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83) - ‘마니’를 잘못 알아들은 남자>
옛날 어느 남자가 남의 아내와 사랑을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밖에 나갔던 그녀의 남편이 집에 돌아와
그 사실을 알고 문밖에서 남자가 나오면 죽이려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알아챈 여인이 남자에게 말했습니다.
“내 남편이 이미 눈치챘습니다.
다른 곳은 빠져나갈 곳은 없고
오직 저 마니(하수구)를 통해서만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그 남자로 하여금 하수구를 통해 빠져나가라는 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는 마니를 마니보주(摩尼寶珠)로 잘못 알아들었습니다.
그래서, 마니보주 구슬을 찾다가 그것이 있는 곳을 알 수 없자
이렇게 말했습니다.
“마니보주를 찾지 못하면 나는 결코 가지 않을 것이오.”
그러나 얼마쯤 지나 그 남자는
남편에게 발각되어 죽임을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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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니보주
‘마니보주’를 여의주(如意珠)라고도 합니다.
마니보주를 갖게 되면
내가 뜻하는 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최고의 보석입니다.
그런데, 인도 말로 ‘마니’는
‘하수구’와 발음이 비슷한 모양입니다.
남자는 자신과 바람을 피우는 여인이
하수구로 빠져나가라는 말을 잘못 알아들었습니다.
콩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하는데 말이죠?
‘마니’를 ‘하수구’가 아닌 ‘마니보주’라고 알아듣고
그 위급한 상황에서도 마니보주를 가지려는 욕망에
헤매다가 그녀의 남편에게 붙잡혀 죽임을 당한 것입니다.
2. 귀의 중요함
이 비유는 무슨 비유일까요?
부처님께서 설법하실 때 "잘 들어라!"고
말씀하시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불교 수행에서 잘 듣고
잘 사유해서 잘 닦는
‘문사수(聞思修)’의 과정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 출발은 '잘 들음' 즉, 귀에 있습니다.
잘 들어서 그 의미를 바르게 납득하고 인식해서
바른 사유와 실천을 통해 깨달음을 향해 갈 수 있습니다.
잘 듣지 않으면
자기 아집과 독선이 쌓이고,
남과의 소통에 문제가 생깁니다.
잘 듣는 귀의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진실을 말하는지, 거짓된 말인지,
잘 들을 수 있다면 모호하거나 혼란하지 않을 것입니다.
잘 듣는다면 선명하게 진리를 향해 나아갈 수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의 의미를 잘 듣고
선명하게 인식해서 바르게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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