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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136) 청소를 그만두고 공부한 삼맛자나 비구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5. 3. 12.

<법구경(136)  청소를 그만두고 공부한 삼맛자나 비구 이야기>

 

<나주 불회사 입구>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삼맛자나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172번을 설법하셨다.


삼맛자나 비구는 자기 시간의 대부분을

빗자루로 수도원 경내를 청소하며 보냈다.

 

이에 비해 같은 수도원에 함께 머무는

레와따 비구는 자기 시간의 대부분을 수행에 전념했다.

 

삼맛자나 비구는 그런 레와따 비구의 생활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었다.

 

어느 때 삼맛자나 테라는 레와따 비구를

찾아가 이렇게 충고했다.

 

"나는 당신이 참으로 게으르다고 생각하오.

신자들이 신심으로 베풀어 주는 공양을 받아먹는 수행자로서,

당신은 무언가 보람된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하다 못해 자기가 거처하는 곳 마당을 쓸든가

마루라도 닦든가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러자 레와따 비구는 조용한 태도로

삼맛자나 비구를 바라보며 이렇게 대답했다.

 

"친구여!

도리어 내가 당신께 충고하고 싶구려.

당신은 당신의 모든 시간을

청소하는 데만 바쳐서는 안 될 것이오.

마당은 아침 일찍 일어나 한번 쓸면 족하니

그 다음엔 탁발을 나가도록 하시오.

 

탁발 공양이 끝나면 좌선 수행을 통하여

자신의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에 정신을 집중 밀착시켜

오온의 진실한 성품을 깨달아 삼매를 얻어야 할 것이오.

 

혹은 밤이 될 때까지 경전을 독송하는 것도 좋겠지요.

이렇게 해서 수행에 매진하고도 얼마쯤 시간이 남는다면

그때는 마당을 쓸거나 방을 닦아도 좋을 거요."

 

<나주 불회사 대웅전>

 

 

레와따 비구의 충고는 삼맛자나 비구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래서 삼맛자나 비구는 그때부터

레와따 비구의 말대로 열심히 수행하여

마침내 아라한 과를 성취하였다.

 

그 뒤 같은 수도원 안에서

생활하던 다른 비구들은

수도원 구석에 쓰레기가 쌓이고

가랑잎이 여기저기 뒹굴게 되자

삼맛자나 비구에게 왜 이제는 하루 종일

마당을 쓸고 청소를 하지 않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마음 집중법을 수행하지 않던 때에는

빗자루를 들고 청소하는 것이

수행이 되는 줄로만 알고 그 일에 몰두했었소.

그러나, 나는 이제 참된 수행법을 수행하여

마음을 잘 다스려 산란하지 않게 되었소.

내 마음은 이제 일념으로 잘 집중되어 있습니다."

 

비구들은 삼맛자나 비구의 대답을 믿지 않고

부처님께 가서 이렇게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삼맛자나 비구는 자기가 아라한이라고

거짓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었다.

 

 "비구들이여,

그렇지 않으니라.

삼맛자나는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그는 진실을 말하고 있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전에는 그가 마음 집중이 되지 못했으나
이제는 마음 집중이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빛을 나타내게 되었나니
마치 구름을 벗어난 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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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회사 극락도 벽화>

 

1. 무엇이 최선인가?

 

도량 경내를 청소하느라 항상 바쁘고,

청소하는 것에 인생의 큰 보람을 느끼는 수행자!

 

그 수행자처럼 많은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고 바쁘게 살아갑니다. 

 

돈을 벌기 위해 바쁘고

많은 돈을 버는 것으로

인생의 보람을 느낍니다.

 

바쁘게 살고

세상 일에 보람을 느끼며 산다고 해서 최선일까요?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하면 최선이 아닙니다.

 

부처님은 바쁘게 살아가는 삶과

놀이나 재미에 빠져 사는 삶을 경계하셨습니다.

 

아무리 즐겁고 재미있고 보람을 느끼며 산다고 해도

단순히 바쁘게 살거나, 

놀이에 빠져 사는 놀새의 삶은 함정이 있다는 것입니다.

 

바쁘게 살거나,

놀이에 취해 살게 되면 

삶의 허망함(무상, 고, 무아)를 느끼지 못합니다.

 

자신이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 살피지 못하고

울고 웃다가 그냥 늙어가게 된다는 것입니다.

 

술에 취해 놀다가 유녀들에게 귀금속을 도난당해

도망간 유녀들을 쫓고 있는 청년들에게 부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도망간 유녀들을 찾는 것이 급하냐?

잃어버린 너 자신을 찾는 것이 더 급하냐?"

 

<원진국사 탱화>

 

2. 보리심

 

수행자는 수행하는 사람이다.

 

제1번이 수행입니다.

 

수행자가 왜 수행을 하려고 하는가?

 

참된 삶과 죽음의 길에 대해 고뇌하며

구도의 길, 깨달음을 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마음을 보리심이라고 합니다.

 

수행자에게 무엇이 최선일까요?

 

바로 보리심입니다.

 

바쁘게 살며 인생의 보람을 느끼고

즐겁게 재미있게 사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

보리심의 불씨를 꺼지 않고 유지하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청소하는 것에 바쁘고

청소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던 수행자에게

레와따 비구의 충고는 어떠한 깊은 인상을 주었는가요?

 

수행자는 보리심을 세간의 그 어떤 가치보다

최상위에 두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리심.

 

수행자가 가장 소중하게

지켜야할 최고 아름다운 보석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