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사용설명서(28) 금강문과 금강역사>
오늘은 ‘금강문’과 ‘금강역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마구니(魔仇尼, Maguni)’란 말 들어보셨나요?
마구니는 어떤 형상을 가지고 있는 귀신이나 도깨비가 아니라,
우리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나쁜 번뇌의 장애를 말합니다.
수행자의 깨달음을 방해하고 나쁜 길로 이끄는
탐욕, 분노, 쾌락, 나태, 의심 등의 갖가지 번뇌의 장애입니다.
그래서, 마구니를 ‘마의 장애’라는 뜻으로 ‘마장(魔障)’이라고 합니다.
기독교적으로 보자면 마왕, 사탄, 악마와 같은 개념입니다.
절에 가면 금강문(金剛門)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절은 일주문, 천왕문, 해탈문을 지나지만,
때로는 금강문을 지나는 사찰도 있습니다.
보통 일주문과 천왕문 사이에 금강문이 있습니다.
금강문이 없는 경우에는
천왕문 문짝에 금강 역사를 벽화로 모시기도 합니다.
금강문과 천왕문은 마구니를 다스리는 문입니다.
금강문은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고,
천왕문은 사천왕이 지키고 있습니다.
마구니가 부처님과 수행자를
방해하지 못하게 막는 것입니다.
금강문 안에는 두 분의 금강역사(金剛力士)가
눈을 부릅뜨고 지나가는 중생들을 지켜봅니다.
금강역사는 사찰에 범접하는
삿된 마구니를 다스리는 호법신장입니다.
말하자면 수문장 역할을 합니다.
마구니에게 위협을 주기 위해
분노형의 얼굴을 하고 있으며,
상체는 옷을 벗은 나체형이 대부분입니다.
법당 쪽에는 볼 때 왼쪽에 계신 분이
나라연(那羅延) 금강이고
오른쪽에 계신 분이 밀적(密迹)금강입니다.
나라연 금강은 천상계의 역사로서
코끼리 1백만 마리나 되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阿)’하고 입을 벌리고 있기 때문에
아금강 역사라고도 합니다.
밀적금강은 손에 금강저를 들고 있으며
항상 부처님을 호위하는 야차신의 우두머리입니다.
밀적금강은 원래 '야차(夜叉)'라는
사악하고 폭력적인 악귀 중생인데,
부처님의 가르침에 귀의하여 호법신장이 되었습니다.
‘훔(吽)’하고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에
훔금강 역사라고도 합니다.
밀적금강은 비밀스런 부처님의 행적을 듣고자
서원을 세웠으므로 ‘밀적(密跡)’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아’는 우주의 첫소리,
우주가 열리는 소리이며,
‘훔’은 우주의 끝소리,
우주가 닫히는 소리입니다.
‘아’와 ‘훔’을 합치면,
우리가 잘 아는 ‘옴’이라는 소리가 됩니다.
따라서 진언 앞에 있는 ‘옴’이라는 소리는
우주의 처음과 끝,
우주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소리입니다.
금강문에서 두 분의 금강역사께 인사드리며
마구니에 잡히지 않는 정갈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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