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불교 사용 설명서

불교사용설명서(29) 범종

by 아미타온 2025. 3. 29.

<불교사용설명서(29) 범종>

 

 

절에 가서 저녁 예불 시간에 울리는

범종과 법고 소리를 들어보셨나요?

 

 

붉은 노을과 함께 대지를 흔드는 듯한

범종과 법고 소리는 우리의 가슴을 울립니다.

 

 

오늘부터 ‘사물(四物)’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절에 가면 ‘범종각’을 만나게 됩니다.

 

 

범종각에는 범종, 법고, 목어, 운판 등

불교의 4가지 중요한 의식 도구이자

소리를 내는 악기인 사물(四物)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사물이 모두 갖추어져 있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범종만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물이 걸린 범종루는 대개 2층 구조로

보다 멀리 사물의 소리가 퍼져나갈 수 있도록 지어졌습니다.

 

 

범종각 사물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사용합니다.

 

 

첫째는 부처님의 법음을 울려서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는 부처님 나라에 들어선 수행자들을 찬탄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은 사물 중 먼저 범종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범종은 왜 치는 것일까요?

 

 

범종은 온 우주 중생을 깨우쳐 제도하는 대자대비의 소리입니다.

 

 

조선 초기 만들어진 갑사 범종엔 지장 보살이 새겨져 있습니다.

 

 

범종은 특히 지옥 중생들을 제도하는 의미가 크다고 합니다.

 

 

범종의 큰 소리에 회심하여 악심을 끊고 부처님께 귀의하라는 것이지요.

 

 

한국, 중국, 일본은 각자 자신의 종을 만들었는데,

비슷하면서도 장식과 생김새가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범종은 형상과 문양이 섬세하고 아름답고,

소리가 은은하고 웅장하여 삼국 중 가장 뛰어납니다.

 

 

또한, 우리 나라 종은 용 한 마리와

대나무처럼 생긴 음통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종을 매다는 용뉴(고리)에

용을 장식하는 것은 한중일의 공통된 양식입니다.

 

 

바다 용왕의 아홉 자식 가운데 ‘포뢰(浦牢)’라는 용이

겁이 많아 울기를 잘한다고 해서 종의 용뉴로 쓰였다고 합니다.

 

 

어릴 때 잘 울면 가수가 된다는 어른들의 말씀과 비슷합니다.

 

 

우리 나라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범종은

725년에 만들어진 오대산 ‘상원사 범종(국보 제36호)’입니다.

 

 

상원사 범종은 비천상의 문양이 특히 아름답습니다.

 

 

문양 속 비천상은 지옥 중생을 구제하려는 원력이 담겨 있는 듯합니다

 

 

그 다음은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 일명 에밀레종입니다.

 

 

상원사 종보다 50년 정도 뒤인 771년에 만들어졌지만

크기나 아름다움에서 세계 최고라는 극찬을 받는 종입니다.

 

 

삼국유사에 나오는 에밀레종은 여러 책에서도

수많은 사연과 문학 작품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요즘 만들어지는 대한민국 범종의 어머니 격으로

대부분 장인들이 이 범종을 모델로 삼습니다.

 

 

무엇보다 에밀레 종이 유명한 것은 소리입니다.

 

 

에밀레종 소리는 신라인들이 만든 신비한 소리인

‘천년의 소리’라고 모두 입을 모읍니다.

 

 

요즘 기술이나 과학으로도 그 소리를 못 만든다고 합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범종을 조성하는 일은

엄청난 인력과 재정이 소요되는 대작 불사였습니다.

 

 

부처님께 바치는 지극한 불심과 공덕이 아니었다면

절대 만들어지지 못하는 보물이 바로 범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