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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143) 부처님께서 도리천에서 내려오신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5. 4. 8.

<법구경(143) 부처님께서 도리천에서 내려오신 이야기>

 

<어머니 은혜를 담고 있는 부모은중경 벽화(화성 용주사)>


부처님께서 도리천에서 당신의 어머니인 마야 부인과

천인들에게 설법하시고 상까시아 지방으로 내려오시었을 때

사리불 존자가 부처님께서 지상으로 다시 돌아오신 것을 축하하여

환영의 말씀을 올린데 대하여 게송 181번을 설법하심으로서 대답을 대신하셨다.


부처님께서 사왓티에 계시던 어느 때

여러 단체의 고행자들과 수행자들이 부처님에게 도전해 온 적이 있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한 쌍의 신통력을 보이시어 그들의 도전에 응하셨다.

 

그런 뒤 부처님께서는 도리천 천상세계로 올라가셨다.

 

이때 부처님의 어머니이신 마야 부인은

도리천 천상 세계 중 하나에 태어나서 산뚜시따 천왕이 되어 계셨다.

 

부처님께서 도리천에 머무시는 동안 지상은 여름 우기 안거 때였다.

 

부처님은 이 기간에 마야 부인과 천인들에게 가르침을 설법하셨다.

 

부처님의 설법 끝에 범천 세계의 천인들,

산뚜시따 천왕(마야 부인)과 기타 천인들,

그리고 여러 천왕과 천인들이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천상에 계시는 동안 사리불 존자는

사왓티에서 30요자나 떨어진 상카시아 지방에서

여름 안거를 보내고 있었다.

 

사리불 존자는 그 곳에서 오백 명의 제자들과 함께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천상에 계신 채 사리불 존자에게도

불법의 가르치믈 가르치셨다.

 

그리하여 사리불 존자는 부처님께 지도받은 

가르침으로서 제자들에게 강론했던 것이다.


석 달 동안의 우기 안거가 끝나갈 무렵

신통 제일 목련 존자가 부처님을 뵙기 위해 도리천으로 올라갔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목련 존자에게

당신께서는 사리불 존자가 머물고 있는 상카시아 지방의 성문에

보름달이 뜨는 날 밤 천상에서 인간계로 내려오시겠다고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사리불 존자와 목련 존자에게 약속하신 대로

안거가 끝나는 날, 달이 둥글게 가득 찬 보름날 밤에

당신 몸으로부터 여섯 갈래의 광명을 놓으시어

상카시아 성문 및 그 주변을 환히 밝히시며 천상으로부터 내려오셨다.

 

그날은 달이 특히나 밝게 빛나는 음력 9월 보름날이었지만,

달빛은 부처님의 광명 때문에 무색해져 버리고 말았다.


부처님께서  지상으로 내려오실 때

부처님의 오른쪽에는 범천왕과 그 일행이,

왼쪽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천왕과 천인들이 부처님을 옹위했다.

 

이때 상카시아 지방의 많은 사람들이

사리불 존자를 중심으로 모여서

부처님께서 인간계로 돌아오심을 환영하였다.

 

그리고, 도시 전체가 부처님의 몸에서 나오는

광명으로 밝게 빛났다.

 

사리불 존자는 부처님께서 지상으로 돌아오실 때,

너무나도 아름답고 찬란한 광명과 장엄한 모습을

보이신데 대해 경외감을 금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사리불 존자는 부처님께

매우 경건하고 공손한 자세로 인사를 올리고

가까이 다가가 이렇게 말씀을 올렸다.

 

"부처님이시여!

저희들은 그동안 부처님께서 오늘과 같이

거룩하고 찬란히 빛나시며 웅대하신 모습으로

나투신 것을 한 번도 본 적이나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부처님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실로 인간과 천상의 오직 한 분뿐인 스승이십니다.

부처님이시여!

지금 인간과 천상의 범천왕과 기타 천인들이

모두 모여 함께 부처님을 흠모하고 존경하면서

그 가르침에 의지하여 나아갈 것을 신심 깊게 다지고 있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사리불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래의 아들 사리불이여!

여래가 지닌 탁월한 자질과 능력은

진실로 천왕들과 천인들,

그리고 지상의 모든 인간들로 하여금

여래를 존경하고 흠모하는 마음을 한결같게 하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지혜로운 사람은 꾸준히 선정을 수행하여
일념 성취*를 기뻐하고 세상의 번뇌를 초월한다.
그들은 청정하고, 진리를 깨달은 성자들,
인간은 물론 천상인들까지 존경한다.

 

* 일념 성취 : 마음 집중이 밀밀하게 한결같이 집중이 계속되는 상태로

                    이때 일체의 번뇌는 침입하지 못한다.


부처님의 이 설법 끝에 사리불 존자의 제자인

오백 명의 비구들은 모두 아라한 과를 성취하였고,

행사에 참석했던 대중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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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상카시아>

 

1. 룸비니와 도리천

 

 인도 불교 성지 중 룸비니는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의미있는 장소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의 어머니인 마야 부인은

룸비니에서 부처님을 낳으시고 며칠 안되어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불자들에게 룸비니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축복의 성지지만,

부처님으로서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녹아 있는 장소입니다.

 

이모인 마하 파자파티가 부족함 없이 잘 키워주셨지만,

부처님은 당신을 낳아주신 생모인 마야 부인에 대한

그리움이 많이 애틋하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도 출가하시기 전에 자주 룸비니에 가셔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당신을 낳아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를 자주 드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경전에 의하면 부처님은 성도하신 후에도

마야 부인의 은혜를 잊지 않고 마야 부인을 제도하기 위해

도리천에 올라가 가르침을 주셨다는 신화적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이번 법구경 이야기가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도리천은 '33천'이라고 불립니다. 

인드라 또는 제석천이 살고 있다고 하는 천상 세계입니다.

 

불교의 세계관에서 우주의 중심인 수미산 정상에 위치하는데,

중앙에 제석천이 사는 천궁이 있고,

그 동서남북으로 각각 8개씩의 천상이 있어

총 33천이 있다고 해서 '33천'이라고 불립니다.

 

부처님을 낳으신 큰 공덕이 있는 마야 부인은

부처님을 낳으시고 돌아가신 후 바로

도리천 33천 중 한 천상 세계의 천왕으로 태어나셨다고 합니다.

 

천상 세계에서 전생의 아들인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으시고 

중생들을 제도하는 모습을 보시고 많이 흐뭇하셨을 것 같습니다.

 

신라의 선덕 여왕도 자신이 죽은후 도리천에 태어나고 싶다고 하여

경주 낭산 정상에 자신을 묻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선덕 여왕도 마야 부인과 같은 천상 세계에서

내생을 맞이하기를 염원했던 모양입니다.  

 

<상카시아의 아쇼카 석주>

 

2. 효심

 

부처님이 어머니에 대한 은혜를 갚기 위해

천상 세계에 올라가 어머니를 제도하셨다는 이야기는

부처님의 효심과 자비심이 얼마나 크셨는가를 보여줍니다.

 

살아 생전에 악행을 저질러 지옥에 떨어진

어머니를 제도하기 위한 목련 존자의 이야기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도 부처님의 이번 이야기와 닿아 있습니다.

 

어머니의 큰 은혜를 설하는 <부모은중경>은

어머니의 마음이 곧 중생을 사랑하는 불심이고

보살심이라는 것을 설해줍니다.

 

어머니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말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 어머니를 제도하시고

도리천에서 인간계로 하강하신 곳이 실제로 남아 있습니다.

 

기원정사가 있는 사밧티에서

북서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상카시아"라는 곳입니다.

 

불교 8대 성지 중의 한 곳입니다.

 

< 상카시아 유적 >

 

상카시아에는 아쇼카 왕의 코끼리 석주를 비롯하여

부처님이 도리천에서 내려올 때 제석천왕과 범천왕을 비롯하여

부처님의 제자들이 부처님을 영접했다는 조각 등이 남아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천상계에서 인간계로 내려올 때 상카시아를 선택한 것은

천상계와 연결될만큼 인간계에서 가장 깨끗한 곳이라는 의미입니다.

 

상카시아의 전설은 <화엄경>,<지장경> 등 대승 경전의 모티브가 되었고,

많은 불교 신앙과 불교 미술의 소재가 되었다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상카시아 전설 소재 파키스탄 유적>

 

3. 천상과 인간의 스승, 천인사

 

기원전 1세기경 상카시아 전설을 소재로 만든

파키스탄 유적입니다.

 

부처님께서 도리천에서 지상으로 내려올 때

범천왕과 제석천왕과 함께 보배로 장식된

세 개의 계단으로 내려왔기 때문에

삼도보계강하(三道寶階降下)’라고 합니다.

 

부처님을 상징하는 3그루의 보리수가 위에 있고,

부처님께서는 금으로 된 중앙 계단으로

(부처님의 발자국(족적)으로 부처님을 상징),

범천은 은으로 된 계단을 밟고 부처님을 오른쪽에서 모셨고,

제석천은 수정으로 된 계단을 밟으며 부처님을 왼쪽에서 모시면서

내려오는 장면입니다.

 

지상에 도착한 부처님께서는

중앙 계단의 맨 밑에 불족적(발자국)으로,

부처님을 맞이하는 연화색 비구니는

무릎을 땅에 대고 공손히 두 손을 내밀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10대 명호 중에

'천인사(天人師)',

즉, 인천(人天)의 스승이라는 명호가 있습니다.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것은

고통받는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함입니다.

 

그 중생에는 인간뿐 아니라 천상의 중생들도 해당된다는 것.

 

그 의미를 말해 주려는 것이 상카시아의 전설의 의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