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백유경

백유경(87) 불과 찬물을 함께 잃어버린 사람

by 아미타온 2025. 4. 9.

<백유경(87) 불과 찬물을 함께 잃어버린 사람>

 

<안동 봉정사>

 

옛날 어떤 사람이 뜨거운 불과 차가운 물을

동시에 얻고자 하였습니다.

 

그는 불을 얻어 세숫대야에 찬 물을 채워서

불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한참 뒤에 그는 불을 얻고자 했으나 불은 꺼져 버렸고

찬 물을 얻으려 했으나 세숫대야 속의 물은 뜨거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뜨거운 불과 차가운 물 두 가지를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

 

 

 

이 이야기는 무엇에 대한 비유일까요?

 

구할수 없는 두가지를 동시에 구하는

어리석음을 이야기합니다.

 

출가한 스님이 세속의 삶을 그리워하고,

재가 불자가 출가의 삶을 그리워한다고 합시다.

 

이루어질수 있을까요?

 

이루어질수 없습니다.

 

 

출가한 스님은 세속적 욕망을 끊고

오롯이 수행의 길에 정진하고자 머리 깎고 출가했습니다.

 

그런데, 출가했으면서도 세속적 욕망을 끊지 못해

세속의 삶을 그리워한다면 제대로 된 출가 생활이 안 될 것입니다.

 

반대로 재가자는 가정 생활을 하면서

일상의 세속적 관계맺음 속에서

 

바른 불자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재가의 삶을 싫어하고,

일상의 삶과 관계를 등한시한채

출가 스님과 같은 삶을 꿈꾼다면 될까요?

 

일상 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에 부딪힐 수 밖에 없습니다.

 

재가자답게 경제 생활을 하고

바른 가족, 직장 관계 속에서

재물을 보시하고, 재가자의 계율을 지키고,

세속적 삶에서 연꽃을 피우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뜨거운 불과 차가운 물을 동시에 구하려는 것은

욕심일 따름입니다.

 

뜨거운 불을 구하려면 뜨거운 불을 구하고,

차가운 물을 구하려면 차가운 물을 구해야 합니다.

 

하나에 집중할 때 제대로 된 하나를 구할수 있습니다.

 

출가 스님의 삶이든, 재가 불자의 삶이든,

자신의 하나의 길에 정성을 다하고 집중할 때

바른 결실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하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