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유경(88) 백리 길을 오십리 길로 바꿔 부른 사람들>

옛날에 왕성에서 백리 정도 떨어진 곳에
물 맛이 좋은 우물을 가진 마을이 있었습니다.
왕은 마을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날마다 맛 좋은 물을 왕성으로 가져오게 했습니다.
물을 나르느라 힘이 들었던 마을 사람들은
모두 먼 곳으로 떠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자 촌장이 마을 사람들에게 말했습니다.
“떠나지 마시오.
내가 왕에게 아뢰어 백리 길을 오십 리 길로 바꿔달라고 하겠소.”
촌장의 말을 들은 왕은 바로 그러라고 했고,
그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즐거워했습니다.

그 때 한사람이 말했습니다.
“말로만 가까워지면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우리가 가야할 길이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왕의 말이라고 하면서
더 이상 마을을 떠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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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욕락의 행복
불교에서 인간의 기본적인 5가지 욕망을
‘오욕락’이라고 합니다.
식욕, 성욕, 재물욕, 수면욕, 명예욕의
5가지 욕망의 즐거움입니다.
불교를 흔히 괴로움에서 벗어나 행복을 구하는
이고득락(離苦得樂)의 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불교에서 말하는 행복은
5욕락의 즐거움에 취해 사는 행복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을 보면 5욕락이 주는 행복인 쾌락을 위해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물론 인간의 생존을 위해 5욕락이 필요한 부분은 있지만,
5욕락의 충족에서 오는 행복이 불교인의 삶의 목적은 아닙니다.
불교의 이고득락은 5욕락의 충족이 아니라,
윤회의 괴로움에서 벗어난 해탈의 행복입니다.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바른 진리의 길을 따라 수행하여
갈애와 집착에서 벗어난 자유와 해방인 해탈의 행복을 추구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5욕락의 충족에서 오는 행복의 노선에서
부처님의 진리의 길인 해탈의 노선으로 빨리 이동해야 합니다.

2. 해탈의 행복
백리 길을 오십리 길이라고 바꿔 부른다고
실제로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그 어떤 5욕락이라 할지라도
5욕락이 주는 행복의 차선만 고집하는 한
우리는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부처님의 진리의 길을 공부하고 수행해서
갈애와 집착에서 벗어난 해탈의 행복을 구하는
차선으로 바꿔 타야 진정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야 맛 좋은 감로수를 마실 수 있습니다.
백리 길을 오십 리 길이라고 믿는 어리석음에서 깨어나
진정으로 바뀔 수 있는 바른 진리의 길을 가야 하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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