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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구경

법구경(146) 불평 많은 비구 이야기

by 아미타온 2025. 4. 17.

<법구경(146)  불평 많은 비구 이야기>

 

<고창 선운사 동백숲>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시던 어느 때,

비구 생활에 불평이 많던 한 젊은 비구와 관련하여

게송 186번과 187번을 설법하시었다.


어느 때 기원정사에 있는 젊은 비구를

그의 스승이 수행을 위해 다른 곳으로 보냈다.

 

그래서, 젊은 비구는 고향을 멀리 떠나게 되었는데,

그 사이에 비구의 아버지가 병이 들어 얼마간 고생하다가

아들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비구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나면서

출가한 비구 아들 몫으로 현금 일백 냥을 남겨

자기 동생이자 아들의 숙부에게 맡겨 놓았다.

 

젊은 비구가 다른 지방에서 얼마를 보낸 다음

다시 기원정사가 있는 사왓티로 돌아 왔을 때,

그의 숙부는 그에게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과

얼마간 돈을 남겨 주셨다는 것을 말해 주었다.

 

젊은 비구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에 큰 슬픔에 빠졌고,

숙부에게 자기는 출가한 사람이기 때문에 돈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얼마 후에 그는 숙부에게 그 돈을 받아

사회에 나가 생활하면 마음대로 무엇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그는 문득 비구 생활을 그만두고 싶어졌다.

 

그가 그런 고민에 빠지자

실제로도 비구 생활이 차츰 불만스러워지는 것이어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체중이 줄면서 몸이 약해져 갔다.

 

이에 다른 비구들은 이상하게 생각하여

그를 데리고 부처님을 찾아가게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젊은 비구에게

정말로 비구 생활에 싫증을 느끼고 있는지,

그리고, 만약 다시 사회에 나가면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 만큼의 경제력이 있는지를 물으셨다.

 

그러자 그는 자기가 비구 생활에 싫증을 느낀 것은 사실이며,

아버지께서 유산으로 일백 냥의 현금을 남겨 주셨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그 돈이면 사회에 나가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젊은이에게 다시 물으시기를,

사회에 나가면 집, 식량, 의복, 가구가 있어야 하고,

두 마리 정도의 소와, 농사지을 땅과 농기구가 있어야 하며,

또 결혼도 해야 할 터인데,

현금 일백 냥으로는 소 한 마리 값도 되지 않으니

어떻게 살아가겠느냐고 반문하셨다.

 

 

 

부처님께서는  그 비구에게  이렇게 충고하셨다.

 

"비구여!

인간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만족이란 없느니라.

비록 이 우주를 다스리는 천왕이 되어 말 한 마디에

황금이 산더미같이 쏟아진다 하더라도

만족을 모르고 또다시 무언가를 더 바라는 것이 중생의 욕망이니라."

 

이어서 부처님께서는 만다뚜 전륜성왕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다.

 

 

~~

 

만다뚜는 도리천 천상 세계에서

오랫동안 천왕으로서의 영광과 부귀를 누렸다.

 

그러나, 만다뚜는 천왕의 권력을

삭까 천왕과 공동으로 행사하는 것이 불만스러워서

삭까 천왕을 제거하고 그 권한을 자기 혼자서 다 차지하려고 탐심을 일으켰다.

 

그래서 순식간에 수명이 다하여 인간계로 떨어졌다.

 

그런 다음 얼마 지나지 않아 죽고 말아

모든 영광과 부귀를 잃어버리는 어리석은 자가 되었던 것이다.

 

~~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 두 편을 읊으셨다.


설사 황금이 소낙비처럼 쏟아진다고 해도
감각적 욕망을 다 만족시키지는 못한다.
그것은 다만 고통을 줄 뿐이라는 것을
지혜로운 사람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설사 천왕의 쾌락이라 할지라도
지혜로운 사람은 기뻐하지 않는다.
다만 감각적인 쾌락을 파괴했을 때
붓다의 제자들은 그것을 기뻐할 뿐.


부처님의 이 설법을 듣고 젊은 비구는 수다원 과를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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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악마의 대변자

 

예전에 인상 깊게 본 영화 중에

키아누 리브스와 알 파치노가 주연으로 나온

'데블스 에드버킷(Devil's advocate)'이란 영화가 있었습니다.

 

'데블스 에드버킷(Devil's advocate)'은

 '악마의 대변인(변호사)'이라는 뜻의 법정 영화인데,

꽤나 재미있었습니다. 

 

플로리다에 사는 키아누 리브스는

맡은 변론마다 승소를 거두는 64전 64승의 전도유망한 변호사입니다.

 

그는 어느날 자신의 고객이 강간범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연전 연승이라는 변호사로서의 명예를 지키고

승소했을 때의 막대한 수임료에 대한 돈의 욕망으로

그 범죄마저 무죄로 덮어 버리고 뛰어난 말재주로 승리를 거둡니다.

 

그리고, 대형 로펌 회장인 알 파치노의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아내와 함께 시골인 플로리다를 떠나 뉴욕으로 향합니다.

 

그는 뉴욕에서 점점 더 일에 빠져들지만,

그의 아내는 뉴욕에서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의 아내는 정신병에 걸리고 환각에 빠지고

심각한 정신병의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그러나, 뉴욕에서도 잘 나가던 그는 더욱 큰 사건을 맡게 되고

일에 대한 성공과 회장에 대한 두려움, 돈에 대한 욕망으로

정신병에 피폐해가는 아내를 무시한채 사건에만 더욱 매달리게 됩니다.

 

결국 아내는 결국 환각 상태에서 자살을 하게 되고

사건과 연루된 여러가지 불행이 자신에게 계속 닥치게 됩니다.

 

그는 이상함을 느껴 회장인 알 파치노를 찾아가는데,

놀랍게도 그 회장은 악마였습니다.

 

나중에 악마의 실체가 드러난 알 파치노가 이런 말을 합니다.

 

"허영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호품이다."  

 

 

2. 참다운 행복

 

모든 사람은 행복을 꿈꿉니다.

 

그리고,  행복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것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데블스 애드버킷>의 키아누 리브스처럼

자신이 원하는 돈과 변호사로서의 명예는 이루어졌지만,

욕망의 노예가 된채 끝없이 내달리게 되면서

여러 가지 불행과 고통이 자신에게  찾아오고

자신의 아내를 비롯한 변론의 피해자에게는 고통을 주는 악을 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황금을 갈구하던 마이더스의 왕이

만지는 것마다 황금으로 변하는 자신의 욕망은 이루어졌지만,

그의 먹을 것, 입을 것, 심지어 사랑하는 딸마저도 황금으로 변하게 되면서

더 이상 행복할수 없게 되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행복은 욕망을 채움에 의해 얻어지지 않습니다.

 

채우는 순간 기울어지고,

채우는 순간 마이더스의 손이 됩니다.

 

삶과 죽음이 동전의 양면인 것처럼

행복과 불행도 거울의 앞뒷면인 것입니다.

 

욕망을 채움으로서 행복해진다는 생각은

악마의 속삭임과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허영과 욕망은 악마가 제일 좋아하는 기호품'이라는 칼 파치노의 말처럼

허영과 욕망을 채우는 길로 빠져드는 순간

'데블스 에드버킷'이란 영화 제목처럼 '악마의 대변인'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아버지로부터 유산받은 돈으로 환속하여

세속으로 돌아가면 행복할 것이라는 꿈을 꾸는 비구가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천상 세계의 권력을

모두 독점하려했던 만다뚜 천왕의 불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 주셨습니다.

 

'마이더스의 손'이나 '데블스 애드버킷' 같은

욕망의 본질에 대한 통찰의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황금이 소낙비처럼 쏟아지고

자신의 감각적 욕망을 채우는 것으로 행복은 얻을 수 없습니다.

 

수행자는 이 진실을 알기 때문에

감각적 욕망을 채우는 길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중도의 가르침의 핵심의 한 축이

바로 이 감각적 욕망(쾌락)에서 벗어나라는 가르침입니다.

 

단순히 욕망이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욕망의 무상성과 공허함을 깨달아

참된 마음의 평화와 

깊이 있는 행복의 길을 발견하라는 것이 중도의 가르침의 본질입니다.